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子由澠池懷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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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euretoile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1월 29일 (일) 23:1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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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到處知何似,應似飛鴻踏雪泥。(인생도처지하사, 응사비홍답설니)

泥上偶然留指爪,鴻飛那復計東西。(이상우연류지조, 홍비나부계동서)

老僧已死成新塔,壞壁無由見舊題。(노승이사성신탑, 양벽무유견구제)

往日崎嶇還記否,路長人困蹇驢嘶。(왕일기구환기부, 노장인곤건려시)


해석

정처 없는 우리 인생 무엇 같을까?

기러기가 눈밭 위를 배회하는 것 같으리.

진흙 위에 어쩌다가 발자국을 남기지만

기러기가 날아간 뒤엔 행방을 어찌 알리?

늙은 중은 이미 죽어 사리탑 새로 서고

낡은 벽은 허물어져 글씨가 간데없네.

힘들었던 지난날을 아직 기억하는지?

길이 멀어 사람은 지칠 대로 지치고 나귀는 절뚝대며 울어댔었지.

  • 출처 : <<소동파 시선>>, 2008, 지만지, 류종목


작품배경

이 시는 소철이 보내온 “면지의 일을 회상하며 자첨 형에게 보낸다.”(懷澠池寄子瞻兄)이라는 시에 소식이 화답을 한 것이다.

시를 쓰기 5년 전 21살인 소식은 과거를 보기위해 아우 소철과 함께 부친을 따라 상경한다. 그러던 도중 바로 이 면지(澠池)라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도중에 말이 죽어 나귀를 타고 고생하여 겨우 오른 절에서 하루 밤을 묵게 되었고, 이 때 그들은 시를 지어 사찰의 벽에 적어둔다. 그리고 소식과 소철은 나란히 과거에 합격하게 되지만, 이러한 기쁜 소식을 전할 틈도 없이 모친이 돌아가셨고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가 3년 상을 치렀다.

그로부터 5년 뒤 소식은 다시 제과에 급제하여 “봉상부첨판”이라는 관직에 올랐고 봉상을 가는 길에 다시 면지에 들르게 되었다. 이제 막 관직에 본격적으로 올라 정계에 첫 발을 내딛었던 소식은 아마 당시 고생했던 추억도 떠올라 내심 이 곳이 반가웠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나 변해있었다. 5년 전 소씨 삼부자를 대접해주었던 노승도 이미 돌아가셔 사리탑이 새로 지어진 뒤였고, 벽들도 허물어져 있어서 자신들이 남긴 시도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없어져 버린 광경을 목도했을 때 분명 소식은 매우 허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인생은 원래 그러한 것이라고 소식은 이 시를 통해 말하고 있다.

"눈 위의 기러기 발자국"처럼 인생의 자취도 흔적이 없는 것임을 뜻하는 雪泥鴻爪(설니홍조)가 바로 이 시에서 유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