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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피 혈.png

갑골문의 血자는 핏방울이 그릇 안에 떨어지는 형상을 하고 있다. 본래 의미는 '사람 혹은 동물의 피[血]'다.

文化

피 혈(血)은 그릇 속에 작은 원이 그려져 있는 모습인데, 작은 원은 피를 형상화했다. 그릇 속에 담긴 피는 회맹(會盟) 때 맹서하며 마시기 위한 것이다.『주례(周禮)』에 의하면 나라 간에 불협화음이 생기면 각 제후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맹약을 했다고 한다. 먼저 제후들이 모여서 합의를 도출한 다음 그것을 천지신명 앞에 서약하고, 이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동물의 피를 서로 나누어 마시며 남은 피로 그 내용을 옥에 기록하여 땅에 묻었다. 맹약을 위배하는 자는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여 처벌할 것을 천명하고 합의된 내용을 부본(副本)으로 남겨 두었다.

 약속 이행을 위한 맹세 행위를 맹서(盟誓)라고 하지만, 맹(盟)과 서(誓)는 원래 다른 개념이었다. 즉 서(誓)가 서약을 의미하는 반면 맹(盟)은 동물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실 맹(盟)의 경우 지금은 그릇 명(皿)이 의미부이고 밝을 명(明)이 소리부인 형성(形聲) 구조이지만, 원래는 갑골문이나 금문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그릇 가득 피가 담긴 모습을 그린 회의(會意) 구조였다. 즉 이는 변함없는 약속의 이행을 위해 준비한 맹서에 쓰일 동물의 피를 뜻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로 소나 말이 희생(犧牲)으로 사용되었다.[1]  
 

시라카와 시즈카는 맹(盟)을 조금 다르게 풀이한다. 盟은 곧 자기 맹세를 의미하며, 자기 맹세는 신에 대한 행위로서 신령 앞에서 행하였다. 盟(맹세할 맹)은 明(밝을 명)과 血(피 혈)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서 明은 달빛이 스며드는 창문을 나타낸 것이다. 옛날 반혈(半穴) 형식의 집에 살던 시대에는 달빛을 받는 일이 곧 신명의 강림을 의미하였다. 따라서 盟이란 신명이 있는 곳에 그릇[盤]을 갖추고 자기 맹세를 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2]

한편 발음과 관련하여 血과 盟을 풀이하는 설도 있다. 그릇 안에 둥근 점이 들어 있었다는 血의 고문자 형태는 盟(맹)의 옛 글자꼴 가운데도 나타난다. 囧(경)이라는 글자로 볼 수 있는 모습도 있다. 물론 皿 위에 明(명)자가 얹힌 글자꼴도 있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글자꼴로 나타난다는 것은 그 부분이 발음기호고, 그 여러 모습은 같은 발음을 표시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囧은 발음일 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가 회맹과 관련된 글자여서 의미와도 직결된다. 결국 血과 盟은 같은 발음이었을 囧을 발음기호로 한 같은 내용의 형성자였던 셈이다. 囧을 발음기호로 한 글자꼴이 血, 明을 발음기호로 한 글자꼴이 盟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明의 왼쪽 日도 ‘해’를 나타낸 글자가 아니라 발음기호 囧의 변형이니 두 글자의 발음을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 盟과 血의 발음 차이는 초성 ㅁ→ㅎ, 받침 ㅇ→ㄴ→ㄹ의 변화를 거친 결과다. 의미상으로도 피는 회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바로 연결된다.[3]

  1. 하영삼, 『문화로 읽는 한자』, 동방미디어, 1998, pp.114-115
  2. 시라카와 시즈카, 『漢子 백가지 이야기』, 황소자리, 2005, pp.63-64
  3. 이재황, 『한자의 재발견』, NEWRUN, 2008, pp.146-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