冠
語源
소전의 冠자를 보면 윗부분은 모자의 형상, 아랫부분은 人과 寸을 의미한다. 사람이 손으로 모자를 쓰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冠의 본래 의미는 '모자를 착용하다'이다. 또한 모자는 사람의 윗부분에 있기 때문에 冠에서 '여러 사람들 중 뛰어나다'는 의미가 파생되었고, 관군(冠军, 우승자)에서 처럼 최초, 일등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文化
관(冠)은 덮을 멱(冖)과 으뜸 원(元), 마디 촌(寸)으로 구성되어 손[寸]으로 사람이 머리[元]에다 무엇을 씌우고[冖]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서부터 머리에 쓰는 것의 총칭인 ‘갓’이나 ‘관’이라는 뜻과 함께 다시 ‘으뜸’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1]
시라카와 시즈카에 따르면 고대 사회에서는 성인식을 관(冠) 또는 원복(元服)이라고 했다. 고대 씨족의 생활은 조상을 위한 사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태어난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의례와 양육한 다음 자(字)를 짓는 의례, 원복(元服)[2]의 의례가 모두 사당 앞에서 행하여졌다. 관은 사당에서 상투를 트는 결발식(結髮式)을 거행한다는 의미로 남자의 성인식을 의미하며, 여자의 성인식은 별도로 계(笄)라고 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남자는 20세, 여자는 15세 전후에 성인식을 거행했는데, 상투를 틀거나 비녀를 꽂게 되었을 때 비로소 어엿한 가족 구성원의 일원이자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이 부여되었다. 한 번 상투를 틀면 공적인 자리에서는 함부로 갓을 벗을 수도 없었다. 두보(杜甫)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는 당시 초성을 잘 써 초성(草聲)이라 불렸던 장욱(張旭, 당 현종 때의 서예가)이 세 잔 술에 취해 왕공 앞에서 때때로 맨머리를 드러내는 취태를 보인 일화를 노래하기도 했다. 한나라와 육조시대의 선비들은 머리를 틀어 올리고 관을 썼으며, 허리에는 검을 찼다.[3]
또한 冠은 完(완)과 寸(촌)을 구성요소로 하는 문자이다. 完은 元(원)을 성부로 하는 문자라고 하는데, 元은 원수(元首)이고 머리의 의미를 지닌다. 冠의 자형은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해주는 모양인 것이다. 冠은 『설문해자』에서 "끈이다. 머리카락을 묶는 것이다. 변면(弁冕)의 총칭이다."라고 하는데, 원복의 의례를 마친 다음에 冠을 사용하기 때문에 나중에 冠에서 원복의 뜻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4]
冠이 들어간 용어로는 관례(冠禮), 관자(冠子), 약관(弱冠), 괘관(掛冠), 관개(冠蓋), 탄관(彈冠) 등이 있다. 관례(冠禮)는 성인식을 뜻하며, 관자(冠子)는 성인을, 약관(弱冠)은 스무 살 전후의 청년기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괘관(掛冠)은 관직을 그만두는 것, 즉 관직을 사직하는 것을 말한다. 괘(掛)의 의미는 걸어 두다는 뜻으로, 관을 쓰지 않는다는 데서 사직하다는 의미가 나왔다. 탄관(彈冠)은 관의 먼지를 턴다는 뜻으로 취임하여 관직에 오르는 것을 말하는데, 탄관상경(彈冠相慶)이라는 고사성어에서 유래되었다. 또 고대에는 관리의 수레 위에 덮개[蓋]가 있었는데, 이후 시에서 관개(冠蓋)라는 표현은 높은 직책을 맡은 관리와 귀인을 가리키게 되었다.[5]
[탄관상경(彈冠相慶)의 고사]
서한(西漢) 시기 왕길(王吉)과 공우(貢禹)는 친구였다. 안면만을 익힌 친구가 아니라 뜻과 그 지향이 일치하는 사이였다. 두 사람은 한나라 선제(宣帝) 때 함께 면직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러나 원제(元帝) 때 이르러 왕길이 먼저 복직되었다. 그의 복직 소식을 듣고 자신도 곧 관직에 돌아갈 것을 기대한 공우는 자신의 관모를 꺼내 그 속에 끼인 먼지를 털어 내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실제 『한서(漢書)』에는 그 둘에 관해 “왕길이 관직에 오르니 공우는 모자의 먼지를 털어냈다”는 말이 나돌았다고 적혀 있다. 한 친구가 좋은 관직에 올라 다른 한 친구를 이끌어준다는 게 원래 고사에 대한 뜻풀이다. 이 말은 다시 “모자의 먼지를 털어 내면서 서로 축하한다(彈冠相慶)”라는 성어로 자리 잡는다. 상대를 이끌어주는 친구 사이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관료 사회의 어두운 정실 거래를 비꼬는 말이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관료의 거래 속에서 그들이 서로를 축하하며 낄낄대는 장면이 떠올려지는 폄의(貶義)적 단어다.
탄관이라는 말에 ‘옷을 털어내다’라는 뜻의 진의(振衣), 진금(振襟)이 붙거나, 관직을 상징하는 직인(職印)을 맬 끈을 미리 챙긴다고 해서 결수(結綬)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모두 관료 사회의 부적절함을 일컫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