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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올라 하늘에 닿는 연기를 뜻한다. 옛 사람들이 집 들보 아래에서 불을 피워 밥을 지을 때, 연기가 수직의 기둥을 따라서 가까이 모이고, 들보와 처마를 따라서 흩어져 올라가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于의 갑골문과 금문은 연기가 들보기둥을 따라서 느릿느릿 위로 올라가는 광경을 묘사한다. 그 후 약간의 변화를 했고, 전서에서는 위(하늘)를 배회하는 연기를 묘사하게 되었다.<ref>廖文豪,『汉字树3』(吉西平, 2015), p.85</ref><br> | 위로 올라 하늘에 닿는 연기를 뜻한다. 옛 사람들이 집 들보 아래에서 불을 피워 밥을 지을 때, 연기가 수직의 기둥을 따라서 가까이 모이고, 들보와 처마를 따라서 흩어져 올라가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于의 갑골문과 금문은 연기가 들보기둥을 따라서 느릿느릿 위로 올라가는 광경을 묘사한다. 그 후 약간의 변화를 했고, 전서에서는 위(하늘)를 배회하는 연기를 묘사하게 되었다.<ref>廖文豪,『汉字树3』(吉西平, 2015), p.85</ref><br> | ||
− | 《설문해자》에서는 亏를 정자로 보고 一과 丂로 분석했으나, 갑골과 금문에는 于에 가까운 모습이 많다. ‘굽다’를 본뜻으로 보고 활을 바로잡는 도구, 자루가 굽은 인두, 물길로 막혀 빙 돌아가는 모양 등 상형을 전제로 한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 갑골의 형태를 보고 막힌 곳을 바로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양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ref>김성재 저,『갑골에 새겨진 신화와 역사』(동녘, 2000), p.237</ref> 그러나 발음 면에서 丂와 연결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자로 보인다. 그러나 丂에 추가된 一이 어떤 역할인지는 알기 어렵다. 단순히 丂가 복잡해진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ref>이재황 저,『한자의 재발견』(뉴런, 2008), p.190</ref><br> | + | 《설문해자》에서는 亏를 정자로 보고 一과 丂로 분석했으나, 갑골과 금문에는 于에 가까운 모습이 많다. ‘굽다’를 본뜻으로 보고 활을 바로잡는 도구, 자루가 굽은 인두, 물길로 막혀 빙 돌아가는 모양 등 상형을 전제로 한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ref>이재황 저,『한자의 재발견』(뉴런, 2008), p.190</ref> 갑골의 형태를 보고 막힌 곳을 바로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양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ref>김성재 저,『갑골에 새겨진 신화와 역사』(동녘, 2000), p.237</ref> 그러나 발음 면에서 丂와 연결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자로 보인다. 그러나 丂에 추가된 一이 어떤 역할인지는 알기 어렵다. 단순히 丂가 복잡해진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ref>이재황 저,『한자의 재발견』(뉴런, 2008), p.190</ref><br> |
亏는 于에서 파생된 문자로, 둘의 의의는 비슷하나 서로 같지 않고, 다만 2천여년을 오면서 모두 이체자로 여겨지고 서로 통용되고 있다. | 亏는 于에서 파생된 문자로, 둘의 의의는 비슷하나 서로 같지 않고, 다만 2천여년을 오면서 모두 이체자로 여겨지고 서로 통용되고 있다. | ||
亏의 본의는 들보기둥을 따라서 상승하는 연기이고, 본의로부터 往(~로 향하다),于(~에, ~에서, ~까지),在(~에 있다) 등의 의미를 지닌 글자들이 파생되었다.<ref>廖文豪,『汉字树3』(吉西平, 2015), p.85</ref><br> | 亏의 본의는 들보기둥을 따라서 상승하는 연기이고, 본의로부터 往(~로 향하다),于(~에, ~에서, ~까지),在(~에 있다) 등의 의미를 지닌 글자들이 파생되었다.<ref>廖文豪,『汉字树3』(吉西平, 2015), p.85</ref><br> |
2016년 12월 25일 (일) 11:32 판
語源
위로 올라 하늘에 닿는 연기를 뜻한다. 옛 사람들이 집 들보 아래에서 불을 피워 밥을 지을 때, 연기가 수직의 기둥을 따라서 가까이 모이고, 들보와 처마를 따라서 흩어져 올라가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于의 갑골문과 금문은 연기가 들보기둥을 따라서 느릿느릿 위로 올라가는 광경을 묘사한다. 그 후 약간의 변화를 했고, 전서에서는 위(하늘)를 배회하는 연기를 묘사하게 되었다.[1]
《설문해자》에서는 亏를 정자로 보고 一과 丂로 분석했으나, 갑골과 금문에는 于에 가까운 모습이 많다. ‘굽다’를 본뜻으로 보고 활을 바로잡는 도구, 자루가 굽은 인두, 물길로 막혀 빙 돌아가는 모양 등 상형을 전제로 한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2] 갑골의 형태를 보고 막힌 곳을 바로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양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3] 그러나 발음 면에서 丂와 연결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자로 보인다. 그러나 丂에 추가된 一이 어떤 역할인지는 알기 어렵다. 단순히 丂가 복잡해진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4]
亏는 于에서 파생된 문자로, 둘의 의의는 비슷하나 서로 같지 않고, 다만 2천여년을 오면서 모두 이체자로 여겨지고 서로 통용되고 있다.
亏의 본의는 들보기둥을 따라서 상승하는 연기이고, 본의로부터 往(~로 향하다),于(~에, ~에서, ~까지),在(~에 있다) 등의 의미를 지닌 글자들이 파생되었다.[5]
- [之子于(亏)归] 지자우귀, 딸이 시집가는 일
文化
탁록대전에 등장하는 치우(蚩尤)와 함께 싸운 인물인 과보(夸父)의 과(夸)는 큰 사람이 버티고 선 모습에 방패 모양의 于가 붙어 있는 글자다. 과는 ‘크게 사치한다’는 뜻 외에 ‘큰 체하다’, ‘아첨하여 알랑거린다’는 뜻을 지니는데, 모두 과보의 성격을 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첨한다는 건 물론 치우에게 붙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글자에 들어가 있는 于는 갑골, 금문, 전서의 형태를 보면 길이 막혀 돌아간다는 글자이다. 于가 장소를 나타내는 어조사로 쓰이게 되자, ‘멀다, 우회하다’는 뜻으로는 발 혹은 책받침을 붙여 迂가 됐다.
즉, 과보가 于자 모습의 무기를 쓰고 있었고, 주변 부족들에게 위협스러운 존재였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자의 회화성을 풍부하게 보여주는 주나라 금문 글씨에서 과보의 과는 떡 버티고 선 사람 아래 이리저리 피해가는 모습을 역력히 표현하고 있다. 이 모습은 화하족이 과보족을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보여준다. 과보족은 황하 하류 넓은 땅을 지키며 호화스런 생활을 하였고, 때문에 화하족이 보기에는 자기들이 미워하는 세력에게 붙어 알랑거리면서 잰 체하는 사람들로 보인 것이다.[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