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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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증(范增)

출생 B.C. 277년
사망 B.C. 205년

개요

초한쟁패기(楚漢爭覇期)의 인물로, 항량(項梁)과 항우(項羽)의 모사이다.

생애

등장

사기에서는 스스로 항량(項梁)에게 찾아와 옛 초(楚)나라 왕족의 후손을 왕으로 세울 것을 건의하며 처음 등장한다. 초한지(楚漢志)에서는 선도(仙道)를 배우던 예비 신선으로 등장하며, 아직 속세에 나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은둔해 있었으나, 계포(季布)의 간곡한 요청으로 나이 일흔에 천명이 없는 줄 알면서도 항량의 모사로 합류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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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를 섬기다

이후 항량이 죽고 항우(項羽)가 군을 통솔하게 되자 항우를 보필한다. 처음에는 항우도 범증을 아부(亞父 : 아버지에 버금가는 자)라 부르며 범증의 계책을 잘 따라 (秦)나라를 멸망시키는 데에 성공하지만, 패왕의 자리에 오른 후 독선적으로 변한 항우는 점점 범증의 조언을 따르지 않게 된다. 패왕의 자리에 오를 때도 범증은 기존 초 왕족을 왕으로 섬겨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항우는 끝내 의제(義帝)를 살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른다.

항우와의 갈등

유방(劉邦)을 처음 본 순간부터 초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항우에게 유방을 미리 없애야 한다고 조언하고 홍문의 회(鴻門之會)까지 열어 다음과 같이 유방의 암살을 모의하지만, 유방을 얕잡아 본 항우는 끝내 따르지 않는다.

"패공이 산동(山東)에 있을 때는 재물과 여색을 탐했었지만, 오늘 관중으로 들어가더니 재물도 취하지 않고 여인들도 멀리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의 뜻이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사람을 시켜 그의 기품을 살펴보게 했는바 모두가 용호(龍虎)의 기상이 있고 오채(五彩)의 상서러운 기운이 서려 있었습니다. 이것은 곧 천자의 기상이라 한시라도 빨리 공격하여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또한, 한신(韓信)의 능력을 깨닫고 몇 번이나 중용해서 크게 쓸 것을 추천하고 쓰지 않을 거라면 죽여 후환을 없애라고 조언했으나 항우는 한신도 우습게 여겨 홀대하기만 하며 중용하지 않았다. 유방이 초를 본격적으로 공격하면서 범증은 다음과 같이 항우에게 형양(滎陽)의 압박을 더 가하라는 등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하지만, 항우는 장량(張良)의 계략에 넘어가는 등 따르지 않게 되고, 마침내 범증을 의심하게 되어 그의 조언을 더욱 더 귀찮게 여긴다.

"지금이야말로 한왕을 처치하기가 가장 용이할 때입니다. 만약에 지금 그를 놓아주어 취하지 않는다면 후에 필시 후회막급일 것입니다."


사망

결국 진평(陳平)의 이간질에 걸려든 항우는 범증을 의심하여 쫓아내기에 이르고, 범증은 고향에 돌아가기도 전에 등창이 도져 사망한다. 비록 사이가 틀어지긴 했지만 그간 범증의 공로도 지대했고, 그에 대한 존경심도 가지고 있었기에 항우는 범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대성통곡을 했다고 전해진다. 보통 군주에게 몸을 맡기고 신하가 되는 건 죽을 때까지가 그 기한이기 때문에, 항우의 의심을 받아 더 같이 일할 수 없다 생각한 범증이 은퇴하기 전, 자신의 해골이 뉘일 장소를 찾으러 간다는 식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써 올려 결재를 받았는데, 이를 걸해골(乞骸骨)이라 한다.

"天下事大定矣 君王自爲之 願賜骸骨歸卒伍"
"천하의 일은 이미 정해져, 이제는 군왕께서 스스로 일을 헤쳐 나가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대왕께 바친) 제 해골을 돌려주시어 졸오(卒伍)로 돌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평가

아무리 뛰어난 모사가 있어도, 그 조언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이롭게 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인물이다. 훗날 유방은 공신들 앞에서 항우의 어리석음을 토로하며, "나에게는 한신, 소하(蕭何), 장량과 같은 뛰어난 인재가 있었고 항우에게는 오직 범증만이 앞서 말한 나의 3인과 견줄 만한 인재였는데, 그는 범증 한 사람도 제대로 쓰지 못해 나에게 패했다."며 자신과 항우의 용인술을 비교하기도 했다.

참고문헌

김영수, 《사기본기》, 알마, 2010
김원중, 《사기본기》, 믿음사,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