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
語源
갑골문, 금문의 言자 아래 부분은 입과 혀의 형상이다. 그리고 혀 위에 하나의 짧은 가로획을 첨가하였는데 그것은 지시부호이다. 사람이 입을 열고 혀를 흔들어 말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때문에 言자의 본래 뜻은 “直言不諱(거리낌 없이 솔직하게 말하다)” “有話直說(할 말이 있으면 직접 말하다)”와 같이 ‘말하다’는 뜻이다.
文化
신(神)에게 고하는 말은 축고(祝告)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교환되는 말은 언어(言語)다. 그런데 실은 言(말씀 언)은 신에 대한 맹세, 즉 자기 맹세다. 言(언)은 辛(신)과 축문으로 이루어진 글자라는 것이다. 辛은 문신에 사용하는 침의 모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신 형벌을 가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言의 자형은 ‘신에게 맹세하여 기도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허위나 불순이 있다면 나는 신이 내린 형벌로써 문신을 당하는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는 자기 맹세를, 辛과 축문이라는 두 가지 형태소를 조합해서 표시한 것이다. 言에 의한 자기 맹세는 신에게 서약해서 자기의 바람을 실현하려는 것이므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다. 이에 비해, 방어적 성격을 지닌 것이 語(어)이다. 語의 편방에 쓰인 '吾'(오)는 축문 위에 성스러운 그릇을 덮어 축문의 기능을 보존한다는 뜻을 지닌 글자다. 그런데 ‘言語’라는 식으로 연결하면 ‘말’이란 뜻을 나타낸다. 본래 ‘언어’란 문자는 말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서 말의 정령 기능에 관계하는 상징적 의례를 형상화한 것이다.[1]
《한자왕국》에서 言을 보는 시각은 위와 조금은 다르다. 중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문언文言’이라는 말은 ‘고전 중국어’나 ‘문학용어’를 지칭한다. ‘文言’은 허식적이고 틀에 박힌 듯한 경직성과 진부하고 상투적인 논조나 각종의 전고典故로 가득 차 있다는 병폐 때문에 그것들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매우 재미있을지 몰라도 정규적인 고문古文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해독하기 힘든 것이었다. 중국은 5·4운동이 일어나고서야 비로소 대다수의 대중을 위해 언어와 문학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문언문文言文과 백화문白話文과의 거리도 축소됐다. 1950년대의 문자개혁은 이런 운동의 일부로, 2000년 만에 처음으로 시도된 것이었다. 오늘날 이 글자의 일차적인 의미는 ‘말하기’ 혹은 ‘말’이다. 하지만 이 글자의 기본 뜻은 ‘큰 생황[大笙]’이다. 일반적으로 ‘言’자는 처음에 생황(관악기의 일종)을 불고 있는 입을 그린 모습이었다고 해석된다. 때문에 ‘생황’이 ‘소리’를 거쳐 ‘말’로 의미가 변한 것은 쉽게 이해된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