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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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천하의 모든 정인
모두 한 가정을 이루어라
이것은 전생이 정해놓은 일
혼인의 인연을 그르치진 말아라


이것은 아주 유명한 묘당에 걸린 주련의 내용이다. 서호 백운암 월하노인 사당에 걸린 것인데, 사당 안에는 월하노인상이 있다. 이 시구의 위쪽 부분에 담긴 내용에는 유명한 고사가 내포되어 있다.
월하노인은 간략하게 '월노'라고 불리는데, 고대의 혼인신이다. 월하노인이 중매신의 성격을 갖춘 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당나라 시대에 서고라고 불렸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고아였다. 이 사람이 장성한 후에 송성의 관문을 통과하여 성안의 남쪽 객점에 이르렀다. 저녁 때였다. 서고는 객점 앞에 이르러 천천히 걷다가 기이한 노인을 보게 된다. 노인은 상의를 깔고 앉아 달빛 아래서 책을 펼쳐 읽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서고는 노인에게 무슨 책을 보고 있는가 물었다. 노인이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의 혼서라네." 서고는 또 옷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노인은 말하였다. "옷 속에는 모두 붉은 줄이라네. 부부의 발을 묶는 것이지. 비록 원수의 가문이라고 하여도 빈부의 차가 아주 심하다고 해도, 하늘 끝이나 바다 모퉁이에 서로 숨어 있다 하여도, 오나라 월나라로 고향이 다르다고 하여도, 이 실로 한 번 묶이면 종신토록 부부로 정해지는 것이라네." 이것이 천 년 동안 민간에 전해져 내려온 '천리 밖의 혼인 인연이 실 하나로 묶여 진다.'는 이야기의 내력이다.
서고는 아주 쾌활하고 기발한 사람으로, 황망 중에서도 자신의 혼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를 원했다. 월하노인은 책을 훑어보면서 그에게 웃음 섞어 말한다. "그대와 혼인할 처는 객점 북쪽머리에서 나물 파는 눈 먼 노파의 세 살 먹은 여자아이외다." 서고는 듣자마자 크게 화를 내며 황급히 객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바로 심부름꾼을 사들여 쥐도 새도 모르게 저 세 살짜리 여자 아이를 살해하도록 지시한다. 자객은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리지 못하고 당황해서 이 어린 여자아이를 살해하지는 못하고 그녀의 미간을 찌르는 것에서 그치게 된다. 서고는 자객과 함께 밤을 틈타서 도망한다.
10여년 후, 서고는 군대에 있었는데 무용이 대단히 높았다. 자사 왕태는 그를 아주 중용하여 자신의 딸을 배필로 주려 하였다. 처녀는 빼어나게 예뻤는데 미간에 꽃 모양의 오래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서고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 보았다. 부인의 모친은 일의 전말을 설명해 주었다. 서고는 비로소 그녀가 전에 자신이 자객을 보냈던 어린 여자아이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후에 왕자사의 수양딸로 거두어 길러졌고, 이미 가지고 태어난 운명과 같이 서고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서고는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죽이려했던 마음을 내던져 버리고 이 나물 팔던 이의 어린 따님을 맞아 서로 사랑하며 살았다. 두 사람의 소생들은 모두 출중하여 자손이 번성하고 그지없는 행복을 즐겼다. 이 옛 이야기는 당나라 시대의 <<속현괴록-정혼점>>에 실려 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전설에 근거해서 희극을 하나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월하노인은 민간에 광범한 영향을 끼쳐서 지금까지 이 말은 중매인의 대명사로 쓰여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