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語源
부(不)는 胚(아이 밸 배)의 본래 글자이다. 갑골문에서 위의 가로획은 지면을 뜻하고, 아래 수염모양의 곡선은 씨앗에 싹이 움틀 때 땅 아래로 생장하는 어린뿌리를 표시한다. 그래서 부(不)의 본래의미는 여전히 식물의 씨앗이었다. 훗날 부정어로 차용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그 본래의미는 점차 소실되었다.
文化
不에 대한 설문해자의 해설은 오류이다. 설문해자는 소전체를 바탕으로 한자를 해설한 것으로, 종종 오류가 발견되는데, 이 글자에 대한 해석 역시 대표적 오류 중 하나이다. 설문에서는 “鳥飛上翔, 不下來也. 從一, 一猶天也. 象形(새가 날아서 위로 비상하고, 아래로 내려오지 않음이다. 一에 따른다. 一은 하늘과 같다. 상형이다.)”[1]라고 해석하여, ‘날아오지 못함(下不來)’에서 부정의 뜻이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갑골문이나 금문에서는 一이 없는 것도 있고, 새가 비상하는 모습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왕국유王國維는 갑골문 不(bù)자가 ‘꽃받침’을 뜻하는 柎(fū)의 상형자라고 하였으며, 帝(dì)자의 갑골문 역시 꽃받침을 뜻하는 蒂의 상형자라고 하였다. 『시경(詩經)•소아(小雅)•당체(棠棣)』 “棠棣之花 鄂不韡韡.(당체의 꽃이여, 활짝 피어있는 꽃에 그 꽃받침마저 빛이 나는구나)”의 정전鄭箋에서 “꽃을 받치고 있는 것을 악鄂(è)이라고 한다. 不은 柎로 써야 한다. 柎는 꽃받침이다. …… 고음古音에서 不와 柎는 같은 음이다(承華者曰鄂. 不, 當作柎. 柎, 鄂足也. 古音不、不同.)”라고 하였다. 이 기록에 의하면 ‘不’자는 꽃받침을 뜻하며, 후에 柎로 썼다. 고대에 杯는 그 형상이 위는 둥글고 아래는 뾰족한 원추형의 꽃받침과 같아 이 잔을 不을 구성요소로 한 杯로 쓴 것이다.[2] 不자는 금문金文에서 丕자로 사용되었다. 비丕는 비胚의 성부聲符부분이다. 不자는 팽배해진 꽃의 씨방부분의 상형일 수 있으므로 인신되어 크다는 유형의 뜻이 되었다.[3] 본래 둘 다 씨방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不과 丕자는, 각각 꽃이 사라져 떨어진 이후 씨방만 남은 모습을, 씨방 속에 자라는 씨앗을 표시하여 점점 커가는 모습을 가리키게 되면서, 의미의 분화가 이루어졌던 것이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