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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과 금문의 尸자는 모두 고개를 젖히고 누워 있는 한 사람의 옆모습이다. 본래 뜻은 시체, 즉 사람이 죽은 후의 신체이다. 그래서 소전과 해서의 尸자는 모두 尸아래에 死자를 더하여 뜻을 표현하였다. 옛날 제사를 지낼 때는 누군가 죽은 사람을 대신해 제사를 받았다. 죽은 사람의 신령을 상징하는 사람을 ‘尸’라 불렀으며 일반적으로 신하나 죽은 이의 손아랫사람이 이 역할을 맡았다. 후세의 제사 때는 위패나 초상화가 이를 대신하여 더 이상 尸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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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주검 시.png|500픽셀|오른쪽]]갑골문과 금문의 尸자는 모두 고개를 젖히고 누워 있는 한 사람의 옆모습이다. 본래 뜻은 시체, 즉 사람이 죽은 후의 신체이다. 그래서 소전과 해서의 尸자는 모두 尸아래에 死자를 더하여 뜻을 표현하였다. 옛날 제사를 지낼 때는 누군가 죽은 사람을 대신해 제사를 받았다. 죽은 사람의 신령을 상징하는 사람을 ‘尸’라 불렀으며 일반적으로 신하나 죽은 이의 손아랫사람이 이 역할을 맡았다. 후세의 제사 때는 위패나 초상화가 이를 대신하여 더 이상 尸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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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9일 (월) 23:07 기준 최신판

語源

주검 시.png

갑골문과 금문의 尸자는 모두 고개를 젖히고 누워 있는 한 사람의 옆모습이다. 본래 뜻은 시체, 즉 사람이 죽은 후의 신체이다. 그래서 소전과 해서의 尸자는 모두 尸아래에 死자를 더하여 뜻을 표현하였다. 옛날 제사를 지낼 때는 누군가 죽은 사람을 대신해 제사를 받았다. 죽은 사람의 신령을 상징하는 사람을 ‘尸’라 불렀으며 일반적으로 신하나 죽은 이의 손아랫사람이 이 역할을 맡았다. 후세의 제사 때는 위패나 초상화가 이를 대신하여 더 이상 尸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文化

고대인도 죽음을 슬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죽음을 운명으로 달게 받아들이는 일종의 체관(諦觀)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상징주의자들이었던 고대인들은 의외로 尸(주검 시)나 死(죽을 사)라는 글자를 특별히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서주시대의 금문에 보면 관직을 임명하는 조정의 예식 때 관직에 취임하는 것을 “시(尸: 맡아봄)하라.”라든가 “가가(死司: 맡아봄)하라.”와 같은 말로 표현했다. 尸나 死같은 글자를 기피하지 않고 사용한 것이다.

尸는 사람이 옆으로 누워 있는 형태로, 곧 屍(주검 시)와 같은 글자다. 屋(집 옥)은 尸를 구성 부분으로 지닌다. 지금까지는 흔히, 가실(家室)은 사람이 머물러야 할 곳이어서 室의 아랫부분 至는 머무른다는 뜻이라고 풀이해왔다. 하지만 屋은 시체를 두는 곳이지 않으면 안 된다. 至는 화살이 이르는 곳이다. 室, 屋, 臺 등의 글자들은 모두 至를 형태소[1]로 하되 글자의 음은 모두 다르다. 즉 그 글자들은 至를 구성요소로 하는 형성자가 아니라 회의자들이다. 고대에는 땅을 점복으로 가릴 때 화살을 사용했다. 화살을 쏴서 그것이 떨어진 곳을 선택하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室은 조상 신령을 제사지내는 곳이고, 臺는 신명(神明)을 제사지내는 곳이었다. 그렇다면 屋은 시체를 두는 곳이지 않으면 안 된다.[2]

尸자를 주검 尸로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글자는 ‘엉덩이를 땅바닥에 대지 않은 채 쪼그리고 앉은 사람’의 상형임을 갑골문을 통해 알 수 있다. 빈둥대며 월급만 축내는 사람을 빗대어 ‘시위소찬尸位素餐’이라 말할 때의 尸는 ‘살아있는 사람’인 것이다. 중국 고대의 어느 한 시절, 제사를 지낼 때 죽은 이의 손자를 신주神主 대신 제사상 가운데 앉혀놓고 그를 향해 절을 했는데 그가 尸이며 그의 자리가 시위尸位이다. 조부의 尸가 되어야 하는 아들은 아버지의 尸가 될 수 없었고, 손자가 없으면 친족 중의 손자 항렬 가운데서 가급적 닮은 자를 뽑아 尸로 삼았다. [3]

  1. 형태소: 표음문자에서 음을 나타내는 요소를 음소(音素)라고 하듯이, 표의문자에서 뜻을 나타내는 부분을 형체소라고 부를 수 있다. 형체소에는 음계를 이루는 경우와, 음에 꼭 관여하지는 않는 경우가 있다.
  2. 한자, 백 가지 이야기, 시라카와 시즈카, 황소자리, p.134
  3. 한자의 뿌리, 김언종, 문학동네, p.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