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특
오르도스 지대에서 세력을 확장했던 두만에게는 묵특(冒頓)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두만은 묵특을 태자의 자리에서 폐하고 당시 총애하고 있던 연지가 낳은 어린 아들에게 대를 잇게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 무렵 흉노의 동쪽에는 동호, 서쪽에는 월지라고 하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는데, 특히 월지는 하서지구에서 알타이 산맥에 걸쳐 패권을 장악하고 동서교역로의 요충을 차지하여 매우 강대했다. 두만은 서쪽에 이웃해 있는 월지에 묵특을 인질로 보낸 뒤 그곳을 급습하여 월지의 손에 묵특이 살해당하도록 획책했다. 그러나 묵특은 월지의 명마를 빼앗아 흉노로 다시 도망쳐왔고, 두만은 이를 장하게 여겨 그에게 1만 명의 기병을 주고 사실상의 후계자, 즉 좌현왕(左賢王)의 지위에 올려주었다. 1면 명의 기병을 수여받은 묵특은 명적(鳴鏑)을 만들어 몸소 군단을 훈련시켰다. 명적은 오래전 북방 기마유목민족이 즐겨 사용했던 화살을 말한다. 목특은 부하들을 훈련시켜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강력한 가신단을 만들어냈으며 아버지 두만을 사냥터로 유인하여 살해하였다. 이어서 묵특은 아버지 두만과 연계된 계모와 동생들 및 여러 대신들을 주살하고 기원전 209년에 스스로 선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