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
語源
갑골문의 区자는 선반에 많은 기물(器物)이 보관되어 있는 모양이다. 본래 의미는 ‘보관하다’ 또는 ‘물건을 보관한 장소’이며, 여기에서 ‘구역’, 즉 상당한 한도의 지역이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区자는 ‘구분하다’, ‘구별하다’라는 동사로도 사용된다. 이 밖에 区는 ōu라고도 읽는데, 이것은 고대 측정기[量器]의 일종의 명칭이다.
文化
시라카와 시즈카는 區의 어원을 단순히 그릇을 쌓아둔 것이 아니라 고대의 주술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한다. 신에게 올리는 기도는 대개 감추어진[匿(닉)] 장소에서 비밀스럽게 행해졌는데, 區란 신에 대한 기도를 표시하는 축문 그릇()들을 감춰둔 특정한 장소라는 것이다. 거기서 수많은 축문들에 대해 주술 능력을 꾸짖는 가책(呵責) 행위를 하였는데, 그것이 毆(때릴 구)다. 毆의 행위는 정령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었으며, 때림으로써 주술 능력이 자극되고 고무되었다. 毆의 대상은 사람, 특히 무녀, 임산부, 부인 등 여자와 가축(짐승), 축문 그릇이었다. 그리고 그때 주문 외는 것을 謳(노래할 구)라고 하였다. 구가(謳歌)란 본래 태평세월을 노래하는 평화롭기 짝이 없는 노래가 아니었다. 신에게 기도의 실현을 요구하며 꾸짖어대는 분노의 소리였다. 그렇기에 歌(가)의 어원을 ‘호소한다[訴]’라는 뜻으로 보는 설도 있다. 歌와 謳는 바로 그 어원에 부합하는 글자들이다.[1]
區를 상형자가 아닌 형성자로 보는 설도 있다. 區의 발음기호는 匚으로 匚의 모양 때문에 ‘감추다’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으나, 사실 區는 丂(교)와 같은 글자라는 것이다. 區의 소전체를 보면 乚부분은 아래로 꼬리를 늘어뜨리고 있는 형태인데, 丂의 아랫부분을 줄이고 중간부분을 늘리면 바로 이러한 형태가 된다. 발음 또한 두 글자가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医(예)이다. 오늘날 醫(의)의 간체로 쓰이고 있는 이 글자는 구조상 匚=丂를 발음기호로, 矢(시)를 의미 요소로 해서 본래 화살을 넣는 ‘동개’ 또는 ‘과녁’을 뜻했던 것으로 보인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