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표비

孔彪碑(册页4)

개요

공표비는 171년(후한)의 예서비이며 공자의 자손인 공표(孔彪)의 위해 새겨진 것이다. 공표비는 한비(漢碑) 중에서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비석이다. 그 이유로는 문자의 마멸이 심하고 불명확하다는 점과 문자의 완성도가 동시대 예서비와 비교했을 때 미숙하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그 미완성 자형 가운데 한비 최고 걸작인 조전비(曹全碑)와 유사한 부분을 몇 가지 찾아볼 수 있다. 두 비석의 유사점을 찾아내고 다른 예서비와 비교검증을 해본 결과 이들 유사점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비석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서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공표비가 조전비보다 14년 앞서 쓰였다는 점에서 마치 공표비의 글씨가 조전비 작가의 문자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다른 한비와의 비교

한비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공주비(孔宙碑)는 공표의 형제인 공주(孔宙)에 의해 새겨진 것이다. 공표비보다 7년 이른 164년에 새겨진 것이며 완성도가 아주 높은 비석이다. 형제의 작품이 한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반면, 공표비는 앞서 언급했듯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문자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 것과 다른 후한 예서비에 비해 문자가 미완성인 것이 그 이유이다.

일본의 서예가 上小倉一志는 자신의 글로 공표비와 자전비를 비교하여 용필법이나 자형의 공통성을 설명하고 있다. 완성도가 높은 자전비에 비해 공표비는 미숙한 부분이 많이 있으나 글씨의 비율이나 균형이 비슷해 보인다. 또 한비에는 획을 쓸 때 붓을 강하게 멈추는 필법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공표비, 자전비처럼 붓을 쓱 빼듯이 쓰는 필법은 거의 볼 수가 없다고 한다. 같은 시대의 다른 석비들과 비교를 하였을 때 공표비와 자전비만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특징이 있는 점에서 이 두 석비의 용필법 근본이 아주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上小倉一志는 공표비가 자전비보다 14년 일찍 건립되었다는 점과, 두 석비가 인접하는 지역에 건립되었다는 점에서 공표비는 자전비 작자가 예전에 만든 작품이라고 가정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