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에서 살아남기
Ⅰ. 서론
『정글만리』는 작가 조정래가 직접 중국을 수차례 답사하고 2년의 시간을 자료조사에만 몰두하여 완성한 소설이다. 작가는 책을 쓰게 된 이유에서 “약육강식의 세상 속에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서 쓰게 됐다.”, “중국인들이 오늘을 이루어내는 동안 겪은 삶의 애환과 고달픔도 우리의 경험과 다를 게 무어랴. 그 이야기를 두루 엮어보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정글만리』는 중국식 자본주의 체제에서 약육강식의 정글로 묘사되는 중국과 그곳에서 무한 경쟁을 하며 생활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책에서 여러 나라 인물들을 다루고 이들을 통해 외국과 중국이 서로를 바라보며 가지는 다양한 시각을 드러낸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비즈니스맨이지만 작가는 책 속에서 경제적 측면 외에도 중국의 전체적인 모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진시황부터 현대 중국까지의 역사, 중국인들의 문화, 그리고 현재 중국인들의 생활실태 등 중국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한국 종합상사의 상하이 주재원 전대광,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 전대광의 꽌시(關係)인 상하이세관 통관주임 샹신원, 태산에서 짐을 옮기며 단돈 20위안(3600원)을 받는 농민공 등 각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작가가 말한 대로 삶의 애환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중국을 보여주는 듯한 사실적인 묘사 덕에 등장인물들은 소설 속 가상의 인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중국을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 같다. 책이 중국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책을 읽으며 중국이 지금 처한 상황을 일정 부분 이해하고,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정글만리』는 1, 2, 3권의 총 판매량이 50만권을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소설 『정글만리』의 사실적인 묘사는 문제점을 야기할 여지가 있다. 책을 광고할 때도 작가 조정래가 2년 동안 연구하고 중국 현지를 답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책이 중국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이 소개했다. 또한 책 속에서 중국인들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단정적인 어조를 사용한다. 이는 중국에 대해서 무지하고 이 책을 통해 중국을 알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 작가의 생각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할 것이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며 책에서 읽은 중국에 대한 정보를 가감 없이 사실로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정글만리』 책 속의 중국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이라는 나라는 워낙 그 영토와 인구 등 규모가 커다랗기 때문에 그 실체를 알기가 어려우며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소수민족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중국은 그 정도가 심해서 “중국은 파악하기 쉽지 않은 거대한 공룡과 같은, 다면체의 살아 있는 국가이며, 연구자의 시선과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보이는 만화경과도 비슷한 존재이기도 하다.”라는 표현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소모임은 이번 계기를 통하여 『정글만리』에 나타난 중국의 모습 중 한 면모에 집중하여 그것을 조사하고 작가는 중국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 지 알아보았다. 『정글만리』에 중국을 바라보는 도구로 쓰인 여러 소재가 있다. 실제로 중국의 여성, 꽌시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짝퉁이라는 소재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정글만리』에서 짝퉁은 여러 번 언급되며 긍정적, 부정적 관점이 모두 제시된다. 특히 부정적 관점에서는 중국 짝퉁을 문제 삼으며 이를 중국인의 인성과 연결시키거나 중국의 미개와 관련짓는 모습까지 비춰진다. 따라서 우리는 짝퉁이라는 소재를 통해 조정래 작가가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짝퉁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했다. 많은 사람들은 상품이 중국산이라고 하면 그것은 짝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한 이유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짝퉁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오고, 중국 내부에서도 시내 한복판에 버젓이 짝퉁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중국 베이징 올림픽 때, 세계 각국 귀빈들이 슈수이가(秀水街) 짝퉁시장에서 짝퉁을 사기도 했었다. 책 『정글만리』에도 중국 짝퉁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온다. 미국 기자단과 베이징 대학교 학생들의 대화 장면에서는 중국 학생들이 짝퉁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기술 습득을 위한 개발도상국의 과정으로 주장한다. 또한 짝퉁이 지적재산권을 어기고 있지 않냐는 물음에 대해선, 지적재산권은 선진국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만든 법이라고 답변한다. 우리 소모임은 이러한 장면들을 보며 짝퉁에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니 작가는 짝퉁에 대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고, 우리는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정보가 무척 적었다. 그래서 중국 내에서 짝퉁 시장의 크기가 얼마난지, 짝퉁이 긍정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없는지, 중국 사람들은 자국의 짝퉁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짝퉁 문제는 경제 발전과정에서 당연한 부분이 아닌지 등 이번 기회를 통해서 중국 짝퉁 문제에 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로 했다.
Ⅱ. 본론
2-1. 중국 짝퉁 시장의 크기와 짝퉁 예시
본론의 내용을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우리는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짝퉁에 대한 범주를 확실히 해야 된다. 짝퉁은 중국말로 산자이(山寨)라고 하는데,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산자이는 짝퉁 계란과 같이 본 제품과 다른 가짜 상품이 아닌, 기존의 상품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모방품을 말한다. 산자이란 원래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첫째, 방어용 울타리가 있는 산간마을이다. 둘째, 광범위하게 산촌을 지칭하기도 한다. 셋째, 수호전에서는 산중호걸들의 소굴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산자이가 1990년대 말ㆍ2000년대 초반 광동에서 새로운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즉 산자이는 광동어로 제3자의 상품을 모방하거나 위조하는 생산 공장을 지칭하게 되었다. 지금의 산자이란 단어에서도 산(山)을 포함하는 말이 풍기는 뉘앙스는 정부 통제를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점차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보통어로 정착되었다. 그 정의도 점차 긍정적인 뜻을 내포하기 시작했다. 즉 단순한 짝퉁이나 모방이 아니라 창조적 모방도 포함하는 함의를 가지게 된 것이다. 산자이 제품으로부터 시작하여 산자이 문화제품 등으로 발전하였다. 이제는 중국사회에서 산자이가 없는 영역이 없을 정도이다. 산자이의 종류로는 전자제품, 생활용품, 식품점, 기타 브랜드 의류나 명품 가방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산자이 제품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휴대폰이다. 우리 독서막장은 이러한 광범위한 산자이 제품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산자이 휴대폰을 살펴봄으로써 산자이 시장을 알아보려 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iSuppl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2009년 중국 산자이 휴대폰의 생산규모는 1.45억 개에 이르며, 이는 2008년에 비해 43.6% 증가한 것이며, 2005년의 약 4배에 이르는 규모이다. 이 업체의 추정치에 의하면, 2009년 전 세계 정품 휴대폰의 규모는 11.3억 개이며, 그 가운데 중국 산자이 휴대폰이 12.9%를 차지한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정품 휴대폰의 연간 생산량이 2008년 8% 줄어든 가운데 이룬 성과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09년 중국 총 휴대폰 시장에서 산자이 휴대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른다. 위의 자료에 따르면 약 10명중 2명 정도가 산자이 휴대폰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며 중국의 산자이 시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실제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짝퉁의 예시를 살펴보겠다. 현재 중국 사회에서는 산자이 제품이 없는 분야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산자이 제품은 중국 산업 다방면에 걸쳐있다. 전자제품, 생활용품, 식품점, 기타 브랜드 의류나 명품 가방뿐만 아니라 검색엔진, 심지어 산자이 스타 까지 존재한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애플을 모방한 브랜드로 시작한 샤오미(小米) 이다. 샤오미는 애플을 모방한 산자이 제품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오히려 중국에서 애플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모방의 대상이었던 애플을 넘어섰다.
2-2. 책 속에서 표현된 짝퉁의 긍정적, 부정적 모습
앞서 보았듯이 중국에서 짝퉁시장의 규모는 거대하다. 그리고 짝퉁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부터 핸드폰, 가방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짝퉁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짝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짝퉁에 대한 『정글만리』에서의 관점을 크게 긍정적, 부정적 관점으로 나누어 봤는데, 직접 그 내용을 보면서 살펴보겠다. 똑똑히 들으세요. 여긴 한국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중국은 말이죠, 짝퉁 아이폰5가 미국보다 먼저 출시되어 팔리는 나라고, 세계 명품이란 명품은 죄다 만들어 파는 전문 짝퉁시장을 버젓이 열어놓고 올림픽을 개최했고, 그 배짱이 하도 희한해서 개막식에 참석했던 선진국 원수들이 줄줄이 구경을 갔다가 쇼핑까지 해가지고 나온 게 중국이에요. 이런 나라에서 저 정도 사진 합성한 건 거짓말이 아니라 애교고, 지극히 정상적인 영업활동일 뿐이에요. 그러니 한국식 양심 그만 접고 빨랑 갑시다.… 이 부분은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이 병원을 개장하면서 병원에 자신이 손보지 않은 연예인과의 합성된 사진을 보고 이를 거부하자 전대광이 한 말이다. 그의 말을 보면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짝퉁시장이 있는 것에 대하여 그 배짱이 희한하다고 하고 있으며, 사진 합성에 거부를 느끼는 서하원을 보고 한국식 양심을 접으라고 한다. 이는 한국에서 봤을 땐 양심이 없는 짓이지만, 중국에서는 희한하게 가능하다며 중국의 짝퉁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허허, 이봐 이토 히데오, 온갖 가짜 명품 다 만들어내고, 온갖 소프트웨어 다 카피해 대고, 온갖 산업기술 다 유출해 내고, 그러면서 세계적 망신 다 당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그런 걸 오히려 묵인 방조 조장하고 있는 게 중국 정부인데, 저까짓 날치기쯤이야!… 이 부분은 일본인 두 명이 중국의 날치기범을 보면서 나누는 대화이다. 중국에서의 날치기 장면을 당연시하며 그것의 근거로 소프트웨어까지 카피하는 중국을 제시한다. 이는 중국의 짝퉁을 날치기와 같은 비문화적이고 계몽되지 않은 상태로 바라보는 것이다. “물은 꼭 호텔에서 사세요. 그것도 에비앙으로만, 딴 중국 건 믿을 수 없어요.”… 이 장면은 짝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이는 짝퉁과 가짜 상품을 구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짜 달걀과 같은 건강상 해를 끼치는 가짜 상품은 몇몇 양심 없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일어나는 일이다. 예를 들면, 금년 3월 21에 건강기능식품이라며 약을 팔아 4억원의 이득을 챙긴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이 약은 야채 썩은 물에 각종 재료와 한약재를 섞은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가짜 상품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이다. 그렇지만 책에서는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짝퉁 상품을 위험한 것으로 치부하고 이를 멀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물의 종류도 한 가지만 안심되고 딴 중국 건 믿을 수 없다면서 중국 짝퉁 시장에 대한 과장이 나타나 있다. 이 그림은 2009년에 조사한 세계 짝퉁 시장 규모이다. 이 자료로 미루어 보았을 때 중국의 짝퉁 시장 규모는 작지 않다. 하지만 중국보다 더 발전 되었다고 여겨지는 미국과 일본의 짝퉁 시장 규모가 훨씬 큰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글만리』에서는 중국의 짝퉁을 과장되게 표현하여 중국의 짝퉁시장이 가장 큰 것 같은 인상을 받게 하였다. 세계 명품의 짝퉁들을 끝없이 만들어내고, 다른 나라 최첨단 상품들을 카피하는 것이 죄가 아니라 능력이 되는 나라답게 중국 공안은 인민들을 샅샅이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부끄러움도 죄의식도 없었다.… 이 부분도 앞서 제시한 여러 장면들과 마찬가지로 짝퉁을 만드는 것은 죄라고 명시하고 그것이 아무런 부끄러움도 죄의식도 없는 중국 공안들과 같다며 연결하고 있다. 『정글만리』에서 인용한 네 장면을 통해 우리는 책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롯해 외국 사람들이 중국의 짝퉁을 비문명적이고 비문화적인 일상과 연결하며 비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짝퉁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중국을 아직 미개한 나라로 보는 선입견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을 아직 계몽이 덜 된 나라로 보고 있으며 그것을 대표로 보여주는 예가 짝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민 보호와 경제 발전 등, 짝퉁을 어느 정도 용인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대변하는 주장도 『정글만리』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 기자와 베이징대 학생들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대학교 학생들의 대답은 중국정부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G2와 중국의 GDP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혼동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따른 경제력이 G2인 것이지, 인민 전체의 평균 소득인 GDP가 세계 2위인 것이 아닙니다. 현재 중국의 GDP는 세계 공인 4,500달러 정도인 개발도상국에 불과합니다. 애플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에 대해서도 중국처럼 그렇게 노골적으로 짝퉁 소탕전을 합니까? 예,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에서 하는 행위는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중국 정부가 협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가 그렇듯 우리 중국 정부도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중국에서의 짝퉁 제조는 엄연한 산업입니다. 다시 말해서 많은 인민들이 그 일로 일자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애플의 요구에 따라 그 공장들을 다 폐쇄시켜 버리면 수많은 인민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애플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 리가 있습니까. 중국 정부의 비협조는 당연하고도 정당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의 정품에 비해 짝퉁은 4배가 쌉니다. 그런데 기능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아직 가난한 인민들이 싼값에 문화생활을 누리게 하는 것도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자국민 보호의 일환입니다. 또한 짝퉁 제조는 기술 습득의 가장 좋은 실습입니다. 정부 예산 전혀 들이지 않고 짝퉁 회사들이 첨단기술들을 습득하고 있으니 그보다 더 좋은 국익신장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 애플에 협조할 리가 있겠습니까. 애플이 이런 사실들을 미리 파악했더라면 괜히 헛수고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애플이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중국에서 애플 정품이 팔리는 것은 다른 개발도상국 여러 나라를 합한 양과 맞먹을 것입니다. 또한 중국 인민들은 갈수록 잘살게 될 것이고, 누구나 짝퉁이 아닌 진짜를 갖고 싶어 하니 애플의 매상은 나날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애플은 너무 억울해할 것 없습니다.… 위의 본문은 짝퉁을 비판하는 미국인 기자에 대한 베이징 학생들의 답변 장면으로, 경제적으로 중국이 G2로 성장했지만 1인 당 GDP가 아직 4,500달러 정도인 개도국에 불과하다는 점, 짝퉁은 개도국에서 흔히 나타나는 과정이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대답에 중국인들끼리 “최고다”라며 소리치고 함성을 지르는 장면을 묘사하여 인터뷰장의 소란스러움을 나타낸다. 또한 그들의 인터뷰 전체 과정을 보면, 미국기자들이 어이없어 하고 어색한다는 표현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중국 학생들의 말을 보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국만 생각하는 듯이 나타난다. 마오 주석과 관련된 인터뷰에선 질문자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마오 주석은 우리의 신이다!”그 외침은, 감히 불경스럽게 굴지 말라는 경고임을 직감하게 했다.” 라고 표현하며 중국인들의 비논리적이고 무조건적인 추앙의 모습이 나타난다. 미국 기자에게 질문을 하는 장면에서는 예의 바른 미국 기자들과는 달리 중국 학생들에겐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혹시 런타이둬라는 중국말을 아십니까?”“아니, 모릅니다.”“여기서 그 말 속에 담긴 뜻을 설명하기는 곤란합니다. 중국사람들은 다 알고 있으니 이따가 조용히 그 의미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정답이니까요.”학생이 힘들다는 듯 숨을 길게 내쉬며 앉았다. 학생들이 끼리끼리 수군거리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웃음을 나누기도 했다. 전체적인 인터뷰 장면을 보았을 때, 우리는 이 장면이 짝퉁과 그 외의 문제에 관하여 중국 사람들의 관점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점은 그것이 옳지 않음을 드러내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 사람들이 자국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짝퉁을 옹호하고 국제사회의 질서를 어긴다는 주장이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인터뷰장의 중국인 학생들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중국 학생들 대답에 미국 기자들이 어이없어 할 말을 잃는 점, 대답을 하는 중국 학생에게 중국 정부 대변인 같다고 하는 점 등에서 알 수 있다. 또 중요한 점은 책 속에서 짝퉁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점을 볼 수 있는 장면은 이 장면 하나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짝퉁 자체를 비판하거나 짝퉁과 그들의 미개함을 연결하여 나타내는 장면은 많이 나오지만 중국인의 관점은 이것 하나였으며, 그마저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서 그것이 잘못됐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즉, 작가 조정래는 중국의 짝퉁 문제를 부정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글만리』는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깨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심어주는 아이러니한 책으로 볼 수 있다.
2-3. 짝퉁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관점
지금까지 우리는 『정글만리』에 나타난 짝퉁의 부정적인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짝퉁을 바라보는 긍정적·부정적 관점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보고, 『정글만리』에서 제시된 관점이 정말로 편향된 것인지 비판적으로 바라보겠다. 우리는 양 쪽의 관점을 기업적 측면, 소비자 측면, 국가적 측면을 중심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먼저 부정적 관점의 주장을 보면,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국산 짝퉁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낮추고 그것이 매출액의 감소로 귀결되기 때문에, 중국의 짝퉁에 대한 반감을 보인다. 실례로 독일의 경우에는 기간산업인 기계제조 분야에서 모조제품으로 인해 수억 유로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이러한 소유권 침해로 발생한 독일 경제 손실액은 290억~50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짝퉁의 시장 유통은 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투자의 목적은 제품에 자신의 돈을 투자하여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함인데, 한 브랜드가 짝퉁으로 모방이 되면, 그 제품의 고유한 브랜드 가치는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브랜드의 투자 이윤이 짝퉁 없는 브랜드의 투자이윤보다 낮게 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더불어 짝퉁의 성행은 연구자들이 개발 의욕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발명해냈을 때, 이에 따르는 이익을 취할 수 있어야 연구자들이 더 연구에 대한 의욕이 샘솟을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발명한 자신들의 제품이 짝퉁 상품을 통해 무단으로 도용되고 시장에 팔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노력한 만큼의 이익을 취할 수 없을 것이고, 그들은 연구 동기를 현저히 상실할 것이다. 한편, 일부 비양심적 기업은 자신들의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 중국에서 만든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짝퉁 부품을 사용한다. 이는 고스란히 제품 품질의 저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 이다. 그 사례로 지난 2009년 국내 완성차업체인 L사의 준중형 세단 새로운 모델에서 RPM 부조화 현상 및 떨림이 발생한다고 불만을 제기되었다. 그 원인은 L사가 프랑스계 부품업체 B사로부터 납품받은 제품이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짝퉁제품이었고, 그 제품은 품질이 떨어져 이러한 오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질이 좋지 않은 상품을 제공받게 된다. 우선 검증이 되지도 않고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이에 대한 불만이 존재한다. 또한 물건 구매 후에도 추후 서비스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것이다. 합법적인 기업의 물건 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그 가격에 A/S의 가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물품의 경우에는 이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기에 짝퉁 소비자들은 구매 후 보상을 요구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일부 비양심적 기업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짝퉁 부품을 이용하여 제조해서 품질이 저하된 상품을 공급한다면,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질이 떨어지는 정품을 사용하거나, 오히려 값이라도 저렴한 짝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또한 합법적인 회사가 짝퉁에 의해 이익을 보지 못하여 제품생산을 중단하는 경우에 이르면 소비자들은 짝퉁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 이다. 짝퉁 때문에 회사가 도산한 사례로 스케이트보드와 비슷하지만, S자 모양으로 움직이는 독특한 구조로 지난 2004년 특허를 받은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의 초기에는 100억대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지만, 짝퉁의 범람으로 인해 5년 만에 연 매출이 1/100으로 떨어져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짝퉁은 또한 국가 경제체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짝퉁은 타 국가에 유출될 때 밀거래와 같이 합법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국가에 들어오게 된다. 이로 인해, 타 국가는 짝퉁에 과세를 할 수 없어 중국 국가의 입장에서는 재정에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러한 점 역시 짝퉁을 좋은 시각으로 볼 수 없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 예로 캘리포니아 주 조세형평국의 발표를 들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 조세형평국은 위조품 등을 포함한 지하경제로 거둬들이지 못하는 세금이 무려 8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이는 재정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명품을 위조한 짝퉁과 가짜 담배 등을 밀수입해 판매하는 행위는 단순히 진품 기업에 대한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짝퉁은 국가 민생의 불안정을 조장한다. 짝퉁의 판매율이 높아지면 세금이 위법적 지하경제로 흘러가게 될 뿐 아니라, 기존 기업의 제품이 팔리지 않아 도산되거나 투자가 줄어듦에 따라 국가의 일자리도 줄어들어 민생에 혼란이 올 것이다. 이러한 실례로 독일 상공회의소(DIHK)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이미 짝퉁 유통으로 인해 7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재 독일 업종별 유관단체에 의하면, 독일 내 상표 및 특허권 침해로 인해 1만 개의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5년까지 유럽 전역에서 이로 인해 약 120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짝퉁은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준다. 실제로 G2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짝퉁으로 인해 ‘단순 모조품이나 좋아하는 나라’라고 보여 진다. 짝퉁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지닌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특허법과 차이가 있는 중국의 특허법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특허법으로 개정하여 타 국가에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하는 긍정적 관점도 기업, 소비자, 국가의 순서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기업적 측면에서 산자이 제품 제조 기업과 원품 제조 기업(브랜드 기업) 이 두 입장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전자의 입장에서는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가 크게 대두된다. 중국식 짝퉁(산자이)에도 ‘단순한 모조품’과는 격이 다른 것이 존재하며 이를 일종의 창의적인 활동으로 해석한다. ‘모방은 창조의 모태’라는 말처럼 끊임없는 모방을 통해 재창조, 더 나아가 원품보다 더 나은 기술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자이 휴대폰’이 바로 이를 대표할 수 있다. 2005년 미디어텍(MEDIATEK, 이하 MTK)이 “시스템 온 칩”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휴대폰 칩을 개발한 이후 산자이 휴대폰은 급속히 발전하였다. 산자이 휴대폰의 종류 중 하나로 ‘자주설계제품’이 있는데, 브랜드휴대폰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며 기능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자는 산자이가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고 가격경쟁에서 밀려 매출에 손해를 입히기 때문에 이를 달갑게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면, 산자이 기업이 브랜드 기업의 경쟁 심리를 자극시켜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더 혁신적인 모델을 창조할 수 있도록 부추길 수 있다. 오히려 브랜드 기업은 시장지배력을 가져 기존의 운영 방식을 고집하는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산자이 기업이 경쟁에 참여하게 되면 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그 고정성을 깨고 산자이 기업의 시장전략을 참고해 새로운 시장전략을 내놓기도 한다. 다음으로 소비자(문화를 누리는 대중) 측면에서는 산자이 제품은 주류 문화의 독점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것에 반대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긍정적 효과를 지닌다. 산자이를 본질에서 보면, 주류 문화에 의해 배척당해 상위 계층이 누리는 사회·문화적 주도권을 갖지 못한 자들의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산자이는 사회적으로 피지배층에 놓인 민중의 풀뿌리 문화라고 할 수 있다.정리하자면, 산자이와 같은 짝퉁 문화는 단순 모방에서 벗어나 모방 대상에 창조와 풍자의 요소를 섞어 원 대상과 비교함으로써, 사회·문화적으로 하위 계층에 속하는 민중들이 상위 계층의 문화에 도전하는 통로를 마련해준다. 결국, 주류와 구분되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변화, 개성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는 것에 긍정적 의의가 있다. 한편으로 짝퉁의 장점을 중국 내부적으로만 본다면, 짝퉁은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죄 행위가 아니라 해외 달러 유출을 막아주는 애국의 길이라며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말은 명품과 전자제품과 같은 경우에는 수입시장의 영향이 상당히 많은데 본 제품을 써서 수출국의 배를 불리느니, 차라리 짝퉁을 쓰더라도 중국 내의 경제에 보탬이 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자 제품 분야에서는 이들 제품(짝퉁)이 중국 내 내수시장의 호황을 견인해내었다. 실례로 산자이 휴대폰은 중국 전체 휴대폰시장의 20%를 잠식한 상태인데 반해, 중국 내 1위였던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33%에서 19%로 급락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 ‘욕구의 대리만족’이 있다. 빈부의 격차가 생겨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행태가 변화했다. 상위 계층은 자신들의 부를 과시 하기 위해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소비하였고, 하위 계층은 그러한 소비를 모방하였다. 특히, 농민공을 비롯하여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도 상위 계층들처럼 명품브랜드를 구입하려는 욕구가 있지만, 그들의 낮은 소비력 형편에 유명메이커 제품의 높은 가격을 감당하는 것은 버겁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산자이 제품은 소비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최강의 무기이다. 즉, 산자이가 비록 정품과 비할 때 질적으로는 떨어지는 면이 있어도 어느 정도 유사한 기능과 외형을 가진 제품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과시적 욕망을 채운다. 이 외에도 산자이 제품의 품질이 매체가 질적인 면에서 비판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여기는 여론이 있다. 오히려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산자이 제품이 정품보다 더 좋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전과 달리 보증수리부분도 만족한다는 대답도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어차피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도 A/S가 완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바에, 차라리 값싼 제품을 구입해서 고장 나면 버린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정부)의 측면에서 분석하자면, IT 분야의 개도국인 중국이 일종의 모방경제를 통해 기술 발전을 이루기 위함을 꼽을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선진국의 기술혁신 과정이 역행하는 구조가 발생한다. 개도국은 선진국에서 기술의 혁신이 조금 뒤쳐진 제품의 기술을 습득하여 제품을 만들어 개선시키고 점차 기술 수준이 높은 것들을 습득한다. 이러한 과정은 일종의 선진국을 모방하면서 혁신 면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이려는 개도국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기술은 현재 개도국의 최종단계에 도달할 정도로 발달해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도 국가 경제에 발전을 가져다주는 산자이 상품 생산을 은연중에 지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Ⅲ. 결론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 짝퉁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살펴보았다. 중국 짝퉁의 시장 크기와 직접적인 예시를 비롯해, 짝퉁의 긍정적, 부정적 관점을 모두 알아보았다.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본론2-2의 『정글만리』에서 나타난 짝퉁을 바라보면 작가가 짝퉁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정글만리』를 읽은 독자로 하여금 중국이라는 나라를 불법적인 짝퉁의 이미지과 연관시켜 중국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물론 『정글만리』는 우리에게 중국을 설명하는 설명서나 논문이 아니다. 작가 조정래의 생각이 담긴 허구적 이야기이다. 하지만 작가 조정래는 1970년 등단 이후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의 소설을 발표하여 권위있는 지식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게다가 그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앞서 제시한 세 소설도 모두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소설들이다. 실제로 주위를 보면 『태백산맥』을 보고 잘못 알았던 역사사실을 바로잡았다는 사람도 많다. 즉 조정래 작가의 소설의 특징은 독자로 하여금 소설의 내용이나 관점이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믿게한 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정래의 작품의 특징은 작가 조정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작가 조정래는 6.25전쟁, 1970년대 산업화 등 그가 살아온 배경을 소설의 배경으로 한다. 그러니 그의 소설에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사실성이 많이 묻어 나오고, 이는 독자로 하여금 책 속의 사실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갖게 한다. 『정글만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책을 쓰는 동안 직접 중국을 답사했으며, 2년에 걸친 사전조사가 있었다고 하면서 자신의 작품의 사실성에 대한 측면을 부각시켰다. 또 이러한 내용이 홍보과정에서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우리는 기존 조정래의 소설의 특징과 그의 『정글만리』 집필과정의 홍보로 인해 대부분의 독자는 『정글만리』가 만드는 중국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그의 소설에 대해 중국을 전공하는 우리 소모임은 『정글만리』에서 그려지는 중국의 이미지가 정말 사실인가에 의문을 품었고 이를 짝퉁이라는 소재를 통해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다. 이는 중국을 공부하는 학도로서 그나마 중국에 대한 비판적 가지고 중국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 잘 모르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정글만리』를 그냥 읽는 독자라면 책에 등장하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나 관점을 그대로 수용해 중국에 대한 잘못된 편견 또한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본문에서 다룬 짝퉁은 『정글만리』를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 소재이다. 짝퉁은 본론2-3에서 제시한대로 부정적, 긍정적 관점 모두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짝퉁에 비판적 관점을 주로 다루는 『정글만리』의 내용은 중국 전부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았을 때, 글에서 중국의 짝퉁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이미지에 대한 관점은 결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 『정글만리』에 나온 우리가 보는 중국의 모습도 전부 틀린 모습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관점으로 중국을 바라보던 간에 그것이 중국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쉽사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짝퉁에 관해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부정적 관점으로 봤을 땐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중국이 다른 관점으로 봤을 땐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부정적 관점에 치우친 『정글만리』에 쓰인 중국에 대한 내용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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