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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t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4월 1일 (목) 16:28 판 (文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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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용 룡.png

龍은 중국 고대 전설 속에 나오는 동물 '용'을 의미한다. 용은 변신에 능하고 구름과 비를 만들어내는 신비한 동물로써, 인충(鱗蟲)이 커서 된 것이다. 갑골문이나 금문의 龍은 거대한 입, 긴 몸에 뿔이 달린 모습인데, 이는 사람들의 상상 속 신비한 동물의 이미지를 종합한 것이다. 한편, 《漢字樹 4》에 따르면, 갑골문에서 용을 나타내는 글자는 모두 뱀을 나타내는 글자(也)와 辛을 공통 요소로 가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용은 뱀에서 발전한 글자라고 볼 수 있으며, 다른 구성요소인 辛에 대해서는 ①용의 뿔 ②용의 모자라는 해석이 있다.[1]고대에 龍은 황제나 황가(皇家)를 상징하는 글자로 쓰였다. 또한 신비하고 예사롭지 않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지칭할 때 쓰기도 한다.

文化

용은 실존하는 동물이 아님에도 우리의 관념과 일상 속에 깊게 들어와 있다. 용은 11개의 실존 동물들과 12간지(干支)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볼펜을 분해하면 바로 나오는 용수철(龍鬚鐵)의 ‘용수’는 용의 탄력 있는 수염을 가리키는 말이다. 흔히들 두 강자가 막상막하로 싸우는 모습을 가리켜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론 누구도 용과 호랑이가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어째서 존재하지도 않는 용의 관념이 생겨나고 그것을 가리키는 글자가 났을까?

고대인들의 삶은 자연현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특히 ‘강우(降雨)’는 농경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는데, 전설속의 ‘용’은 구름을 만들어 내어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졌다. 虹(무지개 홍)이라는 한자는 지금 자형으로는 그 모습을 유추하기 힘들지만 용 두 마리가 양쪽에서 물을 내뿜고 있는 그림에서 비롯되었다.[2] 고대인들은 자연현상도 실체가 있는 생명과 연관시켜 받아들였고, 그 자연을 지키는 정령으로써의 동물을 관념적으로 필요로 했던 것이다.[3]

고대 중국에서 농사에 필수 요소인 강우를 다스리는 용은 그 절대성을 부여받았고 이어 황권(皇權)을 상징하게 되었다. 용안(龍顔), 용상(龍床), 용포(龍袍) 등은 모두 황제와 관련된 말들이다. 역린(逆鱗)은 ‘임금의 노여움’을 의미하는 어휘로, 용의 몸에서 거꾸로(逆) 난 비늘(鱗)을 건드리면 용이 성을 낸다는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용에 대한 이러한 상징은 현대의 중국에도 그대로 남아서, 재주를 가진 사람을 가리켜 ‘용의 아들(龍子)’라 하고,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에 龍을 넣어 재능과 건강을 기원한다.[4]

고대인들은 용을 일종의 신으로 간주하고 바다의 신은 바로 동해 용왕이라고 믿었으며, 동해 밑바닥에는 용궁(수정궁)이 있다고 상상하였다. 그래서 신성길상(神聖吉祥)의 상징으로 여겼을 뿐 아니라, 용을 조선(祖先)의 화신이라고까지 받아들였다. 그 결과 지금도 한족들은 자기들이 용의 자손이라고 자처하기도 한다. 용은 또한 제왕의 상징이었다.그래서 고대 제왕들은 스스로를 진룡천자(眞龍天子)라고 칭하였다. 즉, 용의 화신이라는 뜻에서이다. 용안(龍顏), 용체(龍體), 용상(龍床), 용필(龍筆), 용비(龍飛)와 같은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용은 제왕의 통치권력의 상징이었던 것이다.[5]

용을 중화민족의 상징으로 만든 것은 1940년대 문일다(聞一多)의 <인수사신상(人首蛇身像)을 통해 본 용과 토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항일전쟁 시기 외세에 맞선 민족의 단결을 강조해야하는 시대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1978년 미국과 대만이 국교를 단절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를 참지 못한 대만의 허우더젠(候德建)이 <용의 후손 龍的傳人>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당시 대만은 물론 중국 대륙에까지 유행하면서 명실공히 국민가요로 정착되고, 이로인해 용은 중화민족의 별칭이 되었다고 한다. [6]

  1. 廖文豪, 《漢字樹 4》, 甘肅人民美術出版社, 2015, pp.15
  2. 하영삼, 『문화로 읽는 한자』, 동방미디어, 1997, p.277
  3. 시라카와 시즈카, 『漢子, 백 가지 이야기』,황소자리, 2005, pp.87-89
  4. 세실리아 링크비스트, 『한자왕국』, 청년사, 2002, pp.115-117
  5. 이돈주, 『한자 한어의 창으로 보는 중국 고대문화』, 태학사, 2006, pp.374
  6. 용의 후예설, 중국 인문학 고질병…‘용의 신화’는 독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