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족과 중국여성
중국어문화학과
개요
전족은 중국에서만 나타나는 유례가 없는 기이한 문화이다. 중국의 문화는 일반적으로 주변국으로 전파되는 경향이 있지만 전족만큼은 동아시아 어느 곳에서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만큼 전족은 중국의 환경과 관념에 전적으로 기반하여 나타난 관습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족은 결국 전족이 지속되었던 1000이라는 기간 동안 여성의 희생양만을 남긴 채 사라졌다. 하지만 전족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악습이라는 것 외에 우리는 또한 전족을 통해 당시 중국의 사회와 문화 관념 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전족의 대상인 여성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려고 한다. 서론에서는 발표 주제와 주제 선정 이유 등을 소개하고 전족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본 뒤, 본론으로 넘어가서 전족의 전족이 성행 했던 당시의 배경과 전족을 하는 이유와 양상, 여성에게 있어서 전족이 주는 의미, 의미 이러한 전족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등을 알아보고 결론에서 이를 통해 우리가 전족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올바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어질 발표는 Dorothy ko가 쓴 <Talent, Virtue, and Beauty>에서 전족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을 밝힌다.
전족(纏足)은 중국에서 어린 소녀나 여성의 발을 인위적으로 묶어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풍속으로 10세기 초부터 20세기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될 때까지 거의 1,000년간을 지속한 풍습이다. 3치 금련(金蓮)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가장 이상적인 발의 크기를 3치, 대략 10센티 남짓을 나타내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며, 발을 금련(金蓮) 이라고 부른 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중국에서 6세 이하 여자아이의 발을 목면붕대로 단단히 감아서 그 성장을 저지시키고 형태를 변형하는데 보통 제대로 변형이 되면 발의 크기는 10~15cm를 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성장한 여자의 발은 심하게 변형되고 안쪽으로 굽어서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된다. 원래 이 풍습은 중국 북부에서 부유한 계층에만 내려오는 풍속이었으나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는 여성의 노동력이 필요한 몹시 가난한 계층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계층에까지 퍼졌다. 보통 전족은 아이의 어머니나 여자 친척이 발을 싸 주며 해 주었으며, 아동은 전족을 시작한 1~2년간은 고통 때문에 집 안에서 보낸다. 전족의 풍습이 시작된 것은 송나라 때인 10세기 초반부터라고 전해지며 17세기 만주족이 중국을 정복한 후 이 풍습을 폐지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했다. 만주족 여자들은 전족하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전족의 여부로 만주족과 한족을 구분하기도 한다.
전족의 이유
① 심미적 원인 3치 금련의 출현을 초래한 심미관의 기초는 음양(陰陽)학설에까지 소급해 올라갈 수 있다. 중국의 전통사상 가운데 음양이론은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음양론에 의하면 남성은 양이고 여성은 음이요, 단단함은 양이고 부드러움은 음이며, 큼은 양이고 작음은 음이다. 또 곧음은 양이고 굽음은 음이며, 강함은 양이고 약함은 음이며, 움직임은 양이고 고요함은 음이다. 이러한 음양사상이 심미관에 반영되면 이른바 여성미란 앙증맞음, 연약함, 얌전함 내지는 부드러운 곡선을 갖추어야 한다는 등 '음성적 부드러움'의 측면으로만 체현된다. 남성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 이러한 심미관은 남성중심의 심미관이었다. 남성에 의존하였던 여성은 남성의 심미관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심미관에 의한 작은 발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비정상적인 세태는 당시 사람들이 전족을 여성미의 필수적인 요건이나 심지어는 제일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하도록 몰고 갔다.
② 유교적 원인 전족이 출현하고 성행하였던 때는 유교적 관념이 강했던 시대였다. 모든 문화는 유교적 관념에 따라 형성되고 발전되었다. 전족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유교에서 예교(禮敎)란 중국의 고대사회에서 신분제도와 종법질서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제정된 예의규범과 도덕표준이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으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면, 예교는 '삼종'(三從 : 여성이 지켜야 하는 세 가지 도리. 즉 집에서는 아버지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좇아야 된다는 것)과 '사덕'(四德 : 여성이 갖추어야 하는 네 가지 덕성. 즉 마음씨, 말씨, 맵시,)을 강조한다. 이러한 예교는 남녀사이의 분별을 가장 중시했는데, 이는 실제로 남존여비(男尊女卑)에 있었다. 전족을 하면 여성이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존능력을 상실하고 남성 앞에서 스스로가 비천한 존재임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전족은 예교의 규제 하에서의 현숙한 여인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여성이 한번 전족을 하면 발이 작아짐에 따라 행동하기 어려워져서 자연히 조용히 규방에 머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성의 행동을 제한하고 외부와의 빈번한 접촉을 막음으로써, 다른 남자와 왕래하는 기회를 박탈하여 정절을 지키도록 하였다.
③ 성적인 원인 남자의 관능적인 느낌과 성적 기호, 성적 욕구의 만족을 위한 기형적 성욕의 발현 또한 여성으로 하여금 전족을 하도록 하였다. 오래 전부터 봉건사회의 문인들은 여성을 하나의 장난감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런 문인들이 비뚤어진 심미관으로 여성의 작은 발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으면서 그것이 사회 전반의 미적기준으로 확산된 것이다. 남성에 의존하며 살아야 했던 시대에 여성은 남성의 심미관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심미안은 점차 극단적인 형태로 발전하여 남성의 성적 자극물이 되었다. 게다가 여인들의 작은 발을 두고 나름의 품평을 해대며 매우 체계적으로 그 미의 기준치를 형성시킨 것도 이들인 것이다. 이러한 남성의 사랑을 원하는 여성은 작은 발에 대한 강요를 감수하며 발을 작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힘들게 이루어낸 전족을 남성에게 사랑 받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용하였다. 다시 말하면 이 남자들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여성들 전족을 강요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옛날 중국에서 여인이 맨발로 남자를 맞이한다는 것을 곳 몸을 허락하는 의미로 통했고 나아가 중국의 여인에게 발은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었다.
④ 여성들의 자기만족
중국의 옛 문헌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예나 지금이나 천하의 부녀자들이란 모두 천성적으로 가꾸기를 좋아해서 유행의 노예처럼 되어 버렸다. 그녀들은 오직 ‘아름답다’는 칭찬을 받을 수만 있다면 비록 피부가 망가지고 뼈가 부러지며 힘줄이 꺾이는 경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말은 극단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그런 형상이 결코 개별적인 것은 아니었다. 바로 이렇게 가꾸기를 좋아하는 심리가 부녀들이 맹목적으로 마음을 다해 꾸미고 힘써 전족을 유행하도록 조장했다. 여성들은 서로 “네가 발을 묶으면 나도 졸라매고 네가 작게 하면 나는 더욱 작게 만들겠다.”고 경쟁하게 되었다. 용모나 몸매 그리고 피부색 등은 모두 천부적인 것이어서 후천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크게 개선될 리 없었다. 하지만 전족은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개인적인 노력에 따라 누구에게나 이른바 ‘묘련’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성공이나 실패의 여부가 전부 스스로에게 달려 있었다. 그 결과 전족 풍속은 한번 번지자 수습할 수 없게 되었고 도리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게 되었다. 인위적으로 발을 작게 만드는 전족은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다. 피가 나고 살갗이 벗겨지고 고름이 생기기도 하며 밤에 잠을 잘 수도, 음식을 넘길 수도 없어 여러 가지 병이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기만족 이전에 타인의 호감을 받기 위해서 고통도 감내하는 것은 또한 여성들의 굴욕적이고 비천했던 지위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족의 의미와 그 양상
① 신분의 상징물 중국 한대 이래로 작은 발을 아름답게 여기는 미 감각이 존재했다. 하지만 전족이 생겨난 것은 오대(五代)시대부터라고 전해진다. 12세기 이전 시기에는 후궁이나 부회에게서만 전족이 나타났으며 북송 말기인 12세기부터 전족은 민간에게 유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북송시대에 북방, 일부 대도시의 상층 부녀자들에게만 나타나던 전족이 남송시대에 접어들면서 남방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그 후 원대에서는 전족이 지배계층의 일반적인 관습으로 정착되었다. 명청시대가 되면 전족은 일반 민중들에게 까지 널리 확산된다. 전족의 이러한 발전에는 성리학의 발전과 체계화에 따라 남존여비의 사상이 풍미하게 된 이러한 사회 일련의 과정이 큰 기여를 하였다. 당시 전족은 신분의 상징물로 여겨졌다. 명청시대 전까지는 지배계층에서 유행하던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자신들이 함으로써 그 지배계층에 다가고자 하는 민중들의 심리 때문이다. 여성의 활동력과 노동력을 박탈하는 전족은 그 만큼 당사자가 생산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가정이 여성을 제외하더라도 노동력과 물자가 풍부했음을 과시하는 수단으로써 나타났다. 또한 용모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지만 전족만큼은 본인의 인내력과 정숙도, 그리고 가정교육의 정도를 반영해주는 것으로 여겨졌다. 아담하고 예쁜 전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본인의 순종적인 성향과 엄한 가정 내 훈육을 보증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얼굴이 예쁜 여인보다도 오히려 전족이 잘 된 여성을 미인으로 인식하는 게 일반적인 풍조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혼인 시에는 다른 것은 몰라도 여성의 발 모양 및 크기만은 매파를 통해 반드시 통지해주어야만 했다. 전족이 행해지던 시기 남성들은 발이 큰 여인과 혼인하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
② 여성의 활동력과 노동력을 제한
전족을 한 발은 거의 10cm를 넘지 않았다. 발바닥 쪽으로 향하게 발가락을 퇴화시키고 반 년 후에 발등을 뒤꿈치 쪽으로 굽게 만들기 때문에 전족을 하는 순간부터 여성은 활동력이나 노동력을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걸을 때도 뒤뚱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었으며, 노동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전족을 한 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남성에게 드러내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긴치마로 감추어야 했다. 보행 자체도 몹시 불편해져서 아장아장 걷게 된다. 따라서 자기 발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자연히 제한되기에 이르고 먼 거리를 가야 할 때는 반드시 남의 도움에 의존해야만 했다. 이로써 여성은 생산이나 노동으로부터 소외되어 주체적인 인격이 격하되고 신체적으로 연약한 존재가 된다. 또한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그 활동 공간도 자연히 규방으로 제한된다. 남성의 입장에서 전족은 여성들을 효과적인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서 이용하였을 수 있다.
③ 남성의 성적 욕망
여성의 전족은 그 자체 남성들에게 성적인 상징물로 인식되기에 이른다. 전족한 발은 신체의 그 어느 부위보다도 가장 은밀한 부분이자 성적 매력의 결집체로 이해되었다. 그러므로 여성의 발은 남편이 아니면 접촉할 수도 살펴볼 수도 없었다. 나아가 전족뿐만 아니라 전족과 관련된 것, 이를테면 궁혜와 잠신까지도 성적인 의미를 띄었다. 색주가(色酒家)에서 기녀의 신발을 벗겨 술잔으로 삼는다던가, 혹은 한량들이 성적인 희롱으로서 궁혜를 훔치는 행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심지어 전족은 여성의 보행을 불편하게 하여 불가피하게 엉덩이 근육을 발달시키고 이로 말미암아 성행위시의 성감을 증폭시킨다고도 생각되었다. 전족은 성을 직접 연상시키는 매개물이었던 것이다.
전족을 바라보는 관점
① 현대적 관점에서 본 전족 전족은 여성의 발을 인위적으로 감싸매 작고 뾰족한 형태로 만드는 과거 중국의 악습이다. 그 시절 전족으로 억지로 꽁꽁 매어서 만든 여성의 기형적인 작은 발은 세 치 금련(金蓮)이라 불리며 남성에겐 찬양의 대상이었으나, 여성에겐 평생을 안고 살아야 할 고통이었다. 전족이 성행하였던 당시는 남성중심사회로 여성들에게 오로지 성적 매력만을 강요했던 지배계급의 남성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가부장적 사회구조였다. 전족은 남성중심의 심미관을 기준으로 하여 여성의 발 모양과 다리 근육의 변형을 통하여 성적 대상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며 보행의 자유를 박탈한 것이다..남성들은 여성들이 전족을 하도록 하여 정절을 요구하고 거동을 불편하게 하여 도망가지 못하게 하였다. 더 나아가 전족은 전족을 통한 여성의 신체 변화로 남성들의 성적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전족은 바로 여성을 경시하고 속박하는 행위이며 여성을 남성의 놀잇감으로밖에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중국 여성이 전족으로 인해 억압되고 고통만을 받았다고 보는 것은 지극히 현대적인 관점으로 전족을 바라본 것이다. 당시 여성들의 관점은 철저히 배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는 당시 중국사회에 비하여 남녀가 상당한 평등을 있는 만큼 여성의 인권도 존중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러한 현대적 시각으로 당시 전족을 한 여성들을 바라본다면 당시의 사회상황을 간과하고 여성의 고통에만 집중하게 된다. 마치 이것은 전족이라기 보단 그 당시 사회를 부정하는 시각과 다를 바 없다.
② 당시 여성들의 기준으로 본 전족 전족이 성행하였던 당시 중국사외의 여성의 기준으로 전족을 바라보아야 것은 Dorothy ko가 책을 통해서 이미 밝힌 바 있다. 전족이 남성이 여성에게 혹독한 미의 기준을 강요한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치게 현대적인 생각이다. 그 당시의 사회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당시 중국에서는 '여성의 작은 발'이 가장 중요한 미의 기준이었다. 여성들은 스스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였으며 자기만족의 수단으로 전족을 하였을 수 있다. 또한 남성을 향한 관심이나 구애의 수단으로 전족을 이용하였다 하더라도 전족을 하는 주체가 바로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스스로 자신의 발을 자신의 의지로 묶은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가 가장 강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족의 재료는 대부분 여성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전족은 신체적으로는 고통스러운 것이 당연하지만 전족을 한 발 중 특별하게 작은 발인 금련(金蓮)을 가진 여성을 소유한 남성은 물론 그 주체인 여성 또한 '금련'을 큰 자랑거리로 삼았다고 한다. 또한 중국 사회에서 여성의 작은 발은 좋은 혼처자리를 보장받는 것이었고, 여성들은 스스로 결혼생활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전족을 행한 것이다. 전족의 풍습은 20세기 초 중화민국이 들어서면서 법으로 금지된 이후에도 한동안 여전히 계속되었다. 아무리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중국 여성들에겐 전족을 하는 것이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것이었다. 전족은 여성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그것도 얼굴이나 체격같이 후천적으로 고쳐 만들어내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아니라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성취 가능한 아름다움을, 스스로 자신의 노력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전족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 인가
물이 반 컵 들어 있는 물컵을 사람들 마다 ‘반이나 들어있네~’, ‘반 밖에 없네~’ 하는 것처럼 찬반이 양립하는 주제를 바라볼 때에 사람마다 의견이 나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처럼 전족을 보는 관점은 성별의 차이는 물론 개인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전족을 바라볼 때 어느 관점이 옳은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단정 짓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늘날의 시각으로 전족을 바라보고 전족을 악습으로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전족이 여성들에게 고통을 남겨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족이 악습이라고만 치우쳐 생각하면 전족이 행해지던 당시 중국 사회와 당시의 여성성을 간과하게 된다. 우리는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여성이 전족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아무리 남성이 강요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족의 주체는 여성 본인이었다. 남성이 강제로 전족을 시킨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 그들의 발에 전족을 한 것이다. 전족을 하는 데에 여성의 의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전족은 당시 유교적인 사회를 잘 알려주는 하나의 여성문화로 볼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 전족이 다만 고통스럽고 남성들이 좋아하였다고 해서 우리가 악한행위로만 치부하기에는 전족의 주는 역사적 의미가 상당하다.
남성의 강요 때문에 여성이 할 수 없이 '아름다움' 하나만을 위해 죽기 살기로 전족을 행한 것이라고 본다면, 남성 역시 여성의 강요 때문에 할 수 없이 무언가를 위해 죽기 살기로 행한 것이 있다. 이를테면 '용감성'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세의 기사들은 귀부인에게 칭찬받는 '용감한 남성'이 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싸웠고, 요즘도 세계 도처의 전쟁터에서 수많은 남자들이 남자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용감하게' 싸우다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여성에게만 무언가를 강요했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권력 있는 여성 앞에서 남성들도 선택과 인정을 받기 위해 또는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여성이나 남성이다 같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본다면 당시 사회는 남녀를 불구하고 권력에 대한 갈망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전족을 했다고 하면 이것은 남성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이 가진 권력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Dorothy ko 또한 그의 책에서 남녀의 차이보다는 계급의 차이가 그 당시 사회에서 더욱 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족이 행해지던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비천한 존재였으며, 여성이 남성에게 속박당해왔던 것은 사회적인 문제이다. 전족이 나타나게 된 이유를 남존여비와 같은 성별차이에서 찾기 보다는 더 큰 범주인 사회의 구조 속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우세했던 것은 남성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남성이 그 당시 권력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전족이 남성에게 사랑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몸에 고통을 주면서까지 미를 추구한다고는 보기 보다는 계급화 되어 있는 사회의 산물이라고 보고 싶다. 고통을 감내하는 미의 추구의 본질은 어딘가에 있는 권력 또는 그 권력을 소유한 자를 차지하여 자신의 권력을 구축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전족이 그 당시에 행해졌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와 전족은 불가분의 관계일 수 있겠지만 유교적 남성주의 사상 이면에 가려진 전족에서 찾을 수 있는 여성 문화적 가치 또한 중요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