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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해석처럼 과연 물에 빠지는 것이 사람일까? 오른 쪽은 方(네모 방)의 금문이다. 시라카와 시즈카의 주장에 따르면 方은 사람의 시체를 걸쳐놓은 형태를 형상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시체를 구타하는 행위는 악령과 저주를 물리치는 주술적 행위였다.<ref>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 백가지 이야기》, 심경호 역, 황소자리, 2005, p.95</ref> 그의 주장대로 方이 ‘사람’을 형상한 것이 맞다면, 方의 금문의 형상이 沈의 금문에서 물에 빠지는 개체의 형상과 거의 비슷하므로, 이것도 역시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위의 해석처럼 과연 물에 빠지는 것이 사람일까? 오른 쪽은 方(네모 방)의 금문이다. 시라카와 시즈카의 주장에 따르면 方은 사람의 시체를 걸쳐놓은 형태를 형상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시체를 구타하는 행위는 악령과 저주를 물리치는 주술적 행위였다.<ref>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 백가지 이야기》, 심경호 역, 황소자리, 2005, p.95</ref> 그의 주장대로 方이 ‘사람’을 형상한 것이 맞다면, 方의 금문의 형상이 沈의 금문에서 물에 빠지는 개체의 형상과 거의 비슷하므로, 이것도 역시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 ||
− | 하지만 사람의 형상 말고도 犬(개 견)의 전서체 형상과도 매우 흡사한 것을 볼 수 있다. 개는 주요 제품(祭品)은 아니었지만 관련된 한자 중에 개를 제사에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글자가 있다. 獻(바칠 헌)은 犬과 鬲(솥 역)의 회의자인데, 개를 솥에 담아서 제물로 바쳤던 흔적이다. 제사에서 예품으로 바친 개의 희생을 나타내는 글자인 것이다. 羹獻(갱헌)이란 종묘의 제사에 썼던 개로, 크고 살찐 개를 공손히 바쳤다.<ref> 이돈주, 《한자․한어의 창으로 보는 중국 고대문화》, 태학사, 2006, p.143</ref> 이처럼 개 또한 제사에 사용되는 동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중에 와서 소나 양 말고도 개를 물에 빠뜨려 강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발전하였고, 沈의 형태가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 | 하지만 사람의 형상 말고도 犬(개 견)의 전서체 형상과도 매우 흡사한 것을 볼 수 있다. 개는 주요 제품(祭品)은 아니었지만 관련된 한자 중에 개를 제사에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글자가 있다. 獻(바칠 헌)은 犬과 鬲(솥 역)의 회의자인데, 개를 솥에 담아서 제물로 바쳤던 흔적이다. 제사에서 예품으로 바친 개의 희생을 나타내는 글자인 것이다. 羹獻(갱헌)이란 종묘의 제사에 썼던 개로, 크고 살찐 개를 공손히 바쳤다.<ref> 이돈주, 《한자․한어의 창으로 보는 중국 고대문화》, 태학사, 2006, p.143</ref> 이처럼 개 또한 제사에 사용되는 동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중에 와서 소나 양 말고도 개를 물에 빠뜨려 강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발전하였고, 沈의 형태가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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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나라 대에는 많은 종류의 제사가 있었으며, 제사의 대상, 의식, 바치는 제물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당시 제사는 매우 엄숙하게 가능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실행하는 갖가지 세부사항을 일일이 점을 쳐서 행하였다. 가령 제물을 땅에 묻어야 하는지, 아니면 물에 빠뜨려야 하는지까지도 점을 쳤다는 기록이 있다.<ref>許進雄, 《중국고대사회 문자학과 고고학적 해석에 입각하여》, 지식산업사, 1993, p.468.</ref> 물에 제물을 빠뜨려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하나의 대표적인 제사 방식이었던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때, 고대 중국에서의 제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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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2일 (화) 00:44 기준 최신판
語源
沈과 沉(잠길 침)은 고대에는 원래 같은 글자였다. 갑골문의 沈자는 한 마리의 소가 물에 잠기는 형상을 상형한 것이다. 이것은 고대 제례의 일종의 의식인데, 희생소(혹은 양)를 물에 잠기게 해 산림과 강과 호수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한 행위이다. 사람 또한 제사용품으로 유용하게 쓰였는데, 금문의 沈자는 사람의 형상으로, 사람이 물에 잠긴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형상에 대해선 학술계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제사형태가 바뀜에 따라 제사용품도 바뀌었다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沈의 본뜻은 ‘침몰하다’, ‘물속에 잠기다’, 뜻이 파생되어서 ‘탐닉하다’, ‘침착하다’ 등의 뜻이 있다. 현대의 沈자는 shěn으로 많이 읽는데 성씨로도 쓰인다. 그래서 沉이 본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명사 단어에도 沉이 많이 쓰인다.
文化
위의 해석처럼 과연 물에 빠지는 것이 사람일까? 오른 쪽은 方(네모 방)의 금문이다. 시라카와 시즈카의 주장에 따르면 方은 사람의 시체를 걸쳐놓은 형태를 형상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시체를 구타하는 행위는 악령과 저주를 물리치는 주술적 행위였다.[1] 그의 주장대로 方이 ‘사람’을 형상한 것이 맞다면, 方의 금문의 형상이 沈의 금문에서 물에 빠지는 개체의 형상과 거의 비슷하므로, 이것도 역시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형상 말고도 犬(개 견)의 전서체 형상과도 매우 흡사한 것을 볼 수 있다. 개는 주요 제품(祭品)은 아니었지만 관련된 한자 중에 개를 제사에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글자가 있다. 獻(바칠 헌)은 犬과 鬲(솥 역)의 회의자인데, 개를 솥에 담아서 제물로 바쳤던 흔적이다. 제사에서 예품으로 바친 개의 희생을 나타내는 글자인 것이다. 羹獻(갱헌)이란 종묘의 제사에 썼던 개로, 크고 살찐 개를 공손히 바쳤다.[2] 이처럼 개 또한 제사에 사용되는 동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중에 와서 소나 양 말고도 개를 물에 빠뜨려 강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발전하였고, 沈의 형태가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나라 대에는 많은 종류의 제사가 있었으며, 제사의 대상, 의식, 바치는 제물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당시 제사는 매우 엄숙하게 가능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실행하는 갖가지 세부사항을 일일이 점을 쳐서 행하였다. 가령 제물을 땅에 묻어야 하는지, 아니면 물에 빠뜨려야 하는지까지도 점을 쳤다는 기록이 있다.[3] 물에 제물을 빠뜨려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하나의 대표적인 제사 방식이었던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때, 고대 중국에서의 제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