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十一世纪的“苏维埃”并非“乌托邦”"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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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4일 (화) 20:29 기준 최신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있던"제비뽑기"를 고대 그리스 아테네"민주제"의 제도적 안배로, "선거"를 '귀족제도'의 제도적 안배라고 보았다. 서양 근대 사상가인 몽테스키외와 루소는 이 부분에 있어서 아리스토텔레스와 완전히 일치한다. 현재 고대 그리스 민주정 연구로 권위 있는 학자인 Mogens Hansen은 "아리스토텔레스의 8권의 정치학 이론 논문집인 <정치학>을 완성하였다. 그는 그의 학생들과 함께 최소 158개의 폴리스에서 실행되었던 실제 제도에 대해서 상세히 묘사하였다. 이 158편의 묘사는 이후에 대부분 소실되고 마는데 몇 안 되는 자료들에서 우리는 지금도 유명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980년대 이집트 사막에서 4개의 작은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발견된다. 그 종이의 후면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문들이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었고 우리는 이를 <아테네 정치제도>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다수의 20세기 서양 정치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민주와 추첨"속에 내재하는 상관관계에 대해 잊어버렸다. 1997년에 이르러, 뉴욕대학의 교직을 맡았던 프랑스 정치 학자인 Bernard Manin은 "대의제 정부의 원칙"이라는 책을 발표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민주 추첨론을 다시 발전시켜 나간다. Manin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민주'의 정의는 '통치자와 피통치자가 같은 집단이다'였으며 이 때문에 무작위 추첨으로 통치자를 정하는 것만이 '민주'의 정의에 부합하지만 '선거'의 논리는 필연적으로 "통치자와 피통치자는 같은 집단이다"를 전제로 하고 있기에 '선거'는 '귀족제도'에 속한다고 말하였다. "선거"는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더 능력 있거나, 더 돈이 있거나 더 아름다운)'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을 선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내가 1998년에 "전략과 관리"에서 발표한 "헌법의 혼합과 중국 정치에 대한 3층 분석"에서는 일찍이 Manin의 새 책을 소개했었다.)

마닌이 1997년 이 책을 쓰고 난 이후, 민주와 추첨에 관한 연구들은 계속해서 이루어졌고 2009년 영국 정치학자인 올리버 도우런Oliver Dowlen이 "추첨의 정치가 가진 잠재성"을 펴내 추첨과 민주의 역사와 연구 문헌을 전면적으로 종합하여 서술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잘못을 바로잡으려다가 정도를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추첨에 대한 열정과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기에 단일기구(의회나 배심원)에서 추첨을 통해 구성원을 구성하는 것 또한 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경시한다. 사실 21세기의 생활 상식으로 미루어 볼 때도 마찬가지인데, 공공사무를 관리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초기 레닌이 말했던 것처럼 "모든 글자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그 일들은 그저 보통 노동자의 월급만 필요할 뿐이다."와 같은 맥락이다). 하나의 복잡한 사건을 처리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길어지게 된다면, 무작위 추첨으로 선출된 배심원단들의 보수를 어떻게 지불할 것인가 하는 것 또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2016년에 노벨 정치학상을 수상한 존 엘스터Jon Elster교수가 2013년 쓴 책 "정치 혼란을 막는 3가지 : 배심원, 헌법 제정 그리고 선거 Securities against misrule : juries, Assembles, Elections."에는 프랑스의 예시가 나온다. 프랑스 혁명 이후의 배심원들은 12명으로 무작위 추첨으로 선출된 사람들이었지만 1941년 이후에는 6명으로 무작위로 추첨되는 사람이 줄었고 3명의 판사들이 추가된다. 그리고 현재 프랑스의 배심원들은 다시 12명이다. 하지만 이중 9명이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되고 3명은 판사로 채워진다. 이는 "전문가와 군중들이 서로 합쳐진" 하나의 모델이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의 경험들은 무작위 추첨으로 배심원단을 뽑는 것이 비록 광범위한 대표성을 가질 수는 있어도 추첨으로 뽑힌 사람들 중 개개인의 관심과 흥미가 서로 다른 만큼 몰입도나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 중요한 것은 마린이 1997년에 쓴 책에서 강조한 추첨제가 근대 서양에서 쇠락하게 된 원인으로 이는 최근 몇 년간 추첨 민주론자들의 충분한 이해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실제로 마린이 지적하듯, 서양 근대 민주론이 강조하는 통치는 '피통치자들의 동의'라는 기초 위에 세워져야 하는데 추첨은 근대에서 "선거"라는 '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기에 '임의적'이라고 여겨지며 이것이 선거가 추첨제를 대체하게 된 주요 원인 중에 하나이다. 만약 현재 21세기의 민주 제도를 혁신한다면 단순히 "그리스 아테네의 추첨 민주 제도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추첨과 선거의 결합을 찾아야 한다. 추첨은 명백히 권익 집단의 고착화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는 피추첨자의 흥미와 능력을 크게 요구하며 이 두 가지를 다 충족시키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레닌은 1920년대 경제정책을 진행하며 친히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여기까지 왔으니 본 논문은 추첨과 선거의 상호 결합을 탐색해온 괴짜, 테럴 Terrill Bouricius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미국인으로 "민주 사회주의"를 강령으로 하는 2016 대통령 후보였던 버니 센더스의 절친이다. Vermont주는 인구가 가장 적은 주州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먼저 노예제를 폐지한 주이며 아렌트가 찬양했던 제퍼슨의 "초기 공화국"모습과 가장 비슷한 주이기도 하다. 샌더스가 Burlington시장을 역임할 때 테럴은 Burlington시의회의 의장이었고 샌더스가 Vermont주의 연방 상원 의원을 맡을 당시에 그는 Vermont주의원을 역임하였다. 이렇게 그는 20년간의 지방 민주의 실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그는 소수의 이익 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미국 민주체제 개혁에 대해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뉴욕대학의 저명한 수리数理정치학자인 스티븐 브람스Steven Brams 등과 함께 2002년 한 과학잡지에 미국의 현재 선거 제도 개혁의 구상을 발표하였다. 2013년 그는 다년간의 실천 경험과 이론 등을 결합하여 "다자 기구를 통한 추첨의 민주 : 아테네 경험이 현재에 갖는 의의"라는 글을 발표하였다. 그는 레닌-아렌트의 "보통 인민들이 반드시 참된 주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이론을 지지하며, 21세기에 이 이론을 실현하다는 것은 "단일 기구 추첨의 민주"라는 모순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앞에 언급했듯 의회와 같은 단일 기구의 추첨은 권익 집단의 고착화를 없앨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피추첨자의 흥미와 능력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는 딜레마적인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테럴은 6개의 기구를 통한 "보통 인민이 참된 주인이 되는"이상을 설계하였다.

제1기구 제1기구는 "의제(아젠다)설정 위원회Agenda Council"이다. 이 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전국을 단위로 하여 자진하여 신청한 사람들 중에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출한다. 하지만 단지 의제를 설정하는 것뿐이지 법률 제정의 진행 표결 권한은 없다. 만약 추첨되지 못한 국민들이 "의제 설정"에 강렬한 요구를 가지고 있다면 일정 수에 달하는 국민들의 서명을 통한 뒤 그 안건을 의제로 올릴 수 있다.

제2기구 제2기구는 각종"관심과 권익 토론조Interest Panels"이다. 이들은 각각 12명의 사람들로 구성되는데 그 구성원들의 자격은 선거로 뽑지도, 그렇다고 추첨으로 뽑지도 않는다. 그저 국민들 중 관심이 있거나 권익과 관련된 부분에 따라 자원하여 참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이미 의제에 들어가 있는 교통안전의 입법에 대한 "토론조"의 구성원들은 버스 기사나 레이싱카 협회, 교통 계획부서, 교통사고 피해자의 가족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행한 토론의 결과는 입법이나 정책에 "건의proposals"가 된다. 하지만 이들은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제3기구 제3기구는 모든 입법이나 정책 역역에 "평가 및 심사 위원회Review panel"를 둔다. 이 위원회는 현대 사회 각국 의회의 '재정경제위원회'나 '외교위원회' 등과 비슷한 부류로 그 자체로는 입법권이 없지만 "관심과 권익 토론조"가 제출한 건의를 심사하는 일을 한다. 테럴은 평가 및 심사 위원회를 고대 그리스 아테네 민주정 시기에 추첨을 통해 선출되었던 "500인 평의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건의를 또 다른 추첨을 통해 구성된 1001인의 위원회에 제출하여 최종 입법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테럴이 주州의 일급 정책 영역에 대한 "평가 및 심사 위원회"를 구상할 때는 스스로 추천한 이들 중에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대략 150명을 조직하였다. "평가 및 심사 위원회" 구성원의 임기는 3년이며 이들은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공청회를 열 수 있으며 현 의회 의원들 월급과 비슷하게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

제4기구 제4기구는 "정책 배심원policy juries"이다. 이들은 "심사 및 평가 위원회"가 제출한 법률 초안에 대해서 최종 비밀 투표를 실시한다. 배심원단의 구성 방식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실시하는 것이며 스스로 지원한 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주州나 연방의 일급 "정책 배심원단"의 경우는 최소 400명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추첨과 선거의 결합이 나타나는데, "추첨을 기초로 한 선거"방식으로 최종적으로 정식 법률을 형성한다. 각 항의 입법은 모두 "정책 배심원단"이 "평가 및 심사 위원회"의 설명을 경청한 이후 최종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이들의 업무 시간은 대략 1주로 "평가 및 심사 위원회"이 3년의 임기를 가진 것과는 다르다.

제5기구 제5기구는 "규칙위원회 Rule Council"이다. 이 위원회의 구성원들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구성이 되며 임기 제한이 존재한다. 터렐은 "규칙 위원회"의 구성원들의 경우, 다른 위원회들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해하는 게 필요하기에 6개의 기구들이 일정 시간 동안 운영이 되고 자리를 잡으면 다른 위원회의 위원이었던 자들 중에서 스스로 지원한 자들 중에서 추첨을 통하여 구성하는 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였다.    제6기구 제6기구는 "감독 위원회 Oversight Council"이다. 이 위원회의 구성원들 또한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구성된다. 이들의 임무는 규칙을 확실히 한 뒤 이를 집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가 및 심사 위원회"가 "정책 배심원단"에게 각종 법률 초안을 소개할 때 편견이 있는지 없는지를 감독한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나니, 만약 우리가 "의원회"라는 의미를 가진 "소비에트"와 레닌이 말한 "모든 사람들이 번갈아 가며 일하는" 관리 권력의 개념을 되돌이켜 본다면, 터렐의 무작위 추첨과 선거의 결합 설계가 "21세기 소비에트"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캐나다, 네덜란드, 아이슬란드, 아일랜드에서는 무작위 추첨제와 선거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민주 실험이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2개의 주(콜롬비아주와 온타리오주)와 네덜란드는 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해 무작위 추첨제의 방법으로 "공민회의"를 구성하였다. 이들이 토론하는 건의들은 다시 모든 주의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이 된다.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는 무작위 추첨과 선거의 방식을 결합한 방법으로 "개헌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2013년 1월 성립된 아일랜드 "개헌 위원회"는 100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66명은 전체 국민들 대상으로 한 추첨으로 뽑혔다. 33명은 현직 정치가들이며 남은 1명은 의회가 임명하는 "개헌 위원회" 주석이다. 2015년 5월 22일 "개헌 위원회"가 제기한 안건에 기초하여 아일랜드는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개정하였다. 개헌안에는 동성 결혼의 허용이 들어가 있었는데, 천주교 전통이 깊이 뿌리박힌 아일랜드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개헌위원회" 중 3분의 2는(66명) 무작위 추첨으로 뽑혔다. 이는 "보통 국민들이 제대로 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이상을 실현한 첫 번째 성공 실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21세기의 "소비에트"는 마냥 "유토피아"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