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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둔할 로.png

갑골문과 금문의 魯는 魚와 口의 회의 글자로 물고기가 그릇에 올려져있는 모양이다. 물고기를 요리하여 보기 좋게 담아 놓은 요리를 가리킨다. 口는 훗날 曰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입 위에 추상적인 부호인 가로획 하나를 그려놓은 것으로 입맛을 나타낸다. 그래서 鲁는 물고기의 훌륭한 맛을 뜻을 가지게 되었고, 여기에서 '훌륭한','아름다운'이라는 뜻이 파생되었다.[1] 후에 鲁는 차용되어 ‘거칠고 경솔하다’, ‘둔하다고 굼뜨다'라는 의미를 가리키게 되었다. ‘아름다움(嘉)’을 지칭하는 원래의 뜻은 오히려 덜 알려져 있다.

魯의 어원을 다르게 설명하는 견해도 존재한다. 魯의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물고기가 입을 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후의 금문과 소전체에서는 물고기가 말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물고기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물고기가 한 말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의미한다. 여기서 어리석고 몰상식하다, 우둔하다라는 새로운 뜻이 파생되었다. 『석명』에서는 현대 한자 魯는 魚와 日가 합쳐져서 쓰이는데, 여기에서 태양 아래의 말린 물고기라는 오해가 생겨나게 되었기 때문에 日를 曰로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2]

文化

육선(六膳)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고대인들이 즐겨먹은 여섯 가지 요리를 이르는 말로, 소(牛), 양(羊), 돼지(豕), 개(犬), 거위(기러기 雁), 그리고 어류(魚)가 그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생선요리를 먹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궁중에서 베푼 융숭한 연회에서 술과 함께 어류는 빠지지 않고 대접되는 요리였다. 생선요리의 특별한 지위는 기록으로도 남아있다. <시경>의 <소아·어려>편에는 ‘魚麗于罶(어려우류-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다.)’라는 문구가 계속해서 반복되어 나타나고, <소아·남유가어>편에는 ‘南有嘉魚 烝然罩罩 君子有酒 嘉賓式燕以樂(남녘에는 좋은 물고기들 수없이 몰려든다. 군자가 술이 있으니 반가운 손님 맞아 잔치하며 즐기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맹자(孟子)>에서도 “물고기는 내가 좋아한 것이지만, 곰 발바닥도 내 또한 좋아한 것이지.”라고 하여 물고기와 진귀한 식품을 나란히 말하고 있다.[3] 전국시대의 유명한 일화로 맹상군(孟嘗君)과 풍환(馮諼)의 이야기가 있는데, 풍훤이 자신을 대접하는 밥상에 생선요리가 없자 큰소리로 “밥상에 생선이 없구나!(食無魚)”라고 하며 자신을 귀빈 대접 할 것을 맹상군에게 요구했다고 한다.[4] 요리와 관련한 또다른 한자로 (신선할 선)이 있는데, 이는 물고기와 양, 즉 맛이 뛰어나고 신선한 양고기와 생선요리라는 개념에서 만들어진 글자이다.[5]

하지만 선진문헌에서는 물고기가 때때로 고귀한 음식으로 간주되지 않아서, 소나 양 또는 돼지 등의 고기보다 가치가 떨어졌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국어』에서는 "선비는 구운 생선을 먹고, 소나 양 또는 돼지의 희생으로 제사지내며, 서민은 채소를 먹고 물고기로 제사지낸다"라고 하였으며,『예기』에서는 선비 계층 이상의 사람들은 등급에 따라 각각 소, 양, 돼지, 개를 가지고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다. 아마 나라 이전에는 시장에서 짐승의 고기를 판매하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았으며, 몸집이 큰 가축일수록 도살하는데 시간이나 돈이 많이 들었으므로 중요한 일이 아니면 도살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에 물고기는 작으며 값도 싸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6]

魯라는 글자는 원래의 의미보다는 공자의 나라인 노(魯)나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여색을 밝히는 남자라는 뜻의 魯男子는 노나라의 한 독신 남자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이고, 魯叟는 노나라의 장로, 즉 공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산동성(山東省) 남쪽에 위치한 노나라는 해변과 가까워 맛있는 물고기가 많았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맛 좋은 생선요리를 가리키는 魯로 그 나라이름을 대신한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하다.[7]

주석

  1. 하영삼, 『연상한자』, 예담차이나, 2004, p.267.
  2. 廖文豪, 『汉字树 4』, 甘肅人民美術出版社, 2015.
  3. 이돈주, 『한자·한어의 창으로 보는 중국 고대문화』, 태학사, 2006, pp.152-153
  4. 왕닝 외, 『「설문해자」와 중국 고대문화』, 학고방, 2010, p.219
  5. 하영삼, 『문화로 읽는 한자』, 동방미디어, 1997, p.240
  6. 김경희, 중국고대사회 - 문자학과 고고학적 해석에 입각하여, 지식산업사, 1993, p.55.
  7. 하영삼, 『문화로 읽는 한자』, 동방미디어, 1997, p.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