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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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천자문은 한문의 자형 공부에 있어 가장 기초로 여겨지는 책으로, 양(梁)나라의 주흥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흥사가 이 책을 하룻밤만에 짓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여 백수문(白首文)이라 불리기도 한다.
천자문은 형태상으로는 4글자씩 묶인 250개의 구(句)로 이루어진 4자구의 고시(古詩)이며, 의미상으로는 중국의 사상, 역사, 지리 등을 담고 있으며 4자구 두 개를 묶어 8자구로 해석해야 한다. 겹치는 글자가 없으며 대구와 압운을 잘 지켜 지은 글이기 때문에 한자에 입문할 때 공부하기 좋은 교재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부터 교육용으로 제작된 책은 아니며 초급자들을 위한 교재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다. 시대별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자와 국어의 자형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판본

천자문이 우리나라 우리나라에 천자문이 정확히 언제 유입되었는지는 알려져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부터 천자문이 널리 보급되었고 <고려사(高麗史)>에 충목왕(재위 1344~1348)이 천자문으로 공부하였다고 나와있는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늦어도 14세기부터는 천자문을 통한 공부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천자문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575년에 간행된 <광주판 천자문>이다.[1]
일본 최초의 사서인 <일본서기(日本書紀)>에 285년 백제의 박사 왕인이 일본에 천자문을 전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주흥사가 천자문을 집필한 것이 6세기 초임을 감안하면 왕인이 일본에 전한 천자문과 주흥사의 천자문은 다른 책이거나, 일본서기의 기록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시대 판본

천자문은 우리나라에서 한자교육을 위한 초급교재로 널리 쓰였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 보급하기도 하였고, 사찰에서나 개인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교육용으로 쓰인 교재였기 때문에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는 글자마다 한글로 음과 훈을 달았다. 인쇄술이 도입되면서 조선 후기에는 서점에서 영리 목적으로 방각본(坊刻本)을 발행하기도 하였다.

광주판 천자문

광주판 천자문

광주판 천자문은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전해지는 천자문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판본의 후미에 있는 '만력삼년월일 광주간상(萬曆三年月日 光州刊上)'라는 간기에서 선조8년(1575년) 광주에서 제작된 판본임을 알 수 있다. 다른 판본들과는 달리 음과 훈에서 중세 광주 방언의 특징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국어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석봉천자문

석봉천자문

천자문은 학문의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이었기 때문에 당대의 명필이라고 하는 학자들은 모두 자신의 서체로 천자문을 지어 남겼다. 그 중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며 가장 유명한 것이 <석봉천자문>이다.

주해천자문

주해천자문

1752년 홍성원이 지은 것으로 이름 그대로 천자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바탕으로 한다. 기존의 천자문이 난해하고 어려웠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 틀린 해석을 바로잡고 한자의 음과 훈을 1개가 아닌 여러 개를 표기하여 고사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광주판 천자문>이나 <석봉천자문>과는 2백년 정도의 시대차가 있기 때문에 표기된 음과 훈에서 국어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자학(字學)교재로서의 천자문

천자문은 자학교육서로써 쓰인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학문을 시작함에 있어 기초가 되는 책으로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자문이 입문서로써 오랜 세월동안 널리 쓰인 것은 중국의 역사와 지리, 세계관에 대한 전반적인 교양을 쌓는데 도움을 주었고, 각 구의 글자수가 일정하고 대구와 압운 등의 형식을 엄격히 지켰으며, 각각의 글자가 대부분 상용자로 어렵지 않았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一부터 十까지의 숫자나 방위표현에서 北이 빠져있는 등 천자문에 포함되지 않은 중요한 글자들이 많아 교과서로는 부족한 점이 있고, 입문자가 공부하기에는 고사풀이나 단어의 배열이 기능적인 학습에 적합하지 못하다.
정약용은 <千文評>에서 천자문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周興嗣가 지은 千字文을 구하여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데, 천자문은 어린 아이를 가르치는 小學과 관련된 책이라고 할 수 없다. ‘天地’자를 배우면 日月ㆍ星辰ㆍ山川ㆍ丘陵 등 그 같은 부류의 글자를 다 알기도 전에, 이것을 그만 두고 五色을 배우라고 한다. ‘玄黃’자를 배우면 靑赤ㆍ黑白ㆍ紅紫ㆍ緇綠 등 글자의 그 다른 점을 구별하기도 전에, 이것을 그만 두고 ‘宇宙’를 배우라고 한다. 이것이 무슨 방법이란 말인가?
'雲雨’의 글자 사이에 ‘騰致’라는 글자가 끼어 있으니 이것이 그 族類를 다한 것인가? ‘霜露’의 글자 사이에 ‘結爲’라는 글자가 끼어있으니 이것이 그 다른 점을 분별한 것인가? 대개 이와 같이 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혼동하게 되고 글자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玄자를 ‘감는다’는 뜻을 가진 纏자의 뜻으로 해석하며, 黃자를 ‘누른다’는 뜻을 가진 壓자로 해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배우는 아이가 재주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같은 부류를 만났는데도 두루 통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盈자의 반대는 虛자이고, 仄자의 반대는 平자인데, 盈자로 仄자의 대를 했으니, 이는 세로를 말하면서 가로와 비유하는 것으로서 그 같은 부류가 아닌 것이다. 歲자의 족류는 時자이며, 陽자의 짝은 陰자인데도, 歲니 陽이니 말하여 서로 동떨어지게 두었으니 이것은 그 같은 부류가 아닌 것이다.
文字를 익히는 공부는 맑을 淸자로 흐릴 濁자를 깨우치고, 가까울 近자로 멀 遠자를 깨우치며, 가벼울 輕자로 무거울 重자를 깨우치고, 얕을 淺자로 깊을 深자를 깨우치는데, 두 자씩 들어서 대조해 밝히면 두 가지의 뜻을 함께 알게 되고, 한 자씩을 들어 말하면 두 가지의 뜻을 함께 모르게 된다. 특출한 지혜가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깨달을 수 있겠는가?
또 형체가 있는 물건을 나타내는 글자와 형체가 없는 실정을 나타내는 글자는 그 부류가 다르며, 행위가 없는 실정을 나타내는 글자와 행위가 있는 일을 나타내는 글자도 그 부류가 다르다. 江ㆍ河ㆍ土ㆍ石자는 형체를 이름한 것이고, 淸ㆍ濁ㆍ輕ㆍ重자는 실정을 나타내는 것이며, 停ㆍ流ㆍ隕ㆍ突자는 일을 나타내는 것이다.
같은 부류로써 배우지 않으면 널리 통하지 못하는 것이 이와 같을 것이다.그러므로 천자문을 다 공부해도 끝내는 한 자도 모르게 된다. 천자문을 쓸 만한 곳으로는 밭문서의 地目을 표시하거나 試卷을 표시하는 데에 필요할 뿐이니, 어린이를 가르치는 책인 小學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는가! 『爾雅』와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다시 회복할 수 없다면, 徐居正이 지은 類合을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전문

天地玄黃 宇宙洪荒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도 크다.
천지현황 우주홍황

日月盈昃 辰宿列張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별은 자리를 잡아 늘어서 있다.
일월영측 진수열장

寒來暑往 秋收冬藏 추위가 오고 더위가 가니 가을엔 거두고 겨울엔 갈무리하여 둔다.
한래서왕 추수동장

閏餘成歲 律呂調陽 윤달을 더하여 한해를 이루고 가락을 맞추어 양기를 돋운다.
윤여성세 율려조양

雲騰致雨 露結爲霜 구름은 올라가 비가 되고 이슬은 얼어 서리가 된다.
운등치우 노결위상

金生麗水 玉出崑岡 금은 여수에서 나고 옥은 곤강에서 난다.
금생여수 옥출곤강

劍號巨闕 珠稱夜光 검은 일컬어 거궐이요 구슬은 일컬어 야광이라.
검호거궐 주칭야광

果珍李柰 菜重芥薑 과일 가운데 진미는 오얏과 능금이요 채소 가운데 중요한 것은 겨자와 생강이라.
과진이내 채중개강

海鹹河淡 鱗潛羽翔 바다는 짜고 강물은 싱거우며 비늘 달린 물고기는 물에 잠기고 깃 달린 새는 높이 난다.
해함하담 인잠우상

龍師火帝 鳥官人皇 복희씨, 신농씨, 소호와 황제헌원
용사화제 조관인황

始制文字 乃服衣裳 문자를 처음 짓고 옷을 지어 입혔지.
시제문자 내복의상

推位讓國 有虞陶唐 자리를 미루며 나라를 물려주니 유우 와 도당 이라.
추위양국 유우도당

弔民伐罪 周發殷湯 백성을 돕고 죄를 벌하니 주나라 무왕[8] 과 은나라 탕왕이라.
조민벌죄 주발은탕

坐朝問道 垂拱平章 조정에 앉아 도를 묻기에 두 손으로 문장을 올리니,
좌조문도 수공평장

愛育黎首 臣伏戎羌 백성을 아끼고 오랑캐가 신하로 복종하게 하소서.
애육여수 신복융강

遐邇壹體 率賓歸王 멀고 가까운 곳이 하나가 되어 임금께 이끌려 따를 것입니다.
하이일체 솔빈귀왕

鳴鳳在樹 白駒食場 봉황은 나무에 내려 울고 흰망아지 풀을 뜯으니
명봉재수 백구식장

化被草木 賴及萬方 덕화가 초목까지 미치고 만방에 퍼지리.
화피초목 뇌급만방

蓋此身髮 四大五常 몸에 털이 덮힌 것과 같이 4대5상을 지키고
개차신발 사대오상

恭惟鞠養 豈敢毁傷 길러준 은혜를 공경하여 감히 상처를 내지 말아야 한다.
공유국양 기감훼상

女慕貞烈 男效才良 여자는 정조를 따르고 남자는 재량을 본받아
여모정렬 남효재량

知過必改 得能莫忘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고치고 배운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지과필개 득능막망

罔談彼短 靡恃己長 다른이의 단점을 입에 담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너무 믿지 마라
망담피단 미시기장

信使可覆 器欲難量 믿었던 장점이 뒤집힐 수 있고 다른 사람 기량은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사가복 기욕난량

墨悲絲染 詩讚羔羊 이 때문에 묵자는 실이 물드는 것을 탄식하였고 시경은 고양을 찬송하였다.
묵비사염 시찬고양

景行維賢 克念作聖 바르고 어진 것을 보고 행하여 지극히 생각하면 성인이 되고
경행유현 극념작성

德建名立 形端表正 덕을 쌓아 이름을 세우면 바른 모양이 겉으로 드러난다.
덕건명립 형단표정

空谷傳聲 虛堂習聽 빈 골짜기에 울리는 소리처럼 또한 빈집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공곡전성 허당습청

禍因惡積 福緣善慶 화는 악행을 쌓은 것이 원인이요 복은 선행의 결과이다.
화인악적 복연선경

尺璧非寶 寸陰是競 커다란 옥 구슬이[14] 보배가 아니니 작은 시간을 경주하여야 하여라.
척벽비보 촌음시경

資父事君 曰嚴與敬 부모를 모시고 임금을 섬기는 것은 엄정하면서도 정성스러워야 하는 것이니
자부사군 왈엄여경

孝當竭力 忠則盡命 효도는 마땅히 온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은 목숨도 바쳐야 하는 것이다.
효당갈력 충즉진명

臨深履薄 夙興溫凊 깊은 곳을 만나도 살얼음 지나듯 조심하고 일찍 일어나 덥고 차가운지 살피는 것(이 효도하는 마음가짐이며)
임심리박 숙흥온정

似蘭斯馨 如松之盛 난초와 같이 향기롭고 소나무처럼 굳센 것(이 충성하는 마음가짐이다.)
사란사형 여송지성

川流不息 淵澄取映 냇물을 쉬지 않고 흐르고 연못은 맑아 그림자를 비추듯
천류불식 연징취영

容止若思 言辭安定 얼굴은 생각과 같게 하고 말은 안정되게 하여야 한다.
용지약사 언사안정

篤初誠美 愼終宜令 일을 시작할 때에 정성을 다하고 마무리 지을 때에도 신중히 하면
독초성미 신종의령

榮業所基 籍甚無竟 이를 바탕으로 이루는 업적이 끝없으리라.
영업소기 적심무경

學優登仕 攝職從政 학문이 뛰어나 벼슬에 올라 직무를 맞고 정사를 돌볼 때에
학우등사 섭직종정

存以甘棠 去而益詠 벼슬을 맡아 팥배나무 밑에서 정사를 본 소공과 같이 청렴하면 물러날 때 칭송을 들을 것이다.
존이감당 거이익영

樂殊貴賤 禮別尊卑 즐거움에 귀천이 없으나 예절에는 존비가 있으니
악수귀천 예별존비

上和下睦 夫唱婦隨 상하가 화목하고 부부가 원만하며
상화하목 부창부수

外受傅訓 入奉母儀 밖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안에서는 어머니의 뜻을 받을며
외수부훈 입봉모의

諸姑伯叔 猶子比兒 모든 고모 삼촌의 아이를 내 아이라 여기고
제고백숙 유자비아

孔懷兄弟 同氣連枝 형제는 서로 품어주니 같은 기운에서 나온 가지기 때문이고
공회형제 동기연지

交友投分 切磨箴規 벗을 사귈 때는 가려서 사귀고 규범을 염두에 두어 절제하여
교우투분 절마잠규

仁慈隱惻 造次弗離 어질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여 떠나지 말아야 하고
인자은측 조차불리

節義廉退 顛沛匪虧 절의를 지키고 청렴히 물러나 이러한 (예의가) 이지러지지 않게 하여야 한다.
절의염퇴 전패비휴

性靜情逸 心動神疲 성정이 고요하면 심정이 편안하고 마음이 동요하면 정신이 피로하니
성정정일 심동신피

守眞志滿 逐物意移 참 뜻이 가득하도록 지키고 물욕을 멀리하라.
수진지만 축물의이

堅持雅操 好爵自縻 우아하고 절개가 있으면 관작은 스스로 오게 되어 있다.
견지아조 호작자미

都邑華夏 東西二京 화하의 도읍은 동서 2경이라
도읍화하 동서이경

背邙面洛 浮渭據涇 낙양은 북망산을 등지고 낙수를 마주하고 장안에는 위수와 경수가 흐르는 구나.
배망면락 부위거경

宮殿盤鬱 樓觀飛驚 궁전은 울창한 숲에 쌓였고 누각에 올라 놀라운 경치를 보며
궁전반울 누관비경

圖寫禽獸 畵綵仙靈 날짐승 들짐승을 그리니 신선 사는 그림이로구나.
도사금수 화채선령

丙舍傍啟 甲帳對楹 병사 옆을 열어 갑장이 기둥을 마주하게 하고
병사방계 갑장대영

肆筵設席 鼓瑟吹笙 자리를 마련해 연회를 열고 비파를 뜯고 생황을 부니
사연설석 고슬취생

升階納陛 弁轉疑星 계단을 올라 납폐하는 신료들은 별인듯 번쩍이고
승계납폐 변전의성

右通廣內 左達承明 오른쪽은 광내로 통하고 왼쪽은 승명에 닿아
우통광내 좌달승명

既集墳典 亦聚群英 이미 분전을 모은 곳에 영웅들이 모였도다.
기집분전 역취군영

杜稾鍾隸 漆書壁經 두고와 종례의 글, 칠서와 벽경
두고종례 칠서벽경

府羅將相 路俠槐卿 각 부에 장군과 재상이 있어 고관이 즐비하여 길이 좁다.
부라장상 노협괴경

戶封八縣 家給千兵 여덟 고을을 봉지로 주고 천명의 군사로 지키게 하니
호봉팔현 가급천병

高冠陪輦 驅轂振纓 높은 관을 쓰고 수레에올라 바퀴를 구르며 갓끈을 떨치는 구나.
고관배련 구곡진영

世祿侈富 車駕肥輕 대대로 받는 녹으로 부귀를 누리며 수레는 (제물로) 무겁고 가마는 가벼우니
세록치부 거가비경

策功茂實 勒碑刻銘 끝없이 쌓은 공적 비석에 세기는 구나.
책공무실 늑비각명

磻溪伊尹 佐時阿衡 반계의 (태공망)과 (탕왕을 도운) 이윤은 때가 도와 아형의 벼슬에 올랐고
반계이윤 좌시아형

奄宅曲阜 微旦孰營 곡부에 궁전을 지은 것은 주공 단 이 아니면 누가할 것인가
엄택곡부 미단숙영

桓公匡合 濟弱扶傾 환공은 제후를 널리 합쳐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구했지
환공광합 제약부경

綺迴漢惠 說感武丁 기리계가 한 혜제를 회복시키고 부열이 무정을 감동시키듯.
기회한혜 설감무정

俊乂密勿 多士寔寧 준걸과 예사가 모이니 참으로 평안하구나.
준예밀물 다사식녕

晉楚更霸 趙魏困橫 진과 초가 다시 패자가 되고 조와위는 연횡으로 곤궁에 빠져
진초갱패 조위곤횡

假途滅虢 踐土會盟 진은 위계를 써 괵을 멸하고 천토에서 회맹하였고
가도멸괵 천토회맹

何遵約法 韓弊煩刑 어찌 (한고조의) 약법을 두고 한비자의 낡고 번잡한 형벌을 따를 것인가
하준약법 한폐번형

起翦頗牧 用軍最精 백기 왕전 염파 이목은 군사를 가장 잘 다루었고
기전파목 용군최정

宣威沙漠 馳譽丹青 위엄을 사막에까지 떨치니 단청에 넣어 기리는 구나.
선위사막 치예단청

九州禹跡 百郡秦幷 하우씨가 구주를 두어 백군이 진에 병합되고
구주우적 백군진병

嶽宗恆岱 禪主云亭 산중 으뜸은 항산과 태산이라 임금을 정하는 운정이 그곳에 있으며
악종항대 선주운정

雁門紫塞 雞田赤城 안문관과 만리장성, 계전과 적성
안문자새 계전적성

昆池碣石 鉅野洞庭 운남의 곤지와 부평의 갈석, 거야의 넓은 들판과 동정의 큰 호수
곤지갈석 거야동정

曠遠緜邈 巖岫杳冥 아득히 멀리 줄지어 있으니 아득하고 묘연하구나.
광원면막 암수묘명

治本於農 務茲稼穡 다스림의 근본은 농업이니 때를 맞추어 심고 거두어야 하리
치본어농 무자가색

俶載南畝 我藝黍稷 이제 남쪽 이랑을 일궈 나는 기장과 피를 가꾸어
숙재남묘 아예서직

稅熟貢新 勸賞黜陟 익으면 세를 내고 햇곡식으로 제사를 지내 상을 권하고 (못된 자는) 내쫓으리라.
세숙공신 권상출척

孟軻敦素 史魚秉直 맹자는 도타운 사람이었고 사어는 강직했으니
맹가돈소 사어병직

庶幾中庸 勞謙謹敕 중용을 으뜸으로 삼고 겸손에 힘쓰고 경계해야지
서기중용 노겸근칙

聆音察理 鑑貌辨色 들리는 소리 자세히 살피고 거울에 비치는 모양 꼼꼼히 구별하고
영음찰리 감모변색

貽厥嘉猷 勉其祗植 그 아름다움이 후세에 미치도록 그 덕을 쌓기를 부지런히 하며
이궐가유 면기지식

省躬譏誡 寵增抗極 몸을 살펴 나무라고 탓할 일은 없는지 반성하고 총애가 늘면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성궁기계 총증항극

殆辱近恥 林皋幸即 위태로운 치욕은 부끄러운 일에 의한 것이니 수풀과 언덕에 있는 것이 도리어 다행이다.
태욕근치 임고행즉

兩疏見機 解組誰逼 양소 는 기회를 보아 관복을 벗으니 누가 핍박하였으랴
양소견기 해조수핍

索居閒處 沈默寂寥 한가한 곳을 찾아 살며 고요히 살며 침묵한 채
색거한처 침묵적요

求古尋論 散慮逍遙 옛일을 두고 논장을 찾고 염려를 잊고 소요하니
구고심론 산려소요

欣奏累遣 慼謝歡招 기쁜 일은 알리고 누추한 것은 보내며 슬픈 일은 마다하고 기쁜 일을 환영하리
흔주루견 척사환초

渠荷的歷 園莽抽條 도랑에 핀 연꽃의 이력, 동산에 자란 풀 가지
거하적력 원망추조

枇杷晚翠 梧桐早凋 비파나무 만추에도 푸르른데 오동나무 일찍이 시들었고
비파만취 오동조조

陳根委翳 落葉飄颻 고목 뿌리 덮은 낙엽 바람에 날리니
진근위예 낙엽표요

遊鵾獨運 凌摩絳霄 댓닭 한 마리 홀로 해엄치며 노을진 하늘을 업수이 여기고
유곤독운 능마강소

耽讀翫市 寓目囊箱 (한나라 왕총은) 독서를 즐겨 한 번 보면 상자에 넣은 듯 (잊지 않았다지)
탐독완시 우목낭상

易輶攸畏 屬耳垣墻 가벼이 경솔하게 구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담장에도 귀가 있다 하기 때문
역유유외 속이원장

具膳飡飯 適口充腸 반찬이나 저녁밥이야 먹고 배를 채우면 그만인 것
구선손반 적구충장

飽飫烹宰 飢厭糟糠 배부르면 재상의 요리도 물리게 되고 배 고프면 겨 지게미로도 족하니
포어팽재 기염조강

親戚故舊 老少異糧 친척이나 옛친구 노소에 따라 음식도 다를 밖에
친척고구 노소이량

妾御績紡 侍巾帷房 아내가 길쌈하여 어른 방에 수건을 받들고
첩어적방 시건유방

紈扇圓潔 銀燭煒煌 흰 비단으로 지은 부채 둥글고 깨끗하며 은촛대 불빛 밝으니
환선원결 은촉위황

晝眠夕寐 藍笋象床 낮에 자고 저녁에 또 자려 푸른 대로 코끼리 침상을 만들지
주면석매 남순상상

絃歌酒讌 接盃舉觴 거문거를 뜯고 노래를 부르며 주연을 열고 술잔을 들어 부딛히고
현가주연 접배거상

矯手頓足 悅豫且康 손을 들고 발을 움직여 춤추며 이처럼 평안함을 즐거워하세
교수돈족 열예차강

嫡後嗣續 祭祀烝嘗 맏이는 뒤를 이어 제사를 지내어
적후사속 제사증상

稽顙再拜 悚懼恐惶 이마를 조아려 두 번 절하여 송구하고 두려운 마음을 보여야 한다.
계상재배 송구공황

牋牒簡要 顧答審詳 편지는 간략히 요지만 쓰고 답신은 자세히 살펴서 하라.
전첩간요 고답심상

骸垢想浴 執熱願涼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할 생각이 나고 열이 차면 서늘하기를 원하게 되는 것
해구상욕 집열원량

驢騾犢特 駭躍超驤 노새며 망아지, 숫송아지가 놀라뛰며 내달리듯
여라독특 해약초양

誅斬賊盜 捕獲叛亡 적도는 잡아 죽이고 배역자는 잡아들이리
주참적도 포획반망

布射遼丸 嵇琴阮嘯 여포는 활 잘 쏘았고 의료는 돌 잘 던졌으며 혜강은 금을 잘켰고 완적은 휘파람을 잘 불었지
포사료환 혜금완소

恬筆倫紙 鈞巧任釣 붓을 만든 건 몽념 종이를 만든 건 채륜, 마륜의 교묘한 솜씨와 임공자의 낚시대
염필윤지 균교임조

釋紛利俗 竝皆佳妙 이러한 재주를 세상에 푸니 모두다 뛰어나고 신기하였다.
석분리속 병개가묘

毛施淑姿 工顰妍笑 오나라 모타와 월나라 서시의 자태는 찡그린 모습도 아름다워라
모시숙자 공빈연소

年矢每催 曦暉朗耀 세월은 살같이 언제나 제촉하나 햇빛 달빛은 밝게 빛나
연시매최 희휘낭요

璇璣懸斡 晦魄環照 천문을 보는 기계 매달려 돌듯 그믐이 지나 다시 보름이 되니
선기현알 회백환조

指薪修祜 永綏吉劭 손가락에 섶불을 단 듯 수양에 전념하면 영원토록 평안하고 길하리라.
지신수우 영수길소

矩步引領 俯仰廊廟 반듯하게 걸으며 옷길을 끌고 사당에 엎드려 예의를 다하고
구보인령 부앙낭묘

束帶矜莊 徘徊瞻眺 허리띠를 단단히 묶어 긍지를 갖고 여러 곳을 두루 살펴라
속대긍장 배회첨조

孤陋寡聞 愚蒙等誚 (이런 글을 쓴 나는) 고루하고 들은 것 없어 어리석단 꾸짖음을 면치 못하리
고루과문 우몽등초

謂語助者 焉哉乎也 어조사에는 언재호야가 있다.
위어조자 언재호야


전문은 위키문헌의 내용을 참고하였음.

참고문헌

학술논문

송병열, 2010, 「천자문류의 변용과 성격 고찰」, 근역한문학회 30, 441-466.

심경호, 2011, 「천자문의 종류와 조선시대 판본에 관한 일고찰」, 한자한문연구 7, 11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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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911, 도봉산 영국사 터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천자문 석각이 발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