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교환학생 생활을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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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바람까마귀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3월 24일 (금) 00:2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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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교환학생 생활을 위한 조언

김연주

처음말

중국어문화학과 학생으로서 학교생활동안 가장 인상 깊고 즐거웠던 기억을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교환학생 생활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 역시 나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그 정도로 교환학생은 대학생활의 꽃이라 할 정도로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다. 그러면 교환학생을 의미 있게 다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경험적으로 터득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만큼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것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교환학생이란?

교환학생이란 무엇인가? 교환학생이란 자신의 학교에 학비를 내고 외국에서 한 학기, 혹은 일 년을 수학할 수 있는 제도로서 서울시립대에는 다양한 중화권 교류 대학이 있다. 물론 영미권, 유럽권, 기타 다양한 국가에 교환학생을 다녀올 수도 있으나 개인적 경험의 한계와 중국어문화학과의 학술제 자료집이라는 특성상 일단 지면에는 중화권, 특히 대만을 중심으로 서술할 것이다.

교환학생 신청 시 유의할 사항

사실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절차 자체는 국제교육원에서 잘 소개하고 있고, 그리 복잡하지도 않으므로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다. 그 대신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을 신청할 때 잘 모르지만 다녀온 후에는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학점’에 관해 소개하고자 한다.

어학수업은 교양으로만 최대 6학점 인정 가능

서울시립대는 교환학생 당시 이수한 학점의 평점을 그대로 개인 전체평점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이수학점에 학점만 이수하고 평점은 합산되지 않는 이수/미이수(pass or fail)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즉, 교환학생을 가서 올A+을 맞든 올 D-를 받든 같은 수업을 들었다면 졸업이수에 합산되는 학점은 같고 평점도 교환학생을 가기 전과 똑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F를 받을 경우 아예 합산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F를 받으면 그 학점이 합산되지 않을 뿐, 평점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 물론 이를 악용해서 F를 잔뜩 받아오는 학생들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한 학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아무리 못해도 F는 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당황하는 부분은 자신이 채워야할 학점 대신 교양 학점을 채웠다는 점에 있다. 모든 대학이 교환학생 때 취득한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가 다른데, 숙명여대의 경우 (2013년 기준) 학점과 평점이 모두 반영되되, 어학수업 역시 그 언어를 전공하는 학생에게는 전공학점으로 인정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립대는 어학수업은 전공이 영문과이든 중문과이든 모두 교양으로 들어가고, 또 최대 6학점밖에 인정을 안 해준다. 즉, 중국에 교환학생을 가서 하루에 9시간동안 중국어를 배우는 수업을 들었다 해도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학점은 교양 6학점뿐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의 학생, 특히 1, 2학년 때 학점을 많이 신청한 학생들은 교양을 거의 다 채웠다는 점에 있다. 그러므로 만약 교양을 다 채우고 교환학생을 간다면 이 학점은 그냥 남는 학점, 즉 듣긴 들었으나 졸업이수학점에 포함되지는 않는 학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간과하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점은, 졸업하기 위해서는 총 학점 130점만 채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교양은 인문대 학생 기준 최대 51학점, 나머지는 전공수업(심화전공의 경우 최소 61학점)이나 일반선택(타과의 전공수업)으로 채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잘 생각지 못하고 수업을 그냥 신청한다면 원래 130점만 들었어도 되었는데 졸업하기까지 심한 경우 150학점까지 들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교양에서 만약 어학수업만 들을 생각이라면 그 전에 교양을 적어도 6학점 비워놓기를 추천한다. 만약 두 학기를 가는데 모두 어학수업만 듣는다면 12학점을 비워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교양을 채울 때도 다른 교양보다 졸업에 필요한 필수교양을 먼저 들어놓는 것이 좋다. 나는 이 필수교양을 세 개나 안 듣고 교양을 다 채워버렸기 때문에 안 들었어도 될 세 수업을 더 들어야만 했다. 부디 다른 학우 분들은 이런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교양을 듣지 않아도 되길 바란다.

본과 수업의 수강 신청과 학점 이전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

만약 자신이 계획한 시기에 졸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환학생 생활동안 학점을 따야 한다면 본과를 들을 수 있는 대학에 지원하기를 추천한다. 만약 아무렇게나 지원했는데 마침 그 대학에서는 본과수업을 들을 수 없다면, 자신의 졸업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과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기 위해서는 자신의 외국어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만약 본과수업을 듣고 싶은데 자신이 수업을 따라갈 능력이 없다면 그 한 학기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아예 수업 신청 자체를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대만에서 공자, 장자에 관한 수업을 듣고 싶었으나 첫 번째 학기에는 아예 알아듣지를 못했고, 두 번째 학기는 알아듣기는 했으나 교수님께서 읽어야 할 텍스트가 매우 많으므로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수업을 듣지 않는 것을 권하셨으므로 듣지 못했었다. 즉, 자신이 원래 듣기로 계획했던 수업도 외국어 능력에 따라 아예 교수님께서 못 듣게 하시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의 실력을 잘 파악해 알맞은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듣고 싶기는 하지만 너무 어려운 수업이라면 수강을 하지 않고 청강을 하는 방법도 있으니 굳이 그 수업을 수강신청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만약 중국어실력이 아직 그리 뛰어나지 않다면 본과수업은 영어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반대로 영어는 잘 못해도 중국어를 잘한다면 중화권 현지의 본과수업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만약 학점을 따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면 먼저 그 대학에서 운영되는 수업을 찾아보고 그 중 자신이 수강할 수 있는 수업이 무엇인지 꼼꼼히 찾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학점 이수가 되는지 어떤지 걱정이라면 미리 그 수업의 실라부스를 찾아 학과 조교님이나 교수님께 여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만약 일반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 학기 혹은 일 년간 본과수업을 들었는데 그 수업이 일반선택이 아닌 교양으로 인정된다면 자신의 졸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

즐거운 교환학생 생활을 위한 조언

자신의 목적을 분명히 알기

대부분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은 외국어를 배우거나 경험을 쌓거나 여행을 하거나 친구를 사귀거나 학점을 따기 위함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지원하는 것이다. 만약 교환가는 국가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교환학생을 신청했는데 자신이 가는 대학의 한국인 학생 비율이 매우 높다면 그것은 외국어 학습에 좋은 환경이 아닐 것이다. 또한 여행을 많이 다니기 위해서 갔는데 교통여건이 불편한 대학이라면 그 또한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중화권은 너무나 다양한 지역과 지역 특유의 방언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중국어 억양도 자신이 가는 지역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애초에 자신이 배우고 싶은 중국어는 어떤 중국어인지, 만약 방언을 배우고 싶다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또한 포기하지 못할 조건은 무엇이며 버려도 되는 조건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춰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교환학생을 대만으로 다녀왔는데, 애초에 대만에서 사용하는 중국어를 배우고 싶었고 번체자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대만을 선택했었다. 또한 기숙사 시설을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고 싶어서 기숙사는 좀 좁더라도 한 달에 한 번 생활비 장학금을 주는 대학으로 지원했다. 비록 대만식 어휘와 대륙의 어휘가 가끔 달라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대체로 내 선택에 매우 만족한다. 하지만 같은 대학이라 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만족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 가장 잘 맞는 지역과 대학이 어디인지’ 잘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친구 많이 사귀기

교환학생의 꽃은 무엇보다도 현지친구 많이 사귀고 그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는 것에 있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접해보지 못했던 서구 문화권, 혹은 동남아, 혹은 남미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국제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그 학생들과 친해지는 것도 좋다. 그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현지 친구도 많이 사귀길 권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외국어 실력 향상

첫째로 현지에서 쓰이는 살아있는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다. 나는 외국어를 배울 때 100시간 수업을 듣는 것보다 현지 친구와 100시간 수다 떠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이라도 그 사회의 ‘지금 내 또래’들이 자주 사용하는 언어를 알고 수업에서 다루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수업에서는 교과서 중심으로, 즉 현지인들은 절대 쓰지 않는 언어를 배울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범대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교재에는 ‘幸会, 幸会’라는 표현이 나와 있는데 이건 중년의 사업가가 아니면 절대 쓸 일이 없다고 친구가 알려주었다. 이것은 ‘만나서 반갑다’의 아주 정중한 표현인데, 한국어로 치자면 ‘만나 뵙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20대가 일상생활에서 이런 말을 쓸 것인가? 또한 한국 교과서를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교과서에서 나오는 회화의 내용은 아무리 가볍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문어적인 느낌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표현을 배우느니 차라리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그들의 은어나 유행어를 배우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대화를 하다가 ‘卖关子’(시치미를 떼다, 하고 싶은 말이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 그냥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라는 표현을 배웠는데, 이건 내가 잘 못 알아들어서 멍하게 있을 때 만약 모르면 ‘卖关子’하지 말고 그냥 말하라고 누가 말해준 덕분에 배운 표현이다. 이렇게 대만 가서 향상된 중국어 실력은 95% 친구들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현지 사람들은 그곳에서 평생 살아오며 그 누구보다도 현지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니, 만약 그 언어를 배우고 싶다면 그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타문화에 대한 이해

둘째로 현지 친구들을 사귀어서 좋은 이유는, 그들을 통해 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타문화를 접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나와는 다른 사고방식과 문화를 지닌 사람들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도 소위 말하는 ‘문화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 대표적인 것은 대만이 70년간 일본에게 일본 식민 지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 대륙을 매우 싫어하고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한국을 싫어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일본을 좋아하는 것은 나로서는 정말 이해하기가 힘들었는데, 친구가 대만의 역사를 설명해 주었을 때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대만은 식민지배의 역사로, 과거에 유럽에게 통치 당했다가 일본에게 통치당하고, 다시 중국인에게 통치당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일찍이 대만으로 이주해 살아가던 사람들과 대만 원주민들에게는 누가 통치하든 ‘식민 지배를 시행하는 국가’가 바뀌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중국, 즉 대륙에서 건너온 국민당이 통치했을 때가 가장 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개(일본)가 나가니 돼지(중국)이 왔다’는 말까지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반향으로 일제 식민지시기에 대한 향수가 생겨났다고도 말이다.
여전히 일본에게 통치당한 시기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내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이러한 일들은 내게 모든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다르다는 것, 그러므로 타국의 정서를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또한 내가 대만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2013년에는 홍콩에서 우산혁명이 일어나고 대만에서는 양안 서비스 협정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던 한 해였는데, 그 덕분에 대만인이 대륙을, 그리고 홍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젊은 대만인은 자신이 대만인이며 중국인이 아니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통일 움직임을 보인(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의 시진핑과 회담까지 한) 마잉주 총통과 그가 속한 국민당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 그리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을 지지한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시위가 한창 뜨거웠던 시기에 같은 통역 수업을 듣던 대만 학생이 영어로 자신이 왜 이 서비스 협정을 반대하는지에 대해서 울면서 말했었는데 매우 인상 깊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당시에 타이페이 시장을 선출하는 선거도 있었는데 그 때 거의 타이완의 95% 정도의 지역에서 민진당이 압승했었다. 이 역시도 대륙에 대한 대만인의 인식을 보여줬던 것 같다.
그리고 우산 혁명이 일어났을 때 대학에서는 홍콩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캠페인 같은 것이 진행됐었고, 내가 아는 대륙에서 대만으로 교환을 온 학생은 대만 학생과 이 우산 혁명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은 홍콩인과 대만인은 중국인과 확실히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게는 가장 힘들었던 것이 대만 내의 반한 혹은 혐한 감정이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이유가 정확한지도 모르겠고 오해의 소지도 있는 것 같아 내가 들었던 이유를 간략히 적고자 한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대만과의 수교를 끊고 중국과 수교했기 때문에 한국을 싫어한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물론 한국을 싫어하는 이유 중 이런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만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역시 한국보다 먼저 대만과 단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인은 여전히 일본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반한 감정의 가장 큰 이유는 스포츠와 경제 분야의 라이벌 의식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건 논문을 읽거나 뉴스에서 통계자료를 본 것이 아니라 역시 대만 친구에게 들은 것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는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생활 내내 반한감정은 정말 피부로 느끼며 살았기 때문에 만약 그러한 분위기를 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대만보다는 다른 지역에 교환학생을 가길 추천한다.

여행 많이 다니기

또 교환학생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여행일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행을 다니면서 돈을 아까워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혼자서 놀지 말고 함께 놀라는 것이다. 물론 쓰지 않아도 될 돈을 펑펑 쓰라는 말도 아니지만 적어도 교환학생을 가 있으면서 돈이 아까워서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중에 돈은 벌 수 있으나 교환학생 시절만큼 마음 놓고 놀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기는 다시 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기숙사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는 것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웹서핑이나 드라마를 보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도 조금은 후회되는 것이 1학기 때 2학기만큼 많이 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는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하거나 아니면 기숙사에서 쉬었을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사실 대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냥 외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어가 늘지는 않는다. 한 마디라도 하고, 한 마디라도 듣고 해야 실력이 는다. 그러므로 외국어 실력을 위해서라도 사람을 만나고 자주 나가길 권한다.
그리고 나는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동안 다닌 여행이 평생 동안 다닌 여행보다 많을 정도로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비록 그 때 돈은 많이 썼지만 그 일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행을 다니면서 멋지고 재미있는 곳에 많이 다녔을 뿐 아니라 그 덕에 같이 다닌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도 있었고 또 추억이 굉장히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못간 경우’가 훨씬 아쉽고 후회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렇게 여유롭고, 다양한 곳을 둘러볼 기회는 교환학생 시기 말고는 거의 없다. 미래의 나에게 돈을 빌린다고 생각하고 이 시기만큼은 돈 아끼지 말고 마음껏 구경하고 돌아다니자.

맺는 말

길게 썼지만 교환학생을 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한 목적의식’과 ‘수용적 자세’, 즉 오픈마인드일 것이다. 익숙한 음식, 익숙한 사람, 익숙한 언어만 접하려 하기 보다는 나와는 많이 다르고 낯설더라도 새로운 문화와 사람, 음식, 장소를 접하다보면 어느새 교환학생을 가기 전과는 많이 시야가 넓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중문과 학우들의 교환학생 생활이 즐겁고 알차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