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학보
본분을 잊고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다가 본래 가졌던 것을 합하여 두 가지 다 잃는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이다. 이 성어와 관련된 이야기는 장자 추수편에 실려 있다.
전국시대 조나라의 한단(邯鄲) 사람들의 걷는 모습이 특별히 멋있었다고 한다. 연나라에 살고 있던 한 청년은 한단 사람들의 걷는 모습을 배우기 위해 직접 한단에 갔다.
그는 매일 한단의 거리에서 사람들이 걷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하였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는 원래의 걷는 방법을 버리고 걷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로 하였다. 이때부터 그는 한걸음, 한걸음 발을 뗄 때마다 발을 어떻게 들고 또 어떻게 놓는지를 생각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다리의 조화와 걸음의 폭 등에 대해서도 주의해야만 했다. 이렇다보니 그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몹시 힘이 들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지만, 그는 한단 사람들의 걷는 법을 배울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원래 걷는 법마저도 잊어버리게 되었다. 결국, 그는 네발로 기어서 자기 나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