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사망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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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측근이었던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게 피살당했다.

리영희는 감옥에서 이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어느 날 아침 김병곤이 운동 나가는 길에 몰래 빠져서 포복을 하다시피 해서는 뛰어와서 '박정희가 죽었어요. 총 맞았어요!' 그러고는 쏜살같이 도망가는 거야. 그 말을 들으니까 그 순간에 나는 눈물과 웃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더군.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이 세상의 압력, 시커먼 모든 것이 한순간에 거두어지는 것 같은, 죽음에서 살아난 것 같은 그런 상태인데, 눈물과 함께 마구 웃음이 나와요. 누구였던가? 김지하가 그랬던가? 지하는 그 순간에 인간무상을 느꼈다고! '그 권력자가 총에 맞아 죽다니' 운운하는 글을 썼던데, 나는 그런 식의 감정은 없고, 오로지 내가 저 무거운 바다 위로 떠오른 것 같은 정신적 무중력 상태가 됐어요. 그러니까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마구 나와, 박정희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눈물이 펑펑 쏟아지면서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뒤범벅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