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지죄
춘추시대 미자하(彌子瑕)라는 사람이 위[衛)나라 군주의 총애를 받았다.
얼마 뒤에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이 나자, 미자하는 군주의 명령이라고 속여 군주의 수레를 타고 대궐 문을 빠져나갔다. 위나라 국법에는 군주의 수레를 타는 자는 다리를 자르는 형벌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군주는 이 일을 듣고 미자하를 어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위해서 다리가 잘리는 형벌까지 감수하다니!”
또 미자하가 군주와 과수원에 갔다가 복숭아를 먹어 보니 맛이 달았다. 미자하가 먹던 복숭아를 군주에게 바치자 군주는 또 이렇게 말했다.
“나를 끔찍이도 위해 주는구나. 제 입맛을 참고 이토록 나를 생각하다니.”
그 뒤 미자하는 고운 얼굴빛이 사라져 군주의 총애를 잃고 군주에게 죄를 짓게 되었다. 그러자 군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자는 예전에 나를 속이고 내 수레를 탔고, 또 먹다 남은 복숭아를 나에게 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