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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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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                                                          人生無根蔕 飄如陌上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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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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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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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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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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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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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어, 길 위에서 먼지처럼 날아 다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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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바람따라 굴러 다니니, 이것은 이미 무상한 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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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이니,  어찌 반드시 골육만을 따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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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일이 생기면 마땅히 즐겨야 하는 것, 한 말의 술이라도 받아놓고 이웃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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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있기는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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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놓치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만 하는 것이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잡시(雜時) 中, [[도연명]](陶淵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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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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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도연명<br> (번체: 陶淵明, 간체: 陶渊明, 병음: Táo Yuānmí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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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도연명.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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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과 사망 = 약 365-42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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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 = 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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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시(漢詩)를 새로이 개척한 시인, 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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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은 중국의 문인 중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여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작품이 남긴 예술성도 뛰어나지만 그가 살아온 삶과 이상이 고상했고, 그가 추구했던 이상이 공자와 장자에 버금가는 인생의 진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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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은 한시의 분야 중에서 전원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돌아가자.(歸去來兮) 전원이 장차 거칠어져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田園將蕪胡不歸)”라는 문구의 「귀거래사」 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남겼다. 전원시에 깊게 내재되어 있는 사상적 깊이는 오랜 시간을 거쳐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현대인들에게 거대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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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가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벼슬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간 후에는 장자의 도가 성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도를 추구하는 삶이 전원시에 묻어나면서 도연명의 사상이 문학으로 승화된 것이다. 때문에 도연명의 작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고 은은한 향을 내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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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지러웠던 혼란의 시대, 그 중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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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은 진나라와 송나라의 왕조 교체기를 보낸 인물이다. 당시는 후한 말 이래 위·촉·오의 전쟁과 위나라의 정권 쟁탈전, 정치적 혼란과 이민족의 침공, 농민들의 봉기 그리고 자연재해까지 너무나 많은 사건 · 사고들로 인해 너무도 어지러운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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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오의 전쟁에서 조조가 위나라로 통일을 하였지만 정통성과 지배력이 약해 명문사족인 사마의에게 의지를 하였다. 이로 인해 사마의 가문은 권력을 얻게 되고 점점 위나라의 권력을 장악하여 조조 가문을 몰아내고 위나라의 왕조를 무너뜨리며 진나라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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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마씨 가문이 민생과 정치를 외면하고 주색에 빠져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자 중원이 흉노족에게 점령당하면서 국가가 몰락했다. 이에 다시 국가를 세운 것이 동진이었다. 그러나 동진의 시기에도 반란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농민 봉기가 계속되었다. 반란을 진압한 유유의 세력이 새롭게 집권하여 세운 나라가 바로 송나라이다. 도연명은 동진에서 송나라로 넘어가는 이러한 혼란의 시대를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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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고 국가는 정치적 혼란을 거듭하였으며 빈번한 전쟁과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민생은 극도로 피폐해졌다. 특히 덕을 갖춘 황제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백성들에 대한 박해와 수탈이 심각했고 민중들은 봉기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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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은 능력보다는 문벌을 중시하는 당시 사회를 보고 몇 차례 벼슬길에 오르긴 했지만 ‘곧은 성격 때문에 혼탁한 세상과 뒤섞일 수 없다’며 전원으로 물러나 글을 남기게 된 것이다. 글에 담긴 도연명의 고뇌는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던 지식인들에게는 지혜의 지침이 되었고, 상처받은 민중들의 마음에는 단비 같은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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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연명의 문학에 담긴 고상한 품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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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로서의 유가가 무너지고 도가가 유행하면서 당시의 지식인들이 의지할 이념적 가치는 소실된 상태였다. 사회와 명분을 중시하는 유가사상에 대한 회의감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무위자연과 물아일체를 추구하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급속도로 퍼졌고, 사마씨 세력의 혹독한 통치를 날카롭게 비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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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도연명은 시대 풍조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는 했으나 당시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추구했던 신선의 존재를 믿지는 않았다. 노동을 중요시했고 근면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엄격히 통제함으로써 방탕함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인간성을 잃어가는 시대에서도 자신의 도리를 지키며 수양된 인격과 합리적 사고를 지켜냈고, 현실과 자신의 조화를 이루며 당시의 혼란을 극복한 성인(聖人)의 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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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도연명에게 길을 묻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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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이 추구한 이상향은 그의 산문인 『[[도화원기]]』를 통해 신비하게 그려졌다. 도화원기의 내용은 이러하다. 한 어부가 길을 읽고 복숭아나무 숲에 들어섰는데 그 끝을 가보니 아름다운 자연, 비옥한 땅, 가지런한 논밭이 펼쳐져 있었고 사람들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어부를 융숭히 대접했고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어부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다시 그 마을을 찾았지만 끝내 길을 찾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마을을 찾으려는 선비 하나가 있었지만 그 또한 길을 찾지 못했고 오래지 않아 병으로 죽으면서 아무도 길을 묻는 이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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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서양의 유토피아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유토피아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 반면, 도화원기의 이상향은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작은 마을 같은 곳으로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실제 중국에는 ‘무릉’과 ‘도원’이라는 실제 지명이 붙게 되었고,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 속에는 이상향이 그리 멀지 않고 실존하는 어느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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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메시지는 급격한 발전으로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는 전 세계의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준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과연 실존하는 곳인가? 화려하고 거창하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소박한 곳이 우리가 찾던 이상향은 아닐까? 실존 가능하다면 이상향을 찾는 것보다 이상향을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는 행동이진 않을까?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는 작품을 통해 듣게 된 도연명의 질문에 곰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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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연명 : 참된 삶의 가치를 추구한 예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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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은 100여 편의 시와 10여 편의 산문 정도만을 남겨놓았지만, 중국 문학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원시라는 분야를 개척한 것도 대한단 의미를 가지지만, 소박함 속의 강한 생명력을,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정신력을 문학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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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품처럼 실제로 고결하고 청렴한 삶을 살았던 위인으로서, 도연명은 자신의 작품과 삶을 통해 후세에게 참된 삶의 이치를 가르쳐주고 있다. 그의 지조를 본받은 문인들의 작품이 이어지고, 한국과 일본을 넘어 서양에 이르기까지 세속적이지 않은 도연명의 청렴함은 역사에 남아 후세에게 길이길이 보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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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연명 작품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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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歸去來辭 귀거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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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문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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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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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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奚而獨悲          해추창이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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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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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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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迷塗其未遠    실미도기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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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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舟遙遙以輕        주요요이경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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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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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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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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乃瞻衡宇          내첨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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載欣載奔          재흔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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僕歡迎            동복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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稚子候門          치자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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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徑就荒          삼경취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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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菊猶存          송국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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携幼入室          휴유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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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酒盈樽          유주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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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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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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倚南窓以寄傲  의남창이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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審容膝之易安  심용슬지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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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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門雖設而常關  문수설이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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策扶老以流憩  책부노이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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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矯首而遐觀  시교수이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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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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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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影以將入        영예예이장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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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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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去來兮            귀거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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請息交以絶遊      청식교이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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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與我而相違      세여아이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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復駕言兮焉求      복가언혜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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悅親戚之情話      열친척지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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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琴書以消憂      낙금서이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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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人告余以春及  농인고여이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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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有事於西疇    장유사어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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或命巾車            혹명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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或棹孤舟            혹도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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旣窈窕以尋壑      기요조이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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亦崎嶇而經丘      역기구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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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欣欣以向榮      목흔흔이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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泉涓涓而始流      천연연이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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善萬物之得時      선만물지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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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吾生之行休      감오생지행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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已矣乎                이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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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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曷不委心任去留  갈불위심임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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胡爲乎遑遑欲何之  호위호황황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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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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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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懷良辰以孤往      회양진이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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或植杖而耘        혹식장이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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登東皐以舒嘯      등동고이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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臨淸流而賦詩      임청류이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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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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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복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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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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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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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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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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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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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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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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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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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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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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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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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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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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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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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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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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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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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것들이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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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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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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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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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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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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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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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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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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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동산을 거닐며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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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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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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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머리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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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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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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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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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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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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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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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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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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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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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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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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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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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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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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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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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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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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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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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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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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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인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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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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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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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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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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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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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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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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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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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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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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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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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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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도연명의 사상과 문학』, 김창환, 을유문화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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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도서, 『도연명 전집』, 도연명, 문학과지성사, 2005

2019년 6월 27일 (목) 22:27 기준 최신판

人生無根蔕 飄如陌上塵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鄰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어, 길 위에서 먼지처럼 날아 다니는 것.

흩어져 바람따라 굴러 다니니, 이것은 이미 무상한 몸이라.

땅 위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이니, 어찌 반드시 골육만을 따지랴?

기쁜 일이 생기면 마땅히 즐겨야 하는 것, 한 말의 술이라도 받아놓고 이웃을 모은다.

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있기는 어려운 것.

때를 놓치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만 하는 것이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잡시(雜時) 中, 도연명(陶淵明)
도연명
(번체: 陶淵明, 간체: 陶渊明, 병음: Táo Yuānmíng)

출생 심양

한시(漢詩)를 새로이 개척한 시인, 도연명

도연명은 중국의 문인 중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여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작품이 남긴 예술성도 뛰어나지만 그가 살아온 삶과 이상이 고상했고, 그가 추구했던 이상이 공자와 장자에 버금가는 인생의 진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연명은 한시의 분야 중에서 전원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돌아가자.(歸去來兮) 전원이 장차 거칠어져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田園將蕪胡不歸)”라는 문구의 「귀거래사」 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남겼다. 전원시에 깊게 내재되어 있는 사상적 깊이는 오랜 시간을 거쳐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현대인들에게 거대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유가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벼슬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간 후에는 장자의 도가 성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도를 추구하는 삶이 전원시에 묻어나면서 도연명의 사상이 문학으로 승화된 것이다. 때문에 도연명의 작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고 은은한 향을 내뿜는 것이다.

어지러웠던 혼란의 시대, 그 중심에서-

도연명은 진나라와 송나라의 왕조 교체기를 보낸 인물이다. 당시는 후한 말 이래 위·촉·오의 전쟁과 위나라의 정권 쟁탈전, 정치적 혼란과 이민족의 침공, 농민들의 봉기 그리고 자연재해까지 너무나 많은 사건 · 사고들로 인해 너무도 어지러운 시대였다.

위·촉·오의 전쟁에서 조조가 위나라로 통일을 하였지만 정통성과 지배력이 약해 명문사족인 사마의에게 의지를 하였다. 이로 인해 사마의 가문은 권력을 얻게 되고 점점 위나라의 권력을 장악하여 조조 가문을 몰아내고 위나라의 왕조를 무너뜨리며 진나라를 세웠다.

그러나 사마씨 가문이 민생과 정치를 외면하고 주색에 빠져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자 중원이 흉노족에게 점령당하면서 국가가 몰락했다. 이에 다시 국가를 세운 것이 동진이었다. 그러나 동진의 시기에도 반란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농민 봉기가 계속되었다. 반란을 진압한 유유의 세력이 새롭게 집권하여 세운 나라가 바로 송나라이다. 도연명은 동진에서 송나라로 넘어가는 이러한 혼란의 시대를 보낸 것이다.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고 국가는 정치적 혼란을 거듭하였으며 빈번한 전쟁과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민생은 극도로 피폐해졌다. 특히 덕을 갖춘 황제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백성들에 대한 박해와 수탈이 심각했고 민중들은 봉기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도연명은 능력보다는 문벌을 중시하는 당시 사회를 보고 몇 차례 벼슬길에 오르긴 했지만 ‘곧은 성격 때문에 혼탁한 세상과 뒤섞일 수 없다’며 전원으로 물러나 글을 남기게 된 것이다. 글에 담긴 도연명의 고뇌는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던 지식인들에게는 지혜의 지침이 되었고, 상처받은 민중들의 마음에는 단비 같은 위로가 되었다.

도연명의 문학에 담긴 고상한 품격

국교로서의 유가가 무너지고 도가가 유행하면서 당시의 지식인들이 의지할 이념적 가치는 소실된 상태였다. 사회와 명분을 중시하는 유가사상에 대한 회의감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무위자연과 물아일체를 추구하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급속도로 퍼졌고, 사마씨 세력의 혹독한 통치를 날카롭게 비판하게 되었다.

그러나 도연명은 시대 풍조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는 했으나 당시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추구했던 신선의 존재를 믿지는 않았다. 노동을 중요시했고 근면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엄격히 통제함으로써 방탕함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인간성을 잃어가는 시대에서도 자신의 도리를 지키며 수양된 인격과 합리적 사고를 지켜냈고, 현실과 자신의 조화를 이루며 당시의 혼란을 극복한 성인(聖人)의 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오늘날, 도연명에게 길을 묻다

도연명이 추구한 이상향은 그의 산문인 『도화원기』를 통해 신비하게 그려졌다. 도화원기의 내용은 이러하다. 한 어부가 길을 읽고 복숭아나무 숲에 들어섰는데 그 끝을 가보니 아름다운 자연, 비옥한 땅, 가지런한 논밭이 펼쳐져 있었고 사람들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어부를 융숭히 대접했고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어부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다시 그 마을을 찾았지만 끝내 길을 찾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마을을 찾으려는 선비 하나가 있었지만 그 또한 길을 찾지 못했고 오래지 않아 병으로 죽으면서 아무도 길을 묻는 이가 없게 되었다.

이 작품은 서양의 유토피아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유토피아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 반면, 도화원기의 이상향은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작은 마을 같은 곳으로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실제 중국에는 ‘무릉’과 ‘도원’이라는 실제 지명이 붙게 되었고,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 속에는 이상향이 그리 멀지 않고 실존하는 어느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도연명의 메시지는 급격한 발전으로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는 전 세계의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준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과연 실존하는 곳인가? 화려하고 거창하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소박한 곳이 우리가 찾던 이상향은 아닐까? 실존 가능하다면 이상향을 찾는 것보다 이상향을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는 행동이진 않을까?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는 작품을 통해 듣게 된 도연명의 질문에 곰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도연명 : 참된 삶의 가치를 추구한 예술가

도연명은 100여 편의 시와 10여 편의 산문 정도만을 남겨놓았지만, 중국 문학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원시라는 분야를 개척한 것도 대한단 의미를 가지지만, 소박함 속의 강한 생명력을,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정신력을 문학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처럼 실제로 고결하고 청렴한 삶을 살았던 위인으로서, 도연명은 자신의 작품과 삶을 통해 후세에게 참된 삶의 이치를 가르쳐주고 있다. 그의 지조를 본받은 문인들의 작품이 이어지고, 한국과 일본을 넘어 서양에 이르기까지 세속적이지 않은 도연명의 청렴함은 역사에 남아 후세에게 길이길이 보전되는 것이다.

도연명 작품 읽기

歸去來辭 귀거래사

| 한문 읽기 |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奚而獨悲           해추창이독비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其未遠     실미도기미원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舟遙遙以輕        주요요이경양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乃瞻衡宇          내첨형우  
載欣載奔          재흔재분

僕歡迎             동복환영 
稚子候門          치자후문

三徑就荒           삼경취황 
松菊猶存           송국유존 

携幼入室           휴유입실  
有酒盈樽           유주영준

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倚南窓以寄傲  의남창이기오 
審容膝之易安  심용슬지이안

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門雖設而常關  문수설이상관
策扶老以流憩  책부노이류게 
時矯首而遐觀  시교수이하관

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影以將入         영예예이장입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歸去來兮             귀거래혜
請息交以絶遊      청식교이절유 
世與我而相違      세여아이상위 
復駕言兮焉求      복가언혜언구

悅親戚之情話      열친척지정화 
樂琴書以消憂      낙금서이소우

農人告余以春及  농인고여이춘급
將有事於西疇     장유사어서주


或命巾車            혹명건차 
或棹孤舟            혹도고주 

旣窈窕以尋壑      기요조이심학
亦崎嶇而經丘      역기구이경구 

木欣欣以向榮      목흔흔이향영 
泉涓涓而始流      천연연이시류 

善萬物之得時      선만물지득시 
感吾生之行休      감오생지행휴
已矣乎                이의호
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曷不委心任去留  갈불위심임거류
胡爲乎遑遑欲何之  호위호황황욕하지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회양진이고왕 
或植杖而耘         혹식장이운자 
登東皐以舒嘯      등동고이서소

臨淸流而賦詩      임청류이부시
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복해의


| 한글 읽기 | 자,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어찌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네,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어린 것들이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날마다 동산을 거닐며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때때로 머리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돌아왔노라.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겠다. 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앞으로는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다.

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나의 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아, 인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참고문헌

- 도서, 『도연명의 사상과 문학』, 김창환, 을유문화사, 2009.

- 도서, 『도연명 전집』, 도연명, 문학과지성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