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학
중국 위(魏)ㆍ진(晉) 시대에 나타난 철학 사조로 노장사상을 바탕으로 유가의 경서들을 해석하며 형이상학적인 철학 논변을 전개하였다.
3현(三玄)이라고 불리는 <도덕경(道德經)>ㆍ<장자(莊子)>ㆍ<주역(周易)>의 연구와 해설을 중심으로 사상을 전개한 데서 현학이라는 명칭이 비롯되었다. 현(玄)은 노자(老子)의 <도덕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간 인식을 초월한 우주 생성의 근원으로서 도(道)의 현묘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학은 후한(後漢) 말기부터 비롯된 오랜 정치적 혼란을 배경으로 나타났다. 난세가 계속되면서 한(漢) 무제(武帝) 이후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유가(儒家) 사상을 대체할 새로운 사상을 모색하였고, 노장사상과 황로학파의 사상 등을 기초로 유학을 융합하려 했던 현학이 한 나라 이후의 경학(經學)을 대체하였다.
하지만 현학은 인간의 현실 세계에 나타난 구체적인 문제보다는 형이상학적인 논변을 중심으로 함으로써 매우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사변적 철학으로 전개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현실 세계를 초월한 무(無)를 강조함으로써 세속적인 윤리 실천보다는 개인의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래서 오늘날 현학은 ‘이론이 깊고 어려워 깨닫기 힘든 학문’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