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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까마귀 오.png

금문의 烏는 입을 하늘로 향하고 있는 눈동자 없는 새의 모양을 상형한 것으로, 까마귀를 가리킨다. 까마귀가 밤에 우는 것을 좋아하여 입을 두드러지게 그렸다. 또 까마귀의 온 몸은 까만색인데 눈동자도 까맣기 때문에 그 눈을 잘 알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금문의 烏는 눈동자가 없는 모습인 것이다. 烏는 '검은색'의 별칭이기도 하다.

文化

생김새만으로 부정적인 상징이 부여되는 동물이 있으니, 까마귀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전신이 검은색인 이 새는 예부터 불길한 기운을 가진 악조(惡鳥)로 간주되어 왔다.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라는 말도 악조로써의 까마귀의 관념이 들어간 말이다. 현대에도 까마귀는 여전히 별다른 이유 없이 오직 그 외모만으로 불길한 새로 여겨지고 있으니, 까마귀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까마귀가 밭의 농작물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죽은 까마귀의 꼬리를 묶어서 밭 주변에 매달아 놓곤 했다. 금문의 烏를 보면 그 꼬리부분이 무언가에 묶인 듯이 힘없이 늘어져 있는 모양이다.[1] 농작물을 파먹은 새가 까마귀만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이미 까마귀는 글자의 상형에서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까마귀에게 늘 부정적인 상징이 부여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반포지효(反哺之孝), 반포보은(反哺報恩)이라는 잘 알려진 사자성어들이 있다. 이는 까마귀의 효성을 가리키는 말인데 여기서 반(反)은 ‘되돌린다’의 의미, 포(哺)는 ‘먹는다’의 의미로 반포는 ‘받아먹은 것을 되돌려 갚는다’라는 뜻이다. 이는 실제로 까마귀가 먹이를 잡아다 자신의 부모에게 먹이는 생태적 사실을 근거로 생긴 말이다.[2] 이렇듯 까마귀는 ‘불길한 새’라는 부정적 상징과 ‘효도하는 새’라는 긍정적 상징을 동시에 갖고 있는 새이다. 조선 후기 시인 박효관이 쓴 <교훈가敎訓歌>의 시구에서 까마귀를 바라보는 인간의 두 가지 시선을 살펴 볼 수 있다.


그 누가 까마귀를 검고 흉하다 했는가

반포보은이 이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슬퍼하노라

  1. 시라카와 시즈카, 『漢子, 백 가지 이야기』, 황소자리, 2005, pp.207-208
  2. 정민 외,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1권』, 휴머니스트, 2004, pp.2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