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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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퇴(馬王堆)란 ‘마왕(馬王)의 무덤(塚)’이라는 뜻으로, 10세기 중반 그곳을 다스렸던 마은(馬殷)의 무덤이라고 전해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호남성(湖南省) 장사시(長沙市) 동쪽 교외에 위치하며, 총 3개의 묘로 구성되어 있다.

발굴 및 조사

1971년 말 인근에서 진행하던 병원 건설 공사가 무덤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을 계기로 호남성박물관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했다. 1972년 1월부터 4월 1호묘 발굴을 시작으로 이듬해 1973년 11월부터 12월 사이에 1호묘 남쪽에 인접한 3호묘를, 1973년 12월부터 1974년 1월에는 서쪽 무덤에 해당하는 2호묘를 발굴 및 조사하였다. 발굴 결과 마왕퇴는 실제 10세기보다도 훨씬 오래전인 한대(漢代) 초기의 유적임이 밝혀졌다. 따라서 마왕퇴 한묘(漢墓)라고도 한다. 무덤의 주인은 장사국(長沙國)의 승상이자, 대(軑)라는 땅에 영토를 받은 대후(軑候) 이창(利蒼) 일가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의의

묘지가 발견된 장사(長沙)는 본래 (楚)의 영토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형산(衡山)∙구강(九江)∙강남(江南)∙예장(豫章)∙장사는 초나라 남쪽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왕퇴 한묘의 연대가 대략 기원전 186년에서 145년 사이이고, 초나라가 멸망한 시기인 기원전 223년이 이로부터 육십 년도 채 안 된다는 점에서 마왕퇴의 묘장(墓裝) 이나 각종 부장품, 다량의 마왕퇴백서는 초나라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마왕퇴 유적은 초나라 문화와의 비교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1]

1호묘

마왕퇴 1호묘의 관 위에 덮여있던 T자형의 백화(帛畵)[2]

1호 묘에서는 간독(簡牘), 직물, 칠기, 죽목기(竹木器), 도기, 악기 등 1000점이 넘는 부장품이 보존이 매우 잘 된 상태로 발견되었다. 뿐만 아니라 2,000여년이 넘었음에도 전혀 부패하지 않고 보존 상태가 좋은 중년 여성의 미라가 4중으로 된 관에 안치되어 있었다. 관에는 피장자의 혼이 무사히 승천하길 비는 그림이 그려진 T자형의 백화(帛畵)가 덮여 있었으며, ‘대후가(軑候家)’와 ‘대후가승(軑候家丞)’이라고 적힌 명문 및 봉니(封泥)가 함께 출토되었다. 피장자는 대후부인(軑候夫人) 신추(辛追)로 밝혀졌으며, 부장품의 특징에 의거하면 연대는 기원전 175년에서 145년 사이로 추정되며, 피장자 대후부인은 한 무제(武帝) 12년(기원전 145) 이후에 사망했을 것이다.

2호묘

마왕퇴 2호묘에서 출토된 ‘대후지인(軑候之印)' 인장(印章)[3]

2호 묘에서는 ‘대후지인(軑候之印)’, ‘장사승상(長沙丞相)’, ‘이창(利蒼)’이라는 3개의 인장(印章)이 출토되었다. 여기서 ‘대후지인’은 묘주의 작위(爵位)를 나타내는 인장이며, ‘이창’은 묘주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인장, ‘장사승상’은 묘주의 관직을 나타낸다. 2호묘의 주인인 이창은 전한(前漢) 시기의 인물로, 혜제(惠帝) 2년(기원전 193)에 대후로 봉해졌으며, 여후 2년(기원전 186)에 사망했다.[4] 도굴을 많이 당한 탓에 이외에는 별다른 중요한 출토품이 없다.

3호묘

3호묘의 발굴은 마왕퇴의 세 개 무덤 중 학계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다. 1호묘에 필적하는 1000점 이상의 귀중한 부장품이 발굴되었는데 38건의 병기, 5건의 악기, 316건의 칠기, 104건의 나무인형, 50개의 대나무 상자, 사직품(絲織品), 백화(帛畵)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나무조각에 쓴 글인 목독(木牘)도 발굴되었는데, 410쪽의 유책(遺策, 묘지 속의 물품 수량을 죽간에 기록한 장부)과 200쪽의 의서(醫書)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전국 말기에서 한 초기에 이르는 시기의 천문, 의술, 점서, 신앙, 복식, 칠기공예, 신앙, 회화 등을 이해하는 데 실로 중요한 자료이다.[5]목독(木牘)에 적힌 ‘12년 2월 을사 초하루 무진날(十二年二月乙巳朔戊辰)’은 묘장 연도로 추정되며, 이에 따르면 피장자는 한 문제(文帝) 12년(기원전 168)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6]3호묘의 주인은 이창의 아들로 2대 대후인 이희(利豨), 혹은 그의 형제의 것이라고도 한다.[7]

  1. 김경수, 『출토문헌을 통해서 본 중국 고대 사상』, 심산출판사, 2008, p.29-30
  2. 사진 및 내용 출처: http://www.hnmuseum.com/gallery/node/32/40
  3. 사진 및 내용 출처: http://www.hnmuseum.com/gallery/node/32/3
  4. 위의 책, p.28-29.
  5. 위의 책 p.21.
  6. 위의 책 p.29.
  7. 후쿠타 데쓰유키 저, 김경호·하영미 역, 『문자의 발견 역사를 흔들다』, 너머북스, 2016, p.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