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본기
이 편은 <<사기>>에 실린 장편 거작의 하나로 800년 주 왕조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데 서주시대와 춘추 및 전국시대를 포괄한다. 주로 서주 역사에 중점을 두었으면서도 평왕이 동천한 이후 각 제후들의 세가도 잘 드러나 있다. 이 편은 주왕조의 흥성이 덕을 쌓은 결과라는 점과 더불어, 요임금 때 농업의 스승이었던 후직이 주 왕조의 선조라는 데서 보이듯 농업을 중시하는 주 왕조의 특징을 잡아 공유公劉나 고공단보古公亶父 등의 업적이 바로 농업 생산과 관련된 점 등을 강조한다. 도입부는 하, 은 처럼 신화적 식채로 가득하지만 주나라가 37명이 왕위에 올랐고 867년간 유지된 국가로 무왕에서 난왕에 이르는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흔히 하,은,주 삼대로 함께 부르지만 주는 하,은과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하와 은 두 왕조가 주로 기존의 신화나 전설 등에 입각하여 서술되었다면, <주본기>는 사실적 자료에 기반해 사마천 특유의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 구체적인 면모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