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컨센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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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권위주의 체제 하에 시장 경제적 요소를 최대한 도입하고 점진적인 경제개혁, 균형 발전 등을 강조하는 중국식 발전 국가 모델. 베이징 컨센서스는 투자지원, 인적교류 등의 방식으로 이러한 ‘정부주도 시장경제 발전모델’이 대외 확산됨을 의미한다.


배경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자문역과 2004년 중국 청화(淸华)대 강사를 지낸 조슈아 쿠퍼 라모(乔舒亚·库珀·雷默, Joshua Cooper Ramo) 전 ‘타임지’ 부편집장이 2004년 5월 영국 총리 산하 연구소인 외교정책센터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워싱턴 컨센서스(华盛顿共识, Washington Consensus)’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처음 사용하면서 등장했다. 이는 중국식 발전모델의 특징과 장점에 대한 논의의 출발이자 해외 전문가의 시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발전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기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2008 세계금융위기는 미국식 경제발전 및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기존 서구자본주의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워싱턴 컨센서스의 쇠퇴,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의 실패, 아르헨티나 경제의 붕괴 등으로 인해 발전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 불확실한 국제 환경에서, 베이징 컨센서스는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환영받고 있다. 또한 2008년 전후로 중국의 부상이 가시화되면서 중국의 정치적 가치관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이념에서 ‘베이징 컨센서스’와 ‘중국모델’ 담론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중국모델’이라는 개념은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중국의 발전경험에 대한 우호적 해외의 시각을 중국의 국내외 학자들이 더욱 발전시켜 형성된 것이다.


내용

라모의 논문에 따르면 베이징 컨센서스를 통해 표방하는 중국의 발전단계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이는 국가 주도로 추진되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혁신에 기초한 경제개혁 정책이다. 구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추진했던 사유제, 가격 자유화, 국가통제의 해체 등 ‘충격요법(Shock Therapy)’이라는 급진적 경제 개혁조치와는 다른 혁신에 기초한 정책이다.
둘째, 이는 지속가능성과 평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발전전략이다. 덩샤오핑(邓小平)과 장쩌민(江泽民) 시대에 추진한 경제성장 우선 정책인 선부론(先富论)을 수정한 것이다. 후진타오(胡锦涛) 국가주석은 도시와 농촌, 연해지역과 내륙지역, 경제와 사회, 인간과 자연을 조화롭게 발전시킨다는 균형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후진타오는 이를 위해 ‘조화세계(和谐世界)’를 통치이념으로 제시했고, 이는 2006년 10월 중국 공산당 16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당 공식 이념으로 채택되었다.
셋째, 이는 ‘평화롭게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화평굴기(和平崛起)’ 노선이다. ‘화평굴기’는 정비젠(郑必坚) 전 중앙당교 부교장이 개발한 이론으로, 주변국들을 비롯해 각국과 평화적인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제기하는 ‘중국 위협론’에 대한 반대 논리이기도 하다. 대외정책과 관련하여 자결주의(Self-Determination)를 추구하여 타국에 정치적 민주화를 강요하지 않는다. 중국은 이를 좀 더 확대해 ‘타국의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이라는 외교노선으로 발전시켰다.


발전

중국모델은 시장경제를 활용하지만 서구적 개념의 민주화가 경제번영의 조건으로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주화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서 유지되는 개발 도상국가들에게는 매력적인 경제 성장 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긍정적 인식, 즉 베이징 컨센서스가 결과적으로 중국의 소프트파워로 작용함으로써 그들과의 긴밀한 외교, 경제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아래 ‘중국 위협론’이라는 세계의 우려에 맞서 이를 불식시키고 진정한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 중국은 하드파워 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 증강을 통한 다양한 차원의 영향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파워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어학원이자 문화센터인 공자학원이며, 이 밖에도 철저하게 베이징 컨센서스에 따라 방문외교, 문화외교, 인적교류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대외정책 및 활동을 통해 중점적으로 드러나는데, 중국의 ‘아프리카 백서’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 각국과 협력을 모색할 때 정치적 동등, 경제적 상호협력, 신뢰구축 등 3대 정신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교묘하게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에 깔린 중국의 의도는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원의 수급을 원활하게 함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정치, 외교적 영향력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중국의 국가이미지 제고 전략에 관한 연구 : 공자학원 사례를 중심으로, 서선화, 부경대학교, 2013.

중국의 소프트파워 외교 : 대 아프리카 외교정책 사례를 중심으로, 이보람, 숙명여자대학교, 2014.

중국 소프트파워 전략과 한계 분석, Xu, Pan, 경북대학교,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