去
語源
갑골문, 금문의 去자는 大와 口를 따르는데, 大는 멀리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상형한 것이고 口는 원시인이 거주하던 혈거이다. 去는 사람이 동굴에서 떠나는 것을 나타내고 그 본래 의미는 떠나는 것이다. 예를 들면 去国(본국을 떠나거나 타향으로 멀리 가다)가 있다. 이것은 없애버린다는 의미로 파생되어 예를 들면 去伪存真(위선적인 것, 표면적인 것은 버리고 진실 된 것, 본질적인 것은 보존하다)이 있다. 현재의 去자는 고대의 去자와 용법이 상반된다. 예를 들어 “我去北京”은 내가 북경을 떠난다는 것이 아니라, 북경에 도착하기 위해 간다는 의미이다.
《설문》: “去는 서로 헤어지는 것이다.” 갑골문, 금문의 去는 사람의 정면 형상이 입구, 동굴의 구멍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상형하였다. 집을 떠나서 ‘가다’라는 의미가 합해졌다. 옛날 옥새 글자는 걷는 것을 표시하는 辵을 더하여 去의 동작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소전은 갑골, 금문과 대체로 비슷하다. 다만, 아래쪽의 口는 구덩이 모양으로만 삼았다. (고문자중 口와 凵은 때때로 혼용되었다.) 凵은 또한 함정의 형태이다. 사람이 함정으로부터 도망쳐서 가는 의미일 수도 있다. 전서 (한《을영비》)에서는 고대자형을 벗어났다.
文化
고대에서 사용된 去의 의미는 현대와는 사뭇 다르다. 去자 뒤에 장소가 붙으면 현대는 그곳을 향해 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도착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고대의 去자 뒤에 장소를 붙여서 사용하면 그곳을 떠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도착지가 아닌 현재 화자가 있는 곳에 초점을 맞춰진 관념이다. 왜 고대에는 去자가 이러한 방식으로 사용되었을까. 고대에는 ‘어디로’ 간다는 것보다 ‘이곳을’ 떠난다는 의미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래도 고대 시기에는 지역 개념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이 떠나는 이유는 어딘가로 향하기 위해서서라기보다는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곳에서 떠나야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서 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떠나는 이도 이곳을 떠나서 어디로 갈지는 확실치 않았을 것이므로 이르게 될 그 어딘가가 정확히 어디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去라는 글자가 지금 있는 곳을 떠나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去가 없애다, 헤어지다는 의미로 파생되게 되는 이유도, 당시 교통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떠난 후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거의 이곳에서 없어졌다거나 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