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큰 전환의 계기
리영희는 이렇게 회상한다. "내가 다른 장교들처럼 약삭빠르게 굴어서 최전방 전투근무에서 빠져 후방 근무로 내려와 있었다면, 부모님도 힘들지 않게 부양할 수 있었을 것이고, 동생이 나 대신 노동판에서 고생하다가 그렇게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야. 이렇게 생각하니 이 나라에 무엇 때문에 충성을 바쳐야 하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군대에 대한 반감이 치솟아 올라왔어요. 이런 변화가 바로 그때 나의 국가관과 전쟁관 그리고 이 사회에서 살 앞으로의 나의 마음가짐 같은 것에, 말하자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