"不"의 두 판 사이의 차이

Chinese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새 문서: ==語源== 500픽셀|오른쪽 부(不)는 胚(아이 밸 배)의 본래 글자이다. 갑골문에서 위의 가로획은 지면을 뜻하고, 아래 수염...)
 
(文化)
4번째 줄: 4번째 줄:
  
 
==文化==
 
==文化==
不에 대한 설문해자의 해설은 오류이다. 설문해자는 소전체를 바탕으로 한자를 해설한 것으로, 종종 오류가 발견되는데, 이 글자에 대한 해석 역시 대표적 오류 중 하나이다. 설문에서는 “鳥飛上翔, 不下來也. 從一, 一猶天也. 象形(새가 날아서 위로 비상하고, 아래로 내려오지 않음이다. 一에 따른다. 一은 하늘과 같다. 상형이다.)”<ref> 아츠지테츠지 지음, 심경호 옮김, 《한자학, 설문해자의 세계》, 보고사, 2008, p.139</ref>라고 해석하여, ‘날아오지 못함(下不來)’에서 부정의 뜻이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갑골문이나 금문에서는 一이 없는 것도 있고, 새가 비상하는 모습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
不의 갑골문은 해석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부풀어오른 씨방을 형상화 했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렇게 판단한 근거에는 학자마다 차이가 있다. 왕닝 등은'잔 배(杯)'에서 근거를 찾는다.『시경(詩經)•소아(小雅)•당체(棠棣)』 “棠棣之花 鄂不韡韡.(당체의 꽃이여, 활짝 피어있는 꽃에 그 꽃받침마저 빛이 나는구나)”의 정전鄭箋에서 “꽃을 받치고 있는 것을 악鄂(è)이라고 한다. 不은 杯로 써야 한다. 杯는 꽃받침이다. …… 고음古音에서 不와 杯는 같은 음이다(承華者曰鄂. , 當作柎. 柎, 鄂足也. 古音不、不同.)”라고 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본래 '不'자 대신 꽃받침을 뜻하는 '杯'자가 들어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杯'자 대신 '不'자가 쓰일 수 있었던 것은 본래 '不'자가 꽃받침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인 것이다. 이 때 잔의 의미를 가진 杯가 꽃받침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고대에서 杯는 음료를 담는 그릇의 총칭이었으며, 그 형상이 위는 둥글고 아래는 뾰족한 원추형의 꽃받침과 같았기 때문이다.  <ref> 왕닝, 시에똥위엔, 리우팡 지음, 김은희 옮김, 《『설문해자』와 중국 고대 문화》, 학고방, 2010, p.273</ref>  반면 허진웅은 '클 비(丕)'에서 근거를 찾는다. 不자는 금문金文에서 丕자로 사용되었다. 한편 비丕는 '임신할 배(胚)'의 성부聲符부분이다. 胚가 '임신하다', '거대하다', '광대하다'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본래 丕가 부풀어오른 씨방의 모습의 뜻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통용되었던 不자는 씨방의 의미를 가진다. <ref> 許進雄 지음, 洪熹 옮김, 《중국고대사회》, 동문선, 1991, p.39</ref> 본래 둘 다 씨방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不과 丕자는, 각각 꽃이 사라져 떨어진 이후 씨방만 남은 모습을, 씨방 속에 자라는 씨앗을 표시하여 점점 커가는 모습을 가리키게 되면서, 의미의 분화가 이루어졌던 것이다.<ref> 김성재, 《갑골에 새겨진 신화와 역사》, 동녘, 2000, p.195 참조</ref> </br>
 +
다른 하나는 ‘새가 빙빙 돌며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모양’을 상형화 했다는 시각이다. 갑골문의 가로획은 하늘을 뜻하며, 그 아래의 모양은 새가 날아가서 날개와 꼬리만 보이는 모습을 상형한 것이라고 본다. 설문에서는 “鳥飛上翔, 不下來也. 從一, 一猶天也. 象形(새가 날아서 위로 비상하고, 아래로 내려오지 않음이다. 一에 따른다. 一은 하늘과 같다. 상형이다.)”<ref> 아츠지테츠지 지음, 심경호 옮김, 《한자학, 설문해자의 세계》, 보고사, 2008, p.139</ref>라고 해석하여, ‘날아오지 못함(下不來)’에서 부정의 뜻이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갑골문이나 금문에서는 一이 없는 것도 있고, 설문해자는 소전체를 근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보기도 한다.
 +
 
  
왕국유王國維는 갑골문 不(bù)자가 ‘꽃받침’을 뜻하는 柎(fū)의 상형자라고 하였으며, 帝(dì)자의 갑골문 역시 꽃받침을 뜻하는 蒂의 상형자라고 하였다. 『시경(詩經)•소아(小雅)•당체(棠棣)』 “棠棣之花 鄂不韡韡.(당체의 꽃이여, 활짝 피어있는 꽃에 그 꽃받침마저 빛이 나는구나)”의 정전鄭箋에서 “꽃을 받치고 있는 것을 악鄂(è)이라고 한다. 不은 柎로 써야 한다. 柎는 꽃받침이다. …… 고음古音에서 不와 柎는 같은 음이다(承華者曰鄂. 不, 當作柎. 柎, 鄂足也. 古音不、不同.)”라고 하였다. 이 기록에 의하면 ‘不’자는 꽃받침을 뜻하며, 후에 柎로 썼다. 고대에 杯는 그 형상이 위는 둥글고 아래는 뾰족한 원추형의 꽃받침과 같아 이 잔을 不을 구성요소로 한 杯로 쓴 것이다.<ref> 왕닝, 시에똥위엔, 리우팡 지음, 김은희 옮김, 《『설문해자』와 중국 고대 문화》, 학고방, 2010, p.273</ref> 不자는 금문金文에서 丕자로 사용되었다. 비丕는 비胚의 성부聲符부분이다. 不자는 팽배해진 꽃의 씨방부분의 상형일 수 있으므로 인신되어 크다는 유형의 뜻이 되었다.<ref> 許進雄 지음, 洪熹 옮김, 《중국고대사회》, 동문선, 1991, p.39</ref> 본래 둘 다 씨방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不과 丕자는, 각각 꽃이 사라져 떨어진 이후 씨방만 남은 모습을, 씨방 속에 자라는 씨앗을 표시하여 점점 커가는 모습을 가리키게 되면서, 의미의 분화가 이루어졌던 것이다.<ref> 김성재, 《갑골에 새겨진 신화와 역사》, 동녘, 2000, p.195 참조</ref>
 
  
 
[[분류:한자어원문화사전]]
 
[[분류:한자어원문화사전]]

2020년 12월 18일 (금) 14:53 판

語源

아닐 불.png

부(不)는 胚(아이 밸 배)의 본래 글자이다. 갑골문에서 위의 가로획은 지면을 뜻하고, 아래 수염모양의 곡선은 씨앗에 싹이 움틀 때 땅 아래로 생장하는 어린뿌리를 표시한다. 그래서 부(不)의 본래의미는 여전히 식물의 씨앗이었다. 훗날 부정어로 차용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그 본래의미는 점차 소실되었다.

文化

不의 갑골문은 해석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부풀어오른 씨방을 형상화 했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렇게 판단한 근거에는 학자마다 차이가 있다. 왕닝 등은'잔 배(杯)'에서 근거를 찾는다.『시경(詩經)•소아(小雅)•당체(棠棣)』 “棠棣之花 鄂不韡韡.(당체의 꽃이여, 활짝 피어있는 꽃에 그 꽃받침마저 빛이 나는구나)”의 정전鄭箋에서 “꽃을 받치고 있는 것을 악鄂(è)이라고 한다. 不은 杯로 써야 한다. 杯는 꽃받침이다. …… 고음古音에서 不와 杯는 같은 음이다(承華者曰鄂. 不, 當作柎. 柎, 鄂足也. 古音不、不同.)”라고 하였다. 이 기록에 의하면 본래 '不'자 대신 꽃받침을 뜻하는 '杯'자가 들어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杯'자 대신 '不'자가 쓰일 수 있었던 것은 본래 '不'자가 꽃받침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인 것이다. 이 때 잔의 의미를 가진 杯가 꽃받침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고대에서 杯는 음료를 담는 그릇의 총칭이었으며, 그 형상이 위는 둥글고 아래는 뾰족한 원추형의 꽃받침과 같았기 때문이다. [1] 반면 허진웅은 '클 비(丕)'에서 근거를 찾는다. 不자는 금문金文에서 丕자로 사용되었다. 한편 비丕는 '임신할 배(胚)'의 성부聲符부분이다. 胚가 '임신하다', '거대하다', '광대하다'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본래 丕가 부풀어오른 씨방의 모습의 뜻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통용되었던 不자는 씨방의 의미를 가진다. [2] 본래 둘 다 씨방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不과 丕자는, 각각 꽃이 사라져 떨어진 이후 씨방만 남은 모습을, 씨방 속에 자라는 씨앗을 표시하여 점점 커가는 모습을 가리키게 되면서, 의미의 분화가 이루어졌던 것이다.[3]

다른 하나는 ‘새가 빙빙 돌며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모양’을 상형화 했다는 시각이다. 갑골문의 가로획은 하늘을 뜻하며, 그 아래의 모양은 새가 날아가서 날개와 꼬리만 보이는 모습을 상형한 것이라고 본다. 설문에서는 “鳥飛上翔, 不下來也. 從一, 一猶天也. 象形(새가 날아서 위로 비상하고, 아래로 내려오지 않음이다. 一에 따른다. 一은 하늘과 같다. 상형이다.)”[4]라고 해석하여, ‘날아오지 못함(下不來)’에서 부정의 뜻이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갑골문이나 금문에서는 一이 없는 것도 있고, 설문해자는 소전체를 근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보기도 한다.

  1. 왕닝, 시에똥위엔, 리우팡 지음, 김은희 옮김, 《『설문해자』와 중국 고대 문화》, 학고방, 2010, p.273
  2. 許進雄 지음, 洪熹 옮김, 《중국고대사회》, 동문선, 1991, p.39
  3. 김성재, 《갑골에 새겨진 신화와 역사》, 동녘, 2000, p.195 참조
  4. 아츠지테츠지 지음, 심경호 옮김, 《한자학, 설문해자의 세계》, 보고사, 2008,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