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
우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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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우신(虞信) |
출생 | 조나라 중모(현 하남 학벽) |
별칭 | 우경(虞卿) |
주요 작품 | 우씨정전(虞氏征傳), 우씨춘추(虞氏春秋) |
관련 활동 | 정치, 역사서 집필 |
목차
개요
전국시대 조나라 효성황 때의 명신. 조나라 중모 사람으로 전략에 능했다. 진나라 원교근공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조나라 위주의 합종책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조학과 누완의 영진정책을 비판했다. 말년에 관직을 버리고 조국을 떠나 위나라로 갔다. 저서로는 우씨춘추 15편이 있다.
생애
배경
전국시대, 진은 가장 강력한 제후국이었다. 진은 다른 국가들에게 성을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성을 주지 않으면 군사를 일으켜 성을 빼앗았다. 다른 여섯 제후국은 이에 맞서 힘을 합쳤다. 이것이 합종책이다. 이에 맞서 진은 여섯 제후국을 하나하나 상대하는 연횡책과 가까운 국가를 공격하고 멀리 인는 국가와는 친교를 맺는 원교근공책을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나라는 고립되어 진나라와 혼자 전쟁을 벌이게 되었고, 장평대전에서 40만의 군사를 잃으며 대패한다. 이후 진나라는 조나라의 수도인 한단까지 진격해 포위한다. 이 소식을 들은 초와 위의 군사들이 조를 돕기 위해 출병해 결국 진의 군사를 물치지고 한단의 포위를 풀었다.
조학과의 논쟁 : 진에게 땅을 떼어주는 것을 반대하다
초와 위의 도움으로 한단의 진을 물리쳤지만 여전히 진은 가장 강력한 국가였고, 조나라 효성왕은 진에게 여섯 현을 떼어주고 강화하려고 한다. 이를 두고 우경은 조학, 누완과 논쟁을 벌인다.
:우경 : "진이 왕을 공격하다가 피로해서 돌아간 것입니까, 아니면 여전히 진격할 힘은 있는데 왕을 아껴서 공격하지 않았다 보십니까?
:효성왕 : "진은 온 힘을 다해 공격했으니 지쳐서 돌아갔을 것이오."
:우경 : "진히 힘으로 공격하고도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지쳐서 돌아갔는데, 왕께서는 저들이 힘으로도 얻을 수 없었던 것을 거저주려고 하시니 이는 진을 도와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러다 내년에 진이 다시 공격해오면 구원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효성왕은 우경과의 대화를 조학에게 들려줬다. 그러자 조학이 말했다.
:조학 : "우경이 정말 진의 힘이 다해서 돌아갔다는 것을 다 알 수 있습니까? 만약 진이 더이상 진격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 탄환 하나만큼의 땅도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진이 공격해온다면 왕께서는 땅을 떼어주지 않고 강화하실 수 있겠습니까?"
:효성왕 : "땅을 떼어주자는 그대의 말이 옳은 것 같소. 그대는 내년에 진이 다시 공격하지 않도록 할 수 있겠소?"
:조학 : "그것은 제가 감히 보증할 수 없습니다. 지금 진나라가 한과 위를 좋아하고 저희를 공격하는 이유는 왕께서 진을 섬기는 것이 한이나 위보다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제가 진과의 친교를 다지고 폐물을 바쳐 한이나 위와 같게 만들더라도 내년에 또다시 저희만 진의 공격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는 왕께서 진을 섬기는 것이 한이나 위보다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보증할 수 없습니다."
효성왕에게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었지만 또다시 진과 전쟁을 할 수는 없었다. 효성왕은 조학의 말을 우경에게 전했다.
:우경 : "조학은 만약 땅을 떼어주지 않았는데 내년에 진이 다시 공격해오면 땅을 떼어주지 않고 강화할 수 있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땅을 떼어주고 강화를 해도 진이 다시 공격하지 못하도록 보증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지금 땅을 떼어주는 것이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내년에 또 진이 공격해오면 또 땅을 떼어주며 강화해야 하는데, 이는 스스로를 바닥내는 방법이니 강화하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누완과의 논쟁 : 조나라 중심의 합종책을 제안하다
스스로를 바닥내는 방법이라는 지적이 맞는 말 같지만 전쟁을 또 할수는 없다. 고민하는 효성왕에게 우경은 대책을 제시한다.
:우경 : "진은 지금 지쳐서 돌아갔고 군대는 피폐해졌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여섯 성을 다른 제후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피폐한 진을 공격한다면 제후들에게 나눠준 여섯 성을 진에게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 진에게 땅을 떼어주면 진은 강해지고 스스로를 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어느 것이 더 낫습니까? 조학의 말대로 올해 진에게 여섯 성을 준다고 해도 내년에 다시 진이 공격해 오면 다시 여섯 성을 줘야 합니다. 이것이 반복된다면 결국 줄 땅이 남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왕의 땅은 한계가 있지만 진의 요구는 끝이 없습니다. 유한한 땅으로 무한한 요구를 들어주다가는 형세상 조는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너무나 명확한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효성왕은 두렵다. 과연 언제까지 다른 제후들이 진에 대항해 함께 싸워줄 것인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효성왕은 누완에게도 의견을 묻는다.
:효성왕 : "진에게 땅을 주는 것이 좋겠소, 주지 않는 것이 좋겠소?
:누완 : "제가 알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효성왕 : "그래도 사적인 의견을 말해보시오."
:누완 : "제가 '주지 말자'고 하면 이는 옳은 대책이 아닌데, '주자'고 하면 왕께서 제가 진을 위한다 하실까 두렵습니다. 기어이 대답을 원하신다면 저는 '주는 것이 낫다'고 하겠습니다."
우경은 이 소식을 듣고 왕을 말렸다.
:우경 : "누완의 말은 화려하게 꾸민 것에 불과하니 왕께서는 부디 땅을 주지 마소서."
누완도 이 소식을 듣고 왕에게 말한다.
:누완 : "우경은 하나만 알지 둘은 모릅니다. 천하 사람들은 당연히 강한자에 기대어 약한자의 틈을 노리고자 합니다. 지금 진이 저희보다 강하니 천하의 사절들은 모두 진에 가 있습니다. 그러니 땅을 떼어주어 천하에 진과 조가 화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천하 제후들은 진에게 기대어 조를 참외처럼 나눠가질 것입니다. 그러니 우경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이로써 결정하고 다시 논하지 마십시오."
우경이 또 다시 왕에게 말했다.
:우경 : "누완이 조를 배신하고 진을 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천하에 조의 약한 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진은 왕께 여섯 성을 요구했습니다. 차라리 그 성을 제에게 주십시오. 제는 진의 철천지원수이므로 왕께 여섯 성을 받으면 함께 진을 공격하자는 요청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왕께서는 여섯 성을 제에게 줘야 하지만 함께 진을 공격해 땅을 빼앗아서 보상받을 수 있고, 천하에 우리의 능력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이 대책을 공표하시면 군대가 출동하기도 전에 진에게 많은 보물을 가지고 왕께 먼저 화친을 요청할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국가인 진의 요청에 따라 화친하면 다른 제후들 역시 앞다퉈 왕께 친교를 맺자고 요청할 것입니다. 이는 왕께서 한 번 움직여 진과 처지를 뒤바꾸는 일입니다."
효성왕은 마침내 우경의 말을 따르기로 결정한다. 효성왕은 우경을 제로 보냈다. 그러자 우경의 말대로 진의 사신이 찾아와 화친을 요청했다. 진에게 땅을 바칠것을 주장하던 누완은 이 소식을 듣고 달아났고, 우경은 성 하나를 상으로 받는다.
위나라와 연합하다
얼마 뒤, 위나라 사신이 찾아와 연합을 청했다. 효성왕은 우경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효성왕 : "위나라가 합종을 청했소"
:우경 : "위나라가 잘못했군요."
:효성왕 : "아직 허락하지는 않았소."
:우경 : "왕께서도 잘못하셨습니다."
:효성왕 : "위나라가 합종을 청했다고 하니 위나라가 잘못했다고 하고,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니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합종을 하면 안된다는 말이오?"
:우경 : "소국은 대국과 함께 일하면 이익이 있을 때는 대국이 복을 받고, 재앙이 있을 때는 소국이 그 화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지금 위나라는 소국인데 스스로 화를 부르고 있으며, 왕께서는 대국으로 그 복을 사양하고 있으니 둘 다 잘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합종을 허락하십시오."
효성왕은 우경의 의견에 따라 위나라의 합종 요청을 받아들였다.
위제를 따라 조나라를 떠나다
위나라 승상인 위제는 과거 범저라는 인물이 제와 내통했다는 무고에 속아 가혹한 고문을 가한다. 이후 범저는 정체를 숨기고 장록이라는 이름으로 진나라의 승상이 되어 진나라를 전국시대의 가장 강력한 국가로 만든다. 장록이 범저와 동일 인물인 것을 몰랐던 위제는 장록이 위나라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장록을 통해 진나라와 우호를 맺으려고 시도하고, 이를 알게 된 범저는 분노해서 위나라에 위제의 목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위제는 당시 명망있었던 조나라 평원군의 집으로 숨었지만 진나라는 조나라에게 압력을 가해 오히려 평원군을 잡아들인다. 이제 조나라가 나서 위제를 잡으려 하자 위제는 조나라 승상이었던 우경의 집에 찾아가 살려주기를 간청했다. 우경은 만호후의 벼슬과 명예를 모두 내려놓고 위제와 함께 도망쳐 위나라 공자인 신릉군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진나라의 보복을 두려워해 망설이던 신릉군을 보고 위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결한다. 위제가 죽은 이후 뜻을 이루지 못한 우경은 《우씨춘추》를 써 국가의 득실을 비판하고 풍자한다. 이후의 행적은 전해지지 않는다.
사마천의 평가
“ “우경이 일을 헤아리고 정황을 추측하여 조를 위해 낸 계책은 얼마나 정교했던가? 그러나 위제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고 기어이 대량에서 고통을 겪었다. 용렬한 필부라도 이것이 불가함을 알진대 하물며 현인이 몰랐으랴! 허나 우경이 궁지에 몰려 수심에 빠지지 않았다면 역시 책을 지어 스스로를 후대에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
관련 인물
참고자료
사마천, 김원중 역(2015), 사기 열전1 공원국, (2015), 춘추전국이야기9 : 원교근공 대학살의 시대, 위즈덤하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