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班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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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 중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신. 최초의 거인이며 하늘을 떠받들다 죽었다.

세계가 커다란 알 속에 혼돈의 형태로 자리하고 있을 때 그 안에 잉태되었다. 자람에 따라 알이 깨고 나왔는데 그때 알 속에 있던 것들이 세상에 흩어지며 하늘과 땅이 되었다. 하지만 이때 세상은 매우 불안정해서 반고는 하늘이 자기한테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불안에 시달렸다. 그래서 하늘을 바치고 서 있게 되었는데 반고의 몸이 계속 자람에 따라 하늘도 따라 올라갔고 그렇게 해서 하늘과 땅이 서로 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1만 8천 년후 힘에 부친 반고가 쓰러져 죽고 마는데, 이때 흘린 체액은 강과 바다를 이루고 뼈와 살은 산과 들과 언덕이 되었다.

하루에 한 장(약 3.03m)씩 자랐다고 하니 일생동안 하늘과 땅의 높이를 총 19,920Km 325.95m만큼 확장시킨 인물이다.

실은 반고가 문헌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삼국지 시대의 오나라의 기록에서였다. 그 이전 시대의 중국 기록에서는 반고나 그와 비슷한 태초의 거인 계열의 신화가 전혀 없기 때문에 반고는 본래 남방 이민족의 신화를 수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반고란 이름도 이민족 신화에서 태초의 거인의 이름을 한자로 가차한 것으로, 때로는 '반'이나 '고' 혹은 같은 신화인데 이름은 전혀 다른 경우까지 있다.

도교에서는 원시천존과 동일시되는게 일반적이지만, 반고가 한줄기 빛으로 변해 태원성녀의 입으로 들어갔다가 그녀의 등뼈 사이로 나오면서 원시천존이 됐다는 일화 때문에 원시천존을 반고와 태원성녀의 아들로 해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