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화
개념
인류학자 기어츠는 인구가 조밀한 인도네시아 자바의 벼농사 지대에서 농민들이 조금이라도 수확량을 늘리려고 한계생산성 체감에도 불구하고 논에 대한 노동력 투입을 늘리는 현상을 보고 involution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다. 이를 우리는 '과밀화' 혹은 '내향적 개발'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과밀화로 칭한다. 하지만 과밀화는 단순하게 사전적 의미로서의 '인구 등이 지나치게 집약되어 있다'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말려들어가는' 내향적 개발 개념이다. 황쫑즈는 이후 중국의 근대 경제를 분석할 때 이 개념을 다시 사용하며 중국의 '발전없는 성장'을 주장하였다. 페어뱅크는 『신중국사』에서 질적 발전이 동방되지 않는 양적인 성장을 가리키기도 한다.
황쫑즈는 역사적으로 토지에 비해 인구가 과다했던 중국에서는 작물재배 뿐만 아니라 수공업 상품 생산까지 포괄하는 농촌 경제 전바에 걸쳐 과밀화 현상이 일어났다고 본다.
부역을 줄이고 세금을 낮추는 청 왕조의 정책과 단위 토지 당 생산량의 증가는 인구의 증가를 야기했다. 하지만 이로인해 중국의 경제 시스템 내에는 대량의 잉여 노동력이 존재하게되고, 토지는 세분화되어 수많은 분산된 땅으로 나누어 지게 된다. 넘쳐나는 잉여 노동력은 유한한 토지에 계속해서 투입되었고 그 결과 인구압력에 의한 단위 노동당 수확 체감 현상(어떤 일정한 농지에서 작업하는 노동자의 수가 증가할 수록 1인당 수확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과밀화는 단위 토지당 절대 생산량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반대를 의미하기에 일정 토지 이상을 가진 농가는 과밀화된 경영 방식을 통해 총생산량을 제고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수입은 제고되지만 일일 평균 노동 보상은 감소하게되는, 이른바 발전이없는 (총생산량의) 성장이 일어난다. 황쫑즈는 이 과밀화 현상 때문에 중국이 단위 노동당 자본의 투입을 증가시켜 노동생산성을 제고하는 서구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대분기의 과정, 즉 서구와 중국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이것이라고 본다.
몇몇 책에서는 내권內卷화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에서는 인볼루션을 총생산량과 토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증가하나 노동력의 단위 당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질적 발전이 없는 양적 성장으로 나타낸다. 이 책은 과밀화와 내권화를 조금 구별하는데, 내권화과 노동 투입 대비 산출로 계산되는 노동 생산성의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과밀화는 노동 투입의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토지와 같은 여타 생산요소에 비해 노동을 과도하게 밀집투자하는 현상을 가르킨다.[1]
참고
존.k,페어뱅크, 『신중국사』
잉씽 지음, 장영석 옮김, 『중국 사회』
황쭝즈 지음,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
- ↑ 황쭝즈 지음,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