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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說文》에 따르면 '奠'은 제물을 차려 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갑골문의 奠은 酉가 一 위에 있는 모습이다. 酉는 술단지의 형상으로, 술을 담는 그릇으로 술을 표현하는 것이다. [[갑골문]]과 [[금문]]에서 두 손으로 酉(酒)를 들고있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이는 신과 조상에게 술과 고기를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제단을 几(책상 궤)로 보기도 하고 丌(책상 기)로 보기도 하는데, 고문에서의 형태를 살펴보면 丌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금문과 소전에서는 酉에 八을 추가하여 술의 향기가 퍼진다는 의미로 酋라고 썼다. 酋의 본래 의미는 酉와 상통한다.<ref>熊国英, 『图释古汉字』, 齐鲁书社, 2006, p.50.</ref><br> | |
+ | 해서체에서 제단의 모양이 [[大]]자로 와전되었다. 본래의 ‘제사지내다’의 의미에서 전안(奠雁: 혼인할 때 신랑이 신부집에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상 위에 놓고 절하는 예를 의미)과 같은 ‘선물하다’는 의미, 전기(奠基: 기초를 잡다), 전도(奠都: 수도를 정하다)와 같이 ‘시작하다. 설립하다’는 의미로 파생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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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酋는 원래 술독 위에 점을 세 개 찍어 술이 익으면서 향기가 바깥으로 새어 나오는 모습을 그렸다. 그래서 이 글자는 ‘술’과 ‘오래되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오늘날에도 술은 제사상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듯, 옛날 제정일치사회에서 술은 제사의 중요성에 버금가는 아주 특별한 음식이었다. 또, 奠은 한 명 혹은 공통의 제사장 아래에서 함께 제사를 모시는 단위인 고을이나 마을을 나타내는 지명으로도 쓰였다. 하지만 지명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원래 의미와 구분하기 위해 阝를 더하여 [[鄭]]으로 썼다.<ref> 하영삼, 『문화로 읽는 한자』, 동방미디어, pp.103-104.</ref> 하지만 鄭에 阝이 더해지기 전의 원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鄭重하다’라는 말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신에게 제사 드릴 때와 같이 마음가짐을 매우 경건하고 조심스레 한다는 뜻이다.<ref>하영삼, 『연상한자』, 예담차이나, 2004, pp.113-114.</ref> | |
− | 한편 시라카와 시즈카는 奠이 땅을 선정할 때 점을 치고, 선정하고 난 이후에는 제단에 술을 올리고, 그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서경』 「강고」에는 주공이 새로운 도시 낙읍을 건축한 내용이, 「소고」에는 주공의 시정식을 위하여 식장을 건설하는 내용 등이 기록되어 있다. 「소고」에서 ‘태보가 아침에 낙에 이르러, 땅을 점치다. 점을 친 후에 곧 일을 하다’라고 하여 점을 쳐서 위치를 정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ref> 시라카와 시즈카, | + | 한편 시라카와 시즈카는 奠이 땅을 선정할 때 점을 치고, 선정하고 난 이후에는 제단에 술을 올리고, 그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서경』 「강고」에는 주공이 새로운 도시 낙읍을 건축한 내용이, 「소고」에는 주공의 시정식을 위하여 식장을 건설하는 내용 등이 기록되어 있다. 「소고」에서 ‘태보가 아침에 낙에 이르러, 땅을 점치다. 점을 친 후에 곧 일을 하다’라고 하여 점을 쳐서 위치를 정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ref>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의 세계』, 솔출판사, p.499</re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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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군주들이 보위에 오르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제단에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며 신의 이름과 권위를 빌려 통치기반을 튼튼히 하였던 것에서 奠이 제사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ref>廖文豪,『汉字树5 : 汉字中的建筑与器皿』,中国商业出版社, p.187 </ref>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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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1일 (월) 18:42 기준 최신판
語源
《說文》에 따르면 '奠'은 제물을 차려 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갑골문의 奠은 酉가 一 위에 있는 모습이다. 酉는 술단지의 형상으로, 술을 담는 그릇으로 술을 표현하는 것이다. 갑골문과 금문에서 두 손으로 酉(酒)를 들고있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이는 신과 조상에게 술과 고기를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제단을 几(책상 궤)로 보기도 하고 丌(책상 기)로 보기도 하는데, 고문에서의 형태를 살펴보면 丌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금문과 소전에서는 酉에 八을 추가하여 술의 향기가 퍼진다는 의미로 酋라고 썼다. 酋의 본래 의미는 酉와 상통한다.[1]
해서체에서 제단의 모양이 大자로 와전되었다. 본래의 ‘제사지내다’의 의미에서 전안(奠雁: 혼인할 때 신랑이 신부집에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상 위에 놓고 절하는 예를 의미)과 같은 ‘선물하다’는 의미, 전기(奠基: 기초를 잡다), 전도(奠都: 수도를 정하다)와 같이 ‘시작하다. 설립하다’는 의미로 파생되었다.
文化
酋는 원래 술독 위에 점을 세 개 찍어 술이 익으면서 향기가 바깥으로 새어 나오는 모습을 그렸다. 그래서 이 글자는 ‘술’과 ‘오래되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오늘날에도 술은 제사상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듯, 옛날 제정일치사회에서 술은 제사의 중요성에 버금가는 아주 특별한 음식이었다. 또, 奠은 한 명 혹은 공통의 제사장 아래에서 함께 제사를 모시는 단위인 고을이나 마을을 나타내는 지명으로도 쓰였다. 하지만 지명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원래 의미와 구분하기 위해 阝를 더하여 鄭으로 썼다.[2] 하지만 鄭에 阝이 더해지기 전의 원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鄭重하다’라는 말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신에게 제사 드릴 때와 같이 마음가짐을 매우 경건하고 조심스레 한다는 뜻이다.[3]
한편 시라카와 시즈카는 奠이 땅을 선정할 때 점을 치고, 선정하고 난 이후에는 제단에 술을 올리고, 그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서경』 「강고」에는 주공이 새로운 도시 낙읍을 건축한 내용이, 「소고」에는 주공의 시정식을 위하여 식장을 건설하는 내용 등이 기록되어 있다. 「소고」에서 ‘태보가 아침에 낙에 이르러, 땅을 점치다. 점을 친 후에 곧 일을 하다’라고 하여 점을 쳐서 위치를 정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4]
옛 군주들이 보위에 오르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제단에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며 신의 이름과 권위를 빌려 통치기반을 튼튼히 하였던 것에서 奠이 제사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