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인 지식인 선언
1969년 3선개헌으로 장기집권의 길을 튼 박정희는, 1971년 4월 27일 실시된 제7대 대통령 선거에서 관권 동원과 선거자금을 살포하고, 신민당 김대중 후보를 힘겹게 누르고 3선 대통령이 되었다.
(훗날 중앙정보부 핵심간부의 증언에 따르면, 박정희 진영은 연 국가예싼의 10퍼센트가 넘는 600억~700억 원을 선거자금으로 썼다고 한다. 연탄 하나 20원, 커피 한 잔 50원 하던 때이다.)
3선개헌 저지에 실패한 뒤 좌절에 빠져 있던 민주진영 인사들은, 1971년을 '민주수호의 해'로 선언함과 동시에 1인 장기집권의 탐욕을 막는 데 힘을 모았다.
그해 4월 서울 YMCA에서 각계 대표들이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구성, 4월 19일 전체회의를 열었다. 리영희는 제2기 이사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재야운동 단체의 효시가 된 민주수호국민협의회는 각종 강연회와 좌담회, 성명서 발표, 인권탄압 사례 조사, 공명선거를 위한 선거참관인단 구성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뒤를 이어 민주수호청년협의회 등 각종 반독재 시민단체가 조직되었다.
민주수호국민협의회 참여 인사들을 중심으로 1971년 10월 중순 '64인 지식인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총통제 분쇄, 학원탄압 중지, 구속학생 석방, 대학생 강제 입영 중단, 대학 점령 군인 철수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