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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하필 경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이유가 뭐요?" <br> |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하필 경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이유가 뭐요?" <br> | ||
안영의 키가 작은 것을 비웃는 말이었다.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를 우습게 보았기 때문에 이런 심한 농담을 함부로 한 것이었다. 안영은 서슴지 않고 태연히 대답하였다.<br> | 안영의 키가 작은 것을 비웃는 말이었다.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를 우습게 보았기 때문에 이런 심한 농담을 함부로 한 것이었다. 안영은 서슴지 않고 태연히 대답하였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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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6일 (화) 18:38 기준 최신판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로 되듯이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비유한 고사이다.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안영(晏嬰:晏子는 경칭)은 중국 역사상 드물게 보는 명 재상이다. 세 명의 왕(靈公·莊公·景公) 밑에서 재상을 지냈지만 절검과 역행으로 일관하였다. 그는 재상이 된 뒤에도 밥상에는 고기 반찬을 올리지 않았고 아내에게는 비단옷을 입히지 않았고, 조정에 들어가면 임금께서 묻는 말에 대답하되 묻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았으며, 스스로의 품행을 조심하였다. 또한 유창한 달변과 임기응변으로도 유명하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 해, 초(楚)나라의 영왕(靈王)이 그를 초청하였다. 초나라 왕은 인사말을 끝내기가 바쁘게 이렇게 입을 열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하필 경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이유가 뭐요?"
안영의 키가 작은 것을 비웃는 말이었다.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를 우습게 보았기 때문에 이런 심한 농담을 함부로 한 것이었다. 안영은 서슴지 않고 태연히 대답하였다.
"그 까닭은 이러하옵니다. 우리나라에선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골라서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초나라로 오게 된 것이옵니다."
안영의 능수능란한 말솜씨에 기세가 꺾인 영왕은 은근히 부아가 끓어올랐는데, 마침 그 앞으로 포리(捕吏)가 제나라 사람인 죄인을 끌고 가자 영왕은 안영에게 들으라고 큰소리로 죄인의 죄명을 밝힌 다음 말하였다.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잘하는군."
안영이 대답하였다.
"제가 듣기로는 귤이 회남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과실의 맛은 다릅니다. 그러한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백성들 중 제나라에서 나고 성장한 자는 도둑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나라로 들어오면 도둑질을 합니다. 초나라의 물과 땅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질을 잘하게 하는 것입니다."
왕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성인은 농담을 하지 않는다고 하오. 과인이 오히려 부끄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