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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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를 걷다

꼭꼭 씹어 먹는 샨시(山西)성 이야기

양소진 이은비 이준원


서론

이 보고서는 두 가지 소기의 목적을 위해 기술되었다. 한 가지는 한국인이 왜 샨시(山西)성을 관광지로 생각하지 않는지, 그렇다면 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관광지의 공통 특징은 무엇이며 샨시(山西)성은 어떤 요소가 결여되어 있는 지이다. 또한 더 나아가 본 보고서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의 대표적 상인 유형 중 하나인 ‘진상(晉商)’과 더불어 관공신앙(關公信仰), 샨시(山西)성의 명소를 토대로 전체 여행이 하나의 큰 “이야기 얼개”로 귀결되는 테마여행을 구성하여 샨시(山西)성에 한국인 관광객을 다수 유치하는 것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 “이야기”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것이 부모님의 무릎에 누워 들은 것이든, 동화책을 읽은 것이든, 어떤 것이 되었든지 간에 그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비추어보고 상상해보고 즐거웠던 기억은 어른이 된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다. 현대인에게 그 추억은 일종의 “쉼”이다. 그리고 이 “쉼”이라는 것은, 현대인이 생각하는 “여행”의 개념과도 일치가 된다. 중심이 되는 화제인 ‘이야기’가 현대를 살아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많이 의지하는 부분인 만큼,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여행보다도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고, 편안하게, 그러나 유익하게 다녀올 수 있을만한 여행 콘텐츠가 되리라 사료된다.

먼저, 샨시(山西)성에의 현 관광실태를 대한민국에서 샨시(山西)성으로 뜨는 항공편 분석을 통해 알아볼 것이다. 이후 사전 설문조사 표본분석을 통해 샨시(山西)성이 어떤 부분에서 관광지로서의 요소가 결여되어있는지를 분석하여 최종적으로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제시까지 순차적으로 기술할 것이다.


본론

現대한민국, 샨시(山西)성으로 얼마나 떠나는가

국적사 국적사 + 외항사 외항사
지역 구이린, 시안, 웨이하이, 충칭 광저우, 난징, 따롄, 무단지앙, 베이징, 상하이, 청두, 선전, 선양, 지난, 톈진, 칭다오, 옌지, 샤먼, 하얼빈, 옌타이, 항저우, 쿤밍, 창사, 장춘, 우한, 정저우 허페이, 싼야
<한국발 중국행 비행기 노선현황>



2010년 통계청의 "국제항공주요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발 샨시(山西)성 행 비행기는 국내, 국외 항공사 모두를 통틀어 단 한편도 편성되지 못했다. 다만 샨시(山西)성과 거리상으로 인접한 “정주”로 떠나는 항공편만이 일부 존재했을 뿐이다. 항공편의 경우 공급량이 곧 수요량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한국인들에 있어 샨시(山西)성은 직항 항공편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비인기지역이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왜 샨시(山西)성을 기피하는 것일까? 샨시(山西)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당해 지역이 홍보면에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샨시(山西)성은 기피의 대상일까 홍보 역량이 부족했던 것일까. “옵티미스트(Optimist)” 팀은 이에 대해 교내 불특정 다수의 학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았다.

샨시(山西)성이 인기 없는 이유

옵티미스트(Optimist) 팀(이하 ‘본 팀’)은 도대체 샨시(山西)성이 왜 한국인에게 인기가 없는지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반대로 “한국인이 선호하는 관광지의 대표적 예는 무엇이며, 그 곳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조사하고, 과연 샨시(山西)성이 어떤 부분에서 어떠한 관광요소가 결핍되어 있는지 그 이유를 밝히고자 했다. 또한 그에 앞서, 위에서 발제 했듯이 “샨시(山西)성이 기피의 대상인지, 홍보력 부족 때문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를 느끼고 6번 문항으로 이에 대해 물었다. 이제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분석해보도록 한다.

샨시(山西)성은 기피의 대상인가, 홍보 역량이 부족한 곳인가?

설문지의 6번 문항인 “샨시(山西)성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에 대해 ‘예, 아니오’로 대답하게 되어 있다. 총 250명의 학우 중, 샨시(山西)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 학우는 51명(20%), 모르는 학우는 199명(80%)으로 샨시(山西)성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가히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람들이 샨시(山西)성을 기피하는지 아닌지를 논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의 표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표본을 낸다면 그 객관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적은, 단 20퍼센트의 학우들만이 샨시(山西)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 결과는 사람들이 샨시(山西)성을 “싫어한다”가 아닌, “아예 모르고 있다” 내지는 “홍보의 절대적인 부족이다”로 해석해야 옳다.
홍보는 기본적으로 ‘랜드마크’와 같은, 대표할만한 특징이 있어야 원활히 이루어지며 그 효과도 배가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홍보력 부족은 곧 특징의 부재(不在)로 직결된다. 본 팀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샨시(山西)성의 특징이 될 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으며, 그것은 베이징의 만리장성, 상하이의 동방명주와 같은 물리적 장소, 즉 ‘하드웨어’가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관광행태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으로 그 선호가 변모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콘텐츠를 정하기에 앞서, 도대체 한국인은 어떠한 관광요소에 흥미를 보이는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 구미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관광지는 어떠한가?

중국에 가 본 경험을 묻는 설문지의 1번 문항에서 “중국을 이미 가 보았다”고 답한 72명은 그 방문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제시한다. 학교 등 단체여행(38%), 꼭 보고 싶은 명소가 있어서(31%), 가격이 저렴해서(15%).
학창시절 단체여행의 경우, 가계사정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전체 비용 면이 적지 않게 고려된다. 또한 그 나라를 가장 대외적으로 잘 대표하는 곳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가령 이를 테면 수도와 같은. 아니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큰” 등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 곳들이다. 해외여행이라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은 데다, 아무리 비용을 고려해도 국내보다는 훨씬 비싼 투입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해외여행’이 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더욱 심각히 고려된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와 많은 명소로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베이징과 같이 유명한 도시에 다녀온 사람이 대부인 것을 보았을 때, 위에서 제시한 방문 이유 상위 세가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고 보아도 무관하다.
또한 가보았든, 가보지 않았든 전체 설문대상자들은 향후 가보고 싶은 중국여행지로 베이징(38%), 상하이(34%), 청도(9%)를 꼽았다.
선택한 이유로는 “꼭 보고 싶은 명소가 있었기 때문에”가 40%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쾌적한 곳으로 여행하고 싶어서”가 이었다(19%). 여기서 “지역 이름을 대면 바로 떠오르는 랜드마크”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반증되는 셈이며, 더불어 여행이라는 것이 한국인에게 주는 의의는 ‘쉴 수 있는 시간’이 적지 않은 중요성을 차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7번 문항에서 학술적 여행을 간다면 어떻겠느냐? 는 물음에, 가지 않겠다고 응답한 표본들의 대부분이 제시한 이유는 “여행은 여행답게 쉬러 가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쾌적한 곳에서, 쉼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한국인이 추구하는 가장 보편적인 여행의 의미다.

샨시(山西)성은 어떠한 부분이 결핍되었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자, 이것이 본론이다. 몇 가지 질문으로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샨시(山西)성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없다.
둘째, 샨시(山西)성이 투입대비 산출이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을까? 아니다. 항공편도 보편적이지 않아 그 가격도 상당하고, 나 OOO다녀왔어 라고 이야기해도 주변사람들이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셋째, 샨시(山西)성은 쾌적한 이미지인가? 전혀 아니다, 내지는 아예 모르겠다. 

베이징에는 만리장성, 상하이에는 동방명주, 청도는 맥주 등 대체로 한국인이 잘 알고 있는 중국의 성은 각각 자신들을 대표할만한 랜드마크를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특정 명소, 명물 등 형태를 갖춘)적으로 충분히 홍보가 잘 되어있고, 세계 최대 혹은 최고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인에게 충분히 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샨시(山西)성”이라 하면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 심지어 그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도 적지 않다. 본 팀은 샨시(山西)성의 “특화된 아이템 결여”라는 문제점에 대해 “소프트웨어적 아이템”으로 그 해결안을 제시한다. 정형화된 관광코스가 한때 인기를 끌었다면, 현재는 자신이 설계하여 직접 떠나는 자유여행이나, 특정 목적의식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테마여행’이 급격히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아이템이 바로 ‘이야기’ 라는 인문학적 아이콘이다.
본 팀의 구체적 관광코스를 기술하기 전에, 먼저 ‘샨시(山西)성’이란 어떤 곳이며 어떠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언급하도록 하자.

要看中国的现代去上海,要看中国近代500年北京,要看中国的故事去山西。
(중국에는 중국의 현대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고, 중국의 근대 오백년을 보려면 베이징으로 가고, 중국 오천년의 역사를 보려면 산서로 가야한다)

샨시(山西)성에 대한 유명한 구절이다.
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샨시(山西)성은 중국의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많은 유적과 유물의 보고이다. 이러한 샨시(山西)성의 장점을 한껏 부각시키고, 위의 설문지 결과에서 볼 수 있었던 한국인 이 바라는 여행의 ‘목적’을 살리자는 목표를 동시에 고려하여 본 팀은 최종적으로 그 대안을 “이야기”라는 형태로 귀결지었다. 샨시(山西)성은 수많은 이야기가 녹아 들어있는 곳이다. 그것이 “관우” 이든 “진상” 이든, 고사성어이든 종교이든, 하다못해 폭포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를 보더라도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자 여기는 중국에서 제일 오래된 온천입니다.” 와 같은, 완전히 하드웨어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관광은 서서히 그 열기를 상실하고 있다. 장소와 장소만 왔다 갔다 하는 그 피곤함에 여행자들은 이제 염증을 토로한다. ‘이야기’라는 큰 테마의 줄기는 모든 관광지를 유기적으로 얽어나가며, 여행자 본인의 생각을 그 공백 사이사이에 메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여행이 가지는 “쉼”의 의미, “일상 속에서 할 틈이 없었던, 자기성찰 시간”등을 충분히 반영한 콘텐츠가 될 거라 자신한다.
이야기는 크게 세 갈래의 테마로 구성된다. 관우, 진상, 한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얼개는 모두 샨시(山西)성의 대표하는 이야깃거리일 뿐만 아니라 마케팅 대상인 한국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주제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일례로, 관우가 등장하는 삼국지는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이며,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삼국지를 재조명하는 책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각광받을 만큼 삼국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삼국지에 등장한 명소들을 따라 여행하는, ‘삼국지 테마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사실도, 삼국지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을 반증하는 요소라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테마인 한식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다. 한식은 한국에도 존재하는 명절로, 한국인들과 무관하지 않은 단어이다. 게다가 한식의 고사에 등장한 몐산(綿山)은 단순히 고사의 무대일 뿐만 아니라 도교와 불교를 총망라한 유적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한국인의 문화에 뿌리 깊은 연관성을 가진 이들 종교는 한국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또 하나의 요소이다.
이 밖의 여행 코스에 대한 더욱 자세한 설명은 별첨된 ‘샨시(山西)성 여행 브로셔’를 참조하길 바란다.


결론

본 팀이 시행한 설문조사의 결과에서, 샨시(山西)성에 대한 설문조사 대상자들의 인지도는 20%로 5명 중 4명에게는 샨시(山西)성은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장소이다.
누구도 자신이 모르는 것을 좋아할 수는 없다. 이야기를 알면 그 장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이해할수록 호감이 생기며, 호감이 쌓이면 채택하게 된다. 기억의 처리수준(Elaboration likelihood) 모형에 따르면 사전적인 정의를 암기하는 것보다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한 의미 중심으로 사건을 처리할수록 기억의 흔적이 깊게 남아 오랜 동안 기억이 유지된다고 한다. 우리도 여행지에 가면 단순히 경관을 감상할 때보다 “여기가 역사책에 나왔던 곳” 하며 그 장소나 여행지와 관련된 의미나 개인적 추억을 곁들일 때 더욱 오래 기억되며, 보다 호의적인 인상을 가지게 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대상의 속성뿐 아니라 대상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과 함께 개인적 의미를 함께 공유하게 되는데, 이것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스토리텔링은 교육학, 광고, 마케팅, 사회학 등 이미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풍광, 풍속, 사적 등을 유람하는 일인 관광의 특성상 스토리텔링은 더더욱 중요하다. 특히 샨시(山西)성은 ‘要看中国的故事去山西。(중국의 고사를 보려면 샨시(山西)성으로 가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어 매우 적합하다. 이는 한국인 기존의 기념사진 촬영 위주의 여행에서 탈피해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존과 차별된 관광 상품을 통해 샨시(山西)성에 대한 여행의 활성화가 기대되며, 샨시(山西)성의 명소를 알리고 샨시(山西)성의 관광산업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진정한 ‘쉼’을 맛보고 싶다면, 자아 성찰에 구미가 당긴다면, 그런 당신에게 이 여행을 자신 있게 권한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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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들풀野草』, <총명한 사람과 바보, 종 聪明人和傻子和奴才>, http://www.my285.com/xdwx/luxun/yecao/2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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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하(2006), <아Q정전:일종의 광인으로서의 세인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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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한(2008), 『광고 속의 중국어』, 서울 : 학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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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2011), <해음현상을 통해 본 중국어 브랜드 네이밍 기법연구>
이현경(2009), <중국어 브랜드의 음운론적 분석>
최흠흠(2011),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브랜드 네이밍에 관한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