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추계 중국 학술 답사 보고(남경/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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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추계 중국 학술 답사 보고(남경/양주)

상징의 문화 중국

임휘창

처음말

2015년도 학술 답사는 다른 어떠한 답사보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우선 여름철에 떠나기로 한 일정에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에서 전염병인 메르스가 창궐하여 일정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으로 보강기간에 어렵게 짬을 내서 중국으로 떠났는데 일정 내내 비가 와서 불편함을 가지고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학우들의 호기심은 막을 수 없었고, 특히 남경, 양주의 답사를 통해서 단순히 지역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의 일면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부족하지만 답사를 다녀오지 못했던 학우분들과 공유하고자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았습니다.

상징의 문화 중국

최근에 중국의 전승절 행사와 관련하여 국내 언론에서 집중 조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70주년의 전승절이 과연 무엇인지, 열병식이 무엇인지, 대한민국 대통령이 참여하는 것이 어떤 정치적 함의를 가지는 지와 관련하여 국내외 언론 모두가 관심을 가졌던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재작년을 생각해보면 전승절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할 수 있는 우리에게 70주년이라는 기념은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기념일을 잘 챙기는 것은 비단 중국의 문화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각종 기념일 챙기기로 달마다 기념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그 어느나라보다 ‘의미 부여’ 즉 상징의 문화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고, 일상 생활 곳곳에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이는 특히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중국인의 언어문화 특징의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예, 그럼 잠시 후 9월 18일 오후 8시 8분 8초를 기하여 골드 88빌딩 신축 기공식 테이프 커팅을 거행하겠습니다. 테이프를 잡으신 귀빈 여러분께서는 제가 부르는 하나, 둘, 셋, 신호에 맞추어 커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정글만리1, 263p

이번 답사의 장소는 남경과 양주입니다. 강남 문화, 경제 발전, 명청대 경제발전 등과 연관지어지는 이런 지역에서 낯설게 상징이라는 주제를 꺼내든 이유는 이번 답사에서 각 지역을 살펴보는 중에 많은 상징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고, 상징의 문화라는 주제로 비단 남경과 양주 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의 범위로 확장시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각 지역에 대한 이해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핵심은 오늘날 어떻게 해석하는지이기 때문에 상징과 해석의 틀에서 이러한 접근을 시도해보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답사 일정 요약

△ 중국어문화학과위키 2015년 답사 자료 참고

일정은 양주1박2일, 남경 3박4일, 총5일간의 일정이었습니다. 남경공항을 통해 입출국을 했는데, 도착해서는 바로 양주로 향해서 수서호는 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현지 사정으로 일정이 수정이 들어갔지만 계획한 장소는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수서호를 보고 나서 저녁을 해결한 후에는 동관가를 짧게 관람하고 고운하를 1시간 동안 관람했습니다. 다음날은 양주의 남은 장소들과 남경으로 넘어가는 일정을 모두 소화했기 때문에 바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이틀째에 들렸던 왕씨소원, 개원에서는 중국의 상징 문화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남경으로 돌아와서는 부자묘와 그 옆을 흐르는 친화이허를 유람하고, 옛 과거장을 살펴보면서 과거를 치루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비교적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도 단체일정으로 움직였습니다. 오전에는 명효릉과 중산릉을 살펴보고 오후에는 남은 장소들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각 장소에서 사전에 자료조사했던 평범한 내용 이외에 비교적 더 흥미롭게 들리는 구석구석의 상징적 의미를 직접 듣고, 살펴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4일째는 조별로 자유일정으로 움직였는데, 현무호를 살펴본 조도 있고, 그 외의 지역을 다녀온 조들도 있습니다. 앞의 3일 일정과는 또 다르게 직접 살펴볼 곳을 계획하고, 찾아다니면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진행된 하루였습니다.

상징의 예시

가장 첫 번째 상징의 문화로 소개할 부분은 다섯 마리의 박쥐입니다. 박쥐를 중국어로 bianfu라고 읽는데, fu가 복(福)의 발음과 같기 때문에 이를 상징적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다섯가지 복이라하면 장수, 부귀, 건강, 미덕, 천수를 누리고 죽는 것이다. 오복을 집안에 상징적으로 그려놓으면 미관상으로도 아름답지만 상징적으로도 매우 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상징은 숫자의 상징입니다. 중국인들에게 홀수와 짝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짝수가 쌍이 맞아서 길한 숫자이기도 하고, 음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왕씨소원도 역시 홀수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1과 3과 같이 홀수 줄의 방에 사람이 거주하며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다는 유교의 중용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에게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을 이해할 때 주의할 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 상징도 역시 첫 번째 상징과 같이 해음(xie yin)(諧音)을 활용한 상징이었습니다. 중국의 옛 가정집에 가운데는 자명종이 있고, 양쪽에는 병 하나와 거울이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안휘성의 홍춘이라는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양주의 왕씨소원에도 이것들이 있었습니다. 자명종은 종성(鐘聲)으로 종생(終生)의 소리와 같고, 병과 거울은 병(甁)과 경(鏡), 즉 zhong sheng ping jing 으로 상징되고 있습니다. 한 평생 평안하고자 하는 중국인의 염원을 사물로 묘사해 놓았습니다.

끝맺음말

앞에 설명드린 상징 문화의 예시는 매우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예시들이 있지만 지면과 시간상의 제약으로 다 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예시를 알지 않아도, 중국인들이 어떠한 문화 코드를 활용하고 있는지 대략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더 다양한 주제를 살펴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답사에 참여한 다른 학우분들이 주목한 주제는 또 다른 분야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나 다른 주제에도 관심이 있으신 분은 나머지 다 담지 못한 내용은 중국어문화학과 위키페이지에 모두 담겨있기 때문에 장소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그 부분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살펴본 중국의 상징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셨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