遘
語源
遘는 회의자이다. 갑골문의 遘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물속에서 만나 서로 입을 맞대고 있는 모양을 상형한 것으로, ‘마주치다, 교류하다’라는 뜻을 갖는다. 처음에는 물고기의 행동을 가리켰으나 후에 止(그칠 지)나 辵(쉬엄쉬엄 갈 착)이 더해져 사람의 행위를 가리키게 되었다.
文化
물고기가 고대 중국인에게 중요한(혹은 유일한) 식재료였던 만큼, 그들은 물고기의 생태계를 잘 관찰했을 것이다. 遘는 그러한 고대인의 세심한 관찰력을 보여주는 글자 중 하나이다. 遘의 갑골문 글자에 나오는 것처럼 실제로 입맞춤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물고기들이 있다. ‘키싱구라미’가 대표적인 예인데, 로맨틱한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물고기들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아무튼 물고기들이 만나서 무엇을 하든 간에 그 물고기를 주식(主食)으로 삼는 고대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물고기가 서로 만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고 기록할 만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관련 단어
- 遘屯 구둔. 둔괘(屯卦)를 만나다. 둔괘(구름과 우레)는 고난을 상징하므로 ‘고난을 조우하다.’를 가리킨다.
- 遘辰 구진. 좋은 시기(時機)를 만난 것을 말함.
- 遘逆 구역. 조반(造反)하다. 반란(叛亂)을 일으키다.
- 遘遇 구우. 조우(遭遇)하다.
- 適遘 적구. 때마침 잘 만나다.
- 解遘 해구. 우연히 서로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