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초"의 두 판 사이의 차이
(→작품내용) |
(→창작배경) |
||
(사용자 2명의 중간 판 12개는 보이지 않습니다) | |||
27번째 줄: | 27번째 줄: | ||
《야초》가 생산된 시대성격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전망 부재의 암흑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구질서의 파괴와 서구문물의 대량유입으로 혼란과 모색과 좌절이 연속이었던 중국의 근현대사, 좁게는 [[노신]]이 살다간 시대(1881-1936)가 모두 암흑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겠으나, 1911년 [[신해혁명]]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희망이 절망으로 전화된 노신에게 있어서는 그 이후 구체적인 정치사회적 사건들과 맞물리면서 계속되어온 절망과 적막감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br> | 《야초》가 생산된 시대성격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전망 부재의 암흑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구질서의 파괴와 서구문물의 대량유입으로 혼란과 모색과 좌절이 연속이었던 중국의 근현대사, 좁게는 [[노신]]이 살다간 시대(1881-1936)가 모두 암흑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겠으나, 1911년 [[신해혁명]]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희망이 절망으로 전화된 노신에게 있어서는 그 이후 구체적인 정치사회적 사건들과 맞물리면서 계속되어온 절망과 적막감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br> | ||
신해혁명 직후인 1912년 2월 부터 남경南京임시정부 교육부의 직원으로 일했던 노신은 1912년 5월 임시정부가 북상함에 따라 교육부를 따라 북경北京으로 옮겨왔으며 신해혁명의 불철저성과 실패를 곳곳에서 목도한 그는 교육부의 말단관리인으로 있으면서 고서나 수집하고 배끼면서 적막과 절망 속에서 지냈다.1918년 신청년新青年과 인연을 맺은 후 노신은 왕성한 작품창작을 하게 되었으며, 1920년 북경대학北京大学에서 '중국소설사'를 강의하면서 부터는 청년들과 더불어 시대와 문학을 논하고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참여하게된다.<br> | 신해혁명 직후인 1912년 2월 부터 남경南京임시정부 교육부의 직원으로 일했던 노신은 1912년 5월 임시정부가 북상함에 따라 교육부를 따라 북경北京으로 옮겨왔으며 신해혁명의 불철저성과 실패를 곳곳에서 목도한 그는 교육부의 말단관리인으로 있으면서 고서나 수집하고 배끼면서 적막과 절망 속에서 지냈다.1918년 신청년新青年과 인연을 맺은 후 노신은 왕성한 작품창작을 하게 되었으며, 1920년 북경대학北京大学에서 '중국소설사'를 강의하면서 부터는 청년들과 더불어 시대와 문학을 논하고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참여하게된다.<br> | ||
− | 《야초》는 북양군벌들의 지배하에 있었던 북경생활의 말기에 해당하는 1924년에서 1926년에 쓰여진다. 1925년에 발생하여 1926년까지 끈 ' | + | 《야초》는 북양군벌들의 지배하에 있었던 북경생활의 말기에 해당하는 1924년에서 1926년에 쓰여진다. 1925년에 발생하여 1926년까지 끈 '[[북경여사대사건]]'은 외견상 새로온 교장의 사퇴를 중심으로 전개된 운동이지만 실제로는 제국주의 세력의 비호를 받는 국내 봉건통치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족주의 세력간의 싸움이었다. 이 기간에 일어났던 '5.30' 노동자 대학살과 1926년 '[[3.18참사]]'에 의한 충격, 특히 젊은 제자들의 희생은 노신에게 분노와 시대적 암흑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였다.<br> |
물론 노신은 절망과 비탄에만 빠져있지 않았다. 봉건계급과 매판부르주아계급에 대한 전투적 잡문창작과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대한 폭로와 풍자를 대량으로 작품화한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기도 하다. '북경여사대사건' 당시 교무유지회에 참가하였다는 구실로 노신은 비합법적으로 면직당했고, '3.18'사건 이후 가중된 압박 속에서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결국 노신은 1926년 8월 북경을 떠났다. 《야초》의 마지막 작품인 <[[각성]]一觉>은 봉천파와 직예파의 군벌이 한참 전쟁을 하던 1926년 4월 10일에 쓰여졌으며 노신에게 있어서의 북경생활은 그것으로 마감되었다.<br> | 물론 노신은 절망과 비탄에만 빠져있지 않았다. 봉건계급과 매판부르주아계급에 대한 전투적 잡문창작과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대한 폭로와 풍자를 대량으로 작품화한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기도 하다. '북경여사대사건' 당시 교무유지회에 참가하였다는 구실로 노신은 비합법적으로 면직당했고, '3.18'사건 이후 가중된 압박 속에서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결국 노신은 1926년 8월 북경을 떠났다. 《야초》의 마지막 작품인 <[[각성]]一觉>은 봉천파와 직예파의 군벌이 한참 전쟁을 하던 1926년 4월 10일에 쓰여졌으며 노신에게 있어서의 북경생활은 그것으로 마감되었다.<br> | ||
한 시대가 가지는 '시대의 암흑성'은 전망 부재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절망과 비판을 낳기도 하지만, 이의 극복을 통한 발전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놓지 않고자 노력하는 노신과 같은 사람에게는 희망과 낙관을 가능하게 하는 극단의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절망보다는 희망에, 암흑보다는 광명을 구가하는 것에, 멈춤보다는 전진에 더 방점이 찍혔던 것이 바로 노신문학의 성격이라 할 수 있겠다. | 한 시대가 가지는 '시대의 암흑성'은 전망 부재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절망과 비판을 낳기도 하지만, 이의 극복을 통한 발전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놓지 않고자 노력하는 노신과 같은 사람에게는 희망과 낙관을 가능하게 하는 극단의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절망보다는 희망에, 암흑보다는 광명을 구가하는 것에, 멈춤보다는 전진에 더 방점이 찍혔던 것이 바로 노신문학의 성격이라 할 수 있겠다. | ||
42번째 줄: | 42번째 줄: | ||
[[눈]] /雪<br> | [[눈]] /雪<br> | ||
[[연]] /风筝<br> | [[연]] /风筝<br> | ||
− | [[ | + | [[아름다운 이야기]] /好的故事<br> |
[[길손]] /过客<br> | [[길손]] /过客<br> | ||
[[죽은 불]] /死火<br> | [[죽은 불]] /死火<br> | ||
48번째 줄: | 48번째 줄: | ||
[[잃어버린 좋은 지옥]] /失掉的好地狱<br> | [[잃어버린 좋은 지옥]] /失掉的好地狱<br> | ||
[[묘비문]] /墓碣文<br> | [[묘비문]] /墓碣文<br> | ||
− | [[무너지는 선의 | + | [[무너지는 선의 떨림]] /颓败线的颤动<br> |
[[입론]] /立论<br> | [[입론]] /立论<br> | ||
− | [[죽은 | + | [[죽은 뒤]] /死后<br> |
[[이러한 전사]] /这样的战士<br> | [[이러한 전사]] /这样的战士<br> | ||
[[총명한 사람, 바보, 종]] /聪明人和傻子和奴才<br> | [[총명한 사람, 바보, 종]] /聪明人和傻子和奴才<br> | ||
63번째 줄: | 63번째 줄: | ||
==작품영향== | ==작품영향== | ||
+ | 루쉰은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며 나아갈 길을 인도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다. 루쉰은 수많은 좌절과 적막과 공허 속에서 살아온 인물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야초』는 그를 괴롭히던 적막과 공허, 어둠에 대해 쓰고 있는 루쉰 유일한 내면 고백적 성격의 산문시집이다.<br> | ||
+ | 이전의 루쉰이 그의 적막을 망각하기 위해 ‘희망’이라는 자기 기만의 방패를 이용했던 반면, 『야초』집필 시기의 그는 이 어둠과 대응하여 끊임없는 내적 결투를 했으며, 이러한 결투의 과정은 『야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에 실린 작품들은 어둠을 직시하고 그 어둠과 대결하여 그 어둠과 함께 사라지겠다는 루쉰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절망도 희망도 거부하고 어둠 자체를 응시하며 이와 끊임없이 대결하는 정신이다. <br> | ||
+ | 그의 어둠을 응시하는 예리함과 끝까지 대결하겠다는 그의 복수 정신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정신을 번쩍 들게하며 그간 무감각하게 영위해오던 삶을 반성하게 만든다. 어둠과의 결전을 벌이는 치열한 정신에서 기인한 루쉰의 문학은 중국의 사회와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으며, 이는 충분히 당대의 수많은 지성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었다. <br> | ||
==참고문헌== | ==참고문헌== | ||
69번째 줄: | 72번째 줄: | ||
* 들풀, 루쉰, 한병곤 역, 그린비, 2011 | * 들풀, 루쉰, 한병곤 역, 그린비, 2011 | ||
* 노신《야초》의 상징구조 연구, 유세종,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1992 | * 노신《야초》의 상징구조 연구, 유세종,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1992 | ||
+ | * 루쉰《야초》의 회화성, 고점복, 한국중국현현대문학학회, 2007 | ||
* 노신의《야초》독해, 이선옥,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2008 | * 노신의《야초》독해, 이선옥,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2008 | ||
− | * 삶과 죽음,그 경계에 관한 통찰-《들풀》에 나타난 루쉰 상상력의 일면, 한국중국어문학회 | + | * 삶과 죽음,그 경계에 관한 통찰-《들풀》에 나타난 루쉰 상상력의 일면, 이주현, 한국중국어문학회, 2014 |
* 루쉰의 창작의미에 관한 일고찰-'죽음에 주목하여', 구문규, 중국어문학회, 2014 | * 루쉰의 창작의미에 관한 일고찰-'죽음에 주목하여', 구문규, 중국어문학회, 2014 | ||
+ | * 루쉰과 야초의 세계-근대 지식인의 실존과 허무와의 항전, 심혜영, 한국중국어문학회, 2004 | ||
+ | * 루쉰전, 왕스징, 다섯수레, 2011 | ||
[[분류:문학]] | [[분류:문학]] |
2016년 12월 25일 (일) 20:49 기준 최신판
작품정보
도서명 | 야초《野草》 |
---|---|
장르 | 산문시집 |
창작시기 | 1924~1926년 |
출판년도 | 1927년 |
작품출처 | 노신전집《鲁迅全集》 |
저자 | 노신 |
중국현대문학사에서 남다른 의미와 행동으로 살다간 노신은 그의 문학세계가 갖는 시대적 특성과 동시대인에게서 볼 수 없는 예술적 독창성으로 인해 그의 일생 어느 시기를 떼어놓고 보아도 그 문학적 의미가 각별하고 풍부하다. 시, 소설, 잡문, 평론, 서한, 일기, 번역 등 노신이 남긴 문자업적 가운데서 《야초野草》는 산문시라는 장르적 특성과 그 안에서 운용하고 있는 문체의 다양성, 그 다양성 속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시대정신과 결합한 작가의식의 불변성, 그리고 그러한 내용을 그것과 표현해내고 있는 모던한 예술기법과의 탁월한 통일로 노신문학의 집약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야초》는 노신정신사에서 가장 큰 폭의 방황과 시련을 겪은 시기이면서 동시에 가장 왕성한 창작을 한 시기이기도 한 1924년에서 1926년 사이에 저술되었다. 《야초》는 세상에 나오면서 세인들의 관심과 평가를 계속하여 받아왔는데 이에 대한 연구의 역사와 그 성격을 살피는 일은 노신연구의 역사와 그 성격의 변화를 살피는 일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창작배경
《야초》가 생산된 시대성격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전망 부재의 암흑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구질서의 파괴와 서구문물의 대량유입으로 혼란과 모색과 좌절이 연속이었던 중국의 근현대사, 좁게는 노신이 살다간 시대(1881-1936)가 모두 암흑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겠으나, 1911년 신해혁명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희망이 절망으로 전화된 노신에게 있어서는 그 이후 구체적인 정치사회적 사건들과 맞물리면서 계속되어온 절망과 적막감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신해혁명 직후인 1912년 2월 부터 남경南京임시정부 교육부의 직원으로 일했던 노신은 1912년 5월 임시정부가 북상함에 따라 교육부를 따라 북경北京으로 옮겨왔으며 신해혁명의 불철저성과 실패를 곳곳에서 목도한 그는 교육부의 말단관리인으로 있으면서 고서나 수집하고 배끼면서 적막과 절망 속에서 지냈다.1918년 신청년新青年과 인연을 맺은 후 노신은 왕성한 작품창작을 하게 되었으며, 1920년 북경대학北京大学에서 '중국소설사'를 강의하면서 부터는 청년들과 더불어 시대와 문학을 논하고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참여하게된다.
《야초》는 북양군벌들의 지배하에 있었던 북경생활의 말기에 해당하는 1924년에서 1926년에 쓰여진다. 1925년에 발생하여 1926년까지 끈 '북경여사대사건'은 외견상 새로온 교장의 사퇴를 중심으로 전개된 운동이지만 실제로는 제국주의 세력의 비호를 받는 국내 봉건통치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족주의 세력간의 싸움이었다. 이 기간에 일어났던 '5.30' 노동자 대학살과 1926년 '3.18참사'에 의한 충격, 특히 젊은 제자들의 희생은 노신에게 분노와 시대적 암흑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였다.
물론 노신은 절망과 비탄에만 빠져있지 않았다. 봉건계급과 매판부르주아계급에 대한 전투적 잡문창작과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대한 폭로와 풍자를 대량으로 작품화한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기도 하다. '북경여사대사건' 당시 교무유지회에 참가하였다는 구실로 노신은 비합법적으로 면직당했고, '3.18'사건 이후 가중된 압박 속에서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결국 노신은 1926년 8월 북경을 떠났다. 《야초》의 마지막 작품인 <각성一觉>은 봉천파와 직예파의 군벌이 한참 전쟁을 하던 1926년 4월 10일에 쓰여졌으며 노신에게 있어서의 북경생활은 그것으로 마감되었다.
한 시대가 가지는 '시대의 암흑성'은 전망 부재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절망과 비판을 낳기도 하지만, 이의 극복을 통한 발전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놓지 않고자 노력하는 노신과 같은 사람에게는 희망과 낙관을 가능하게 하는 극단의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절망보다는 희망에, 암흑보다는 광명을 구가하는 것에, 멈춤보다는 전진에 더 방점이 찍혔던 것이 바로 노신문학의 성격이라 할 수 있겠다.
작품내용
제사 /题辞
가을밤 /秋夜
그림자의 고별 /影的告别
걸인 /求乞者
나의 실연 /我的失恋
복수 /复仇
복수(2) /复仇(其二)
희망 /希望
눈 /雪
연 /风筝
아름다운 이야기 /好的故事
길손 /过客
죽은 불 /死火
개의 힐난 /狗的驳诘
잃어버린 좋은 지옥 /失掉的好地狱
묘비문 /墓碣文
무너지는 선의 떨림 /颓败线的颤动
입론 /立论
죽은 뒤 /死后
이러한 전사 /这样的战士
총명한 사람, 바보, 종 /聪明人和傻子和奴才
마른 잎 /腊叶
흐릿한 핏자국 속에서 /淡淡的血痕中
각성 /一觉
작품특징
『야초』는 매우 독특한 형식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야초』의 형식적인 부분을 먼저 살펴보면, 산문, 산문시, 시극 형식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는 여러가지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가 망라된 셈이다. 글의 형식 외에도 언어에 있어서도 다양한 형식을 보인다. 구어와 문어, 현대어와 고어, 일상어와 불교 용어, 자신이 만들어 낸 독특한 신조어 등 서로 낯설고 충돌하는 언어들이 결합되어 독특한 시적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야초』에 실린 작품들은 내용 역시 매우 독특한데, 특히 사후 세계나 지옥 같은 상상의 세계와 환상을 다룬 글들이 많다. 이는 평소 루쉰이 현실의 첨예한 글을 주로 썼던 것과는 대조된다. 외치고 주장하며 비판하기보다는 고뇌와 방황, 그리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내용이 환상과 상징의 수법, 그리고 낯선 언어를 통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루쉰의 글로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루쉰의『야초』는 독자로 하여금 그의 삶과 정신세계를 더욱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작품영향
루쉰은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며 나아갈 길을 인도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다. 루쉰은 수많은 좌절과 적막과 공허 속에서 살아온 인물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야초』는 그를 괴롭히던 적막과 공허, 어둠에 대해 쓰고 있는 루쉰 유일한 내면 고백적 성격의 산문시집이다.
이전의 루쉰이 그의 적막을 망각하기 위해 ‘희망’이라는 자기 기만의 방패를 이용했던 반면, 『야초』집필 시기의 그는 이 어둠과 대응하여 끊임없는 내적 결투를 했으며, 이러한 결투의 과정은 『야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에 실린 작품들은 어둠을 직시하고 그 어둠과 대결하여 그 어둠과 함께 사라지겠다는 루쉰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절망도 희망도 거부하고 어둠 자체를 응시하며 이와 끊임없이 대결하는 정신이다.
그의 어둠을 응시하는 예리함과 끝까지 대결하겠다는 그의 복수 정신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정신을 번쩍 들게하며 그간 무감각하게 영위해오던 삶을 반성하게 만든다. 어둠과의 결전을 벌이는 치열한 정신에서 기인한 루쉰의 문학은 중국의 사회와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으며, 이는 충분히 당대의 수많은 지성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참고문헌
- 바이두 백과 야초
- 들풀, 루쉰, 이욱연 역, 문학동네, 2011
- 들풀, 루쉰, 한병곤 역, 그린비, 2011
- 노신《야초》의 상징구조 연구, 유세종,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1992
- 루쉰《야초》의 회화성, 고점복, 한국중국현현대문학학회, 2007
- 노신의《야초》독해, 이선옥,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2008
- 삶과 죽음,그 경계에 관한 통찰-《들풀》에 나타난 루쉰 상상력의 일면, 이주현, 한국중국어문학회, 2014
- 루쉰의 창작의미에 관한 일고찰-'죽음에 주목하여', 구문규, 중국어문학회, 2014
- 루쉰과 야초의 세계-근대 지식인의 실존과 허무와의 항전, 심혜영, 한국중국어문학회, 2004
- 루쉰전, 왕스징, 다섯수레,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