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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같을 약.png

갑골문의 若은 사람이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빗질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머리를 빗어서 매끄럽게 만들 수 있게 되는데, 이에 따라 若는 ‘순조롭다’는 의미를 가진다. ‘순종하다(순종적이다)’, ‘순응하다’의 의미가 파생되었다. 갑골문에서는 오히려 ‘순조롭다’, ‘길하다’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글자는 후에 ‘예를 들어’, ‘~와 같이’, ‘같다’의 의미로 차용되었고, 그 본래의 의미는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若即若离]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사람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태도가 뚜렷하지 않다.

[若无其事] 저번과 같은 일이 없는 것 같다. 일이 생겨도 태연하거나 일을 마음에 두지 않는 모습을 말한다.[1]

文化

若의 초기 형태는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머리 모양을 정리하는 모습이다. 금문에서 아래쪽에 口가 추가되어 입으로써 대답, 동의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현대에 “好, 好.”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소전에는 머리카락과 양손이 草와 又(고대의 又는 하나의 오른손을 형상화한 것이었다.)으로 바뀌었다. 아래의 口는 계속해서 순종적으로 동의하는 것을 나타냈지만 모양이 바뀌었다. 예서에서 둥근 필체를 평형하게 만드는 간소화를 거치면서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若은 ‘순조롭다’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따르다’의 의미가 파생되었고, 가차되면서 ‘만약’, ‘~와 같다’의 의미로도 쓰이게 되었다.[2]

若을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정리하는 여자의 모습으로 보기도 하고, 머리를 풀고 두 손을 위로 들고 있는 모습으로 보기도 한다. 후자의 관점으로 보는 사람 중에, 若을 산발한 머리 위로 두 손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으로 보고, 본뜻과 기쁨과의 연관성을 추측하는 관점이 있다.[3] 이와 비슷한 선상에 있는 것 중 하나가 신령의 빙의를 받은 무녀의 모습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머리를 풀어헤친 채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신에게 기도하면서 춤추는 광란의 무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여기에서 口는 신의 말씀을 받는 축문 그릇으로 해석된다.[4] 갑골 복사에 이러한 것이 있다.

묻는다. 왕은 읍을 만들 때, 제(帝)는 좋다[若=諾]고 하는가. 왕이 점을 쳐서 말하길, 길하다. 제(帝)는 좋다[若]고 한다.

여기에서 若은 신이 승낙의 뜻을 표시하는 것을 말하고, 이로부터 파생된 것이 대답할 낙(諾)이다. (혹자는 ‘말을 두려워한다’는 의미에서 言을 차후에 추가하면서 諾이 만들어졌다고 하기도 한다.[5]) 신탁을 받는 무녀의 모습을 그린 글자가 그대로 신탁 결과까지 가리키는 글자로 간주된 것이다. 若은 또한 ‘따르다’, ‘미치다’, ‘같다’, ‘만일’, ‘어찌하랴’ 등의 뜻뿐만 아니라 ‘젊다’, ‘약하다’의 뜻도 가지고 있다. 이는 글자의 본래 뜻인 신탁의 의미에서 연역된 것 일수도 있고, 혹은 신탁을 받는 무녀의 상태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숨을 닉(匿)에도 若이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에도 신령의 빙의를 받은 무녀의 모습을 적용해볼 수 있다. 匿은 가로막힌 곳에서 若을 행하는 것으로, 동굴 같은 곳에서 몰래 행하는 주술 의례를 의미하였을 수도 있다.[6]

  1. 谢光辉, 『常用汉字图解』, 北京大学出版社, 1999, p.131
  2. 熊国英, 『图释古汉字』, 齐鲁书社, 2006, p.181
  3. 김언종, 『한자의 뿌리2』, 문학동네, 2001. p.659
  4. 시라카와 시즈카, 심경호 역, 『한자, 백 가지 이야기』, 황소자리, 2005, p.130
  5. 김성재, 『갑골에 새겨진 신화와 역사』, 동녘, 2000, pp.128-381
  6. 시라카와 시즈카, 심경호 역, 『한자, 백 가지 이야기』, 황소자리, 2005, pp.13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