匕
語源
匕는 곧 匕柶(비사)로, 고대에는 음식물을 떠먹는 데 사용한 기구이다. 손잡이가 구부러진 얕은 말[斗]이며, 오늘날의 숟가락과 같다. 갑골문과 금문의 匕 자는 숟가락의 형상이다. 이 자형은 妣(비)와 더불어 사람의 형상과 매우 유사했기 때문에 서로 뒤섞이게 되었으며, 소전의 匕 자는 곧 사람의 반대 형상으로 잘못 바뀌게 되었다.
[匕首] 단검
[匕箸] 숟가락과 젓가락
文化
比(비)・北(북)・化(화) 등의 오른쪽 부분은 지금 匕라는 별도의 글자로 인정되고 있다. 匕는 人의 변형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발음이 문제다. 人과는 연결 짓기 어려운 발음이다. 匕는 소전체 단계에서 두 개의 글자로 나타난다. 하나는 比의 구성요소로 인정되는 ‘비’ 음의 글자고, 다른 하나는 化의 본래 글자라 해서 ‘화’ 음을 가진 글자다. 소전체는 이 둘을 조금 다르게 그려놓았다. 그래서 지금도 삐침이 세로선 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화’고 그렇지 않은 것은 ‘비’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래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두 글자를 굳이 구분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도 이미 활자조차 합쳐졌기 때문에 이를 나누어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이 글자가 ‘사람’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 통용되고 있는 의미는 ‘숟가락, 칼’ 등이기 때문이다. 숟가락과 관련된 匙(시)・旨(지) 등에 쓰이고, ‘비수(匕首)’라는 단어에도 등장한다. 比의 경우 좀 억지스럽지만 ‘사람’이 아닌 ‘숟가락’이어도 ‘나란하다’는 의미는 이끌어낼 수 있다. ‘칼’의 의미는 人과 비슷했던 刀(도)의 변형이 비슷한 모양의 匕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싶다.[1]
- ↑ 이재황, 『한자의 재발견』, NEWRUN, 2008, pp.18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