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사건

개요

이 사건은 1947년 2월 27일, 대만에서 국민당의 전매국 단속원이 타이베이에서 담배 암 거래상 노파를 구타하자 대만인들이 이에 항의하면서 시작되었다. 항의하는 대만인을 향해 경찰이 총을 발포하여 한명을 죽이고 다른 한명은 연행해갔다. 그 다음날 타이베이 시민들이 궐기를 하였고 다른 지역까지 퍼져 나갔다. 3월 8일 대륙으로부터 증원군이 와 대만 시민을 학살했고 그 사망자가 2~3만 명에 이르는 비극적인 사건이다.

시대적 배경

일본의 식민지배

담배 암거래 단속이라는 작은 사건이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온 것에는 당시 시대와 관련지어 봐야한다. 대만은 1895년 4월 17일, 청나라가 청일전쟁을 패한 결과로 체결된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만주, 타이완 섬과 평후 제도는 일본제국으로 할양되었다. 그렇게 일본 아래에서 50년간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픔이 있는 지역이다.

조국의 품으로

1945년 8월에 일제가 패망하자 그 해 10월 17일 국민혁명군이 대만에 상륙한다. 이렇게 대만은 바라던 중화민국,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한참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의 국공내전이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중국 정부는 대만에 정예 관료나 군인을 보낼 여유가 없었기에 일방적으로 행정단위인 성을 설치하고 천이를 이 성의 행정장관 겸 경비총사령으로 임명해 이곳을 국민 혁명군의 군사점령지역처럼 관리했다. 그 결과 대만 사람들의 요구를 전혀 반영해주지 못했으며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조국으로 돌아왔다는 기대를 처참히 짓밟아 버린다.

본성인 vs 외성인

대만 외부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다. 대만의 인구는 2천 3백만으로, 종전부터 살고 있었던 본성인과 1945년 광복 이후 중국 대륙에서 새로 이주해온 외성인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원주민도 있지만 그들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했다. 절대 다수인 본성인은 인구의 84%를 차지했지만 광복 이후에 들어온 외성인들에 의해 차별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계층 간의 극심한 분열과 대립을 하게 된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일제 식민 통치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대부분 외성인들이 차지했으며 정치 구조의 상부의 대부분도 외성인이었다. 수적으로 우세했던 본성인들은 지방정치체제에 참여하는 독특한 정치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월급에서도 외성인과 내성인의 차별을 볼 수 있다. 본성인들은 외성인의 절반에 불과한 월급을 받았는데, 이는 일제 식민시기에 본성인이 일본인 월급의 60%를 조금 넘게 받았던 것보다도 더 심한 차별이었다. 외성인과 내성인은 거주지역도 나눠졌는데 이것은 국공 내전 막바지에 국민당과 함께 타이완으로 옮겨 온 약 60만의 하층 계급 군인들이 도심 주변에 거주하게 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이렇게 그들은 중화민국 정부를 유지시킨 국민당의 절대적 지지기반이 되었다.
1949년 미국 국무부에서 나온 《중국백서》에 따르면 “정복자의 지배가 다시 시작되었다”라는 인식이 대만 사회 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사건의 발단

50년간 일제의 지배와 수탈 아래 대만은 항상 조국의 품을 그리워했다. 그리고 그렇게 원하던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들의 통치는 본토에서와 다르지 않았으며 일제의 식민통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본성인들에 대한 차별이 계속되자 주문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중화민국 정부는 계엄령을 통해 대만을 억압하고 대륙에서의 전쟁을 위한 군사지기처럼 이용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었고 중국 정부에 대한 실망 또한 커져갔다.
그러던 와중에 1947년 2월 27일, 타이베이시 위엔환 빌딩 안의 복도에서 정부의 전배 독점품인 담배를 노점에서 팔던 린턍마이라는 여인이 허가 없이 노점을 벌였다는 이유로 담배주류공사의 직원과 경찰에 의해 단속되었다. 탈세를 빌미로 담배주류공사의 단속반원이 여인을 상대로 총신으로 머리를 때리는 심한 구타를 가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과격한 단속 형태에 항의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항의하는 군중을 향해 총을 발포하여 학생 한명이 사망하자 사태는 눈 덩어리처럼 불어났다.

사건의 경과

1947년 2월 28일, 학생의 사망소식을 들은 대만 군중들은 이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을 주장하며 중화민국 경찰과 군부대 본부를 에워싼 채 시위를 집행한다. 그러나 천이는 시민들의 주장을 받아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시위를 빌미로 타이베이시에 임시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에 시민들은 더욱 더 분노하여 경찰을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천이의 집무처로 밀려든 시위대를 향해 군이 기관총을 발포해 많은 사상자를 낸다. 시위는 타이베이 시내에서 확대 되었고 방송국을 점령해 대만 전 주민이 궐기할 것을 외친다. 2월 28일 당일에는 타이베이시 전역에서 파업과 데모대의 시위가 만연했고, 3월 1일 이후 시위는 대만 전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민중들의 폭발로 대만의 지식인들은 각지에 ‘2.28 처리위원회’를 구성하여 담배 전매 폐지와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요구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한다. 타이베이시에서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당일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담배 단속 살인사건 조사위원회’를 조직한다. 그리고 천이는 방송을 통해 다음 4개 사항을 공표한다. 첫째, 계엄은 즉시 해제한다. 둘째, 체포된 시민은 석방한다. 셋째, 군인과 경찰의 발포를 금한다. 넷째, 참의원에서 대표를 추천하여 정부 관리와 같이 공동으로 처리 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번 폭동 문제를 처리토록 한다.
문제가 된 군사와 경찰을 대신하여 학생과 청년들로 조직된 치안 봉사대가 치안을 유지하고 처리위원회의 공정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태는 진정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처리위원회에 대한 대만 주민들의 지지가 확대되자 2.28 사건에 대한 수습을 넘어 근본적인 정치 개혁을 요구하면서 이를 대만 자치와 인권보장을 요구하는 ‘32개조 요구’로 구체화시켰다.

진압과 학살

천이는 대만 내의 병력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장제스에게 대륙에 있는 국민혁명군의 증원군을 요청했다. 국민혁명군의 증원군이 도착한 1947년 3월 8일부터 타이완에서는 대대적인 유혈진압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본성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본성인 출신 지식인과 2.28 사건을 수습하고자 모였던 주민 대표자들 상당수가 살해, 체포 또는 실종되었고 일부는 도망치기도 했다. 10여간 지속되었던 진압은 대대적인 학살로 이어졌고 약 3만 명의 본성인들이 살해, 실종 되었다. 대만에 온 국민당의 경찰과 계엄군은 본성인에 대한 무차별적 학살과 약탈을 자행했고 이것은 국방부장 바아충시가 대만에 도착하여 조율을 하고 나서야 진정되었다. 이 학살로 대만 전체가 초토화되었고 장제스는 ‘2.28 사건 처리 위원회’ 인사들을 체포하여 상당수를 처형했다.

관련 영화

관련 영화로는 1989년 허우샤오셴 감독의 비정성시가 있다. 이 영화는 2.28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비극적인 가족사를 통하여 그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

참고 서적

김영신,『대만의 역사』,200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