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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자 廐는 '소나 말이 모여 있음'을 말하기도 하고, 소나 말 키우는 것을 담당하던 관직 이름으로도 쓰였다.<ref>하영삼, 『한자어원사전』, 도서출판3, 2014, p.85</ref> 관련 단어로는 마구간(馬廏間), 실우칠구(失牛治厩,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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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편 오른쪽 표처럼 글자 廐의 [[갑골문]]을 다르게 보는 경우도 있다.<ref>표 출처 : 허진웅, 『중국고대사회-문자학과 고고학적 해석에 입각하여』, 1993, 지식산업사, p.83</ref> 두 번째 표의 갑골문은 말([[馬]])의 초기 형태가 가둬진 모습으로 마구간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만약 오른쪽 두 가지 표의 [[갑골문]]이 모두 맞는다면, 글자 廐의 초기 자형은 말이 가둬진 형태와 여물을 막대기로 정리하는 형태로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했다가 [[금문]]과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초기에 말을 가둔 형태가 사라진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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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다른 동물과 달리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동물이 아니었다. 종교의식에서 일부 사용되었으나 소만큼 광범위하지 못했고, 또한 식용으로도 사용되지 않았다. 중국 고대에 말은 주로 수레를 끄는 데 활용되었다.<ref>[http://chinesewiki.uos.ac.kr/wiki/index.php/%E9%A6%AC 한자어원문화사전 馬]<br /></ref> | 말은 다른 동물과 달리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동물이 아니었다. 종교의식에서 일부 사용되었으나 소만큼 광범위하지 못했고, 또한 식용으로도 사용되지 않았다. 중국 고대에 말은 주로 수레를 끄는 데 활용되었다.<ref>[http://chinesewiki.uos.ac.kr/wiki/index.php/%E9%A6%AC 한자어원문화사전 馬]<br /></ref> | ||
− | + | 『[[사기]](史記)』의 「[[염파]]·[[인상여]] 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서는 [[전국시대]] [[진]](秦)나라에 출장 중인 | |
관리나 외국의 사신에게 제공된 숙박시설인 전사(傳舍)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사(傳舍)는 출장 중인 관리, 새로 부임하는 관리 및 조정의 사신, 외국 사절 등에 무료로 제공된 숙박시설이었다. 이곳에는 식사를 제공하는 주(廚)뿐만 아니라 우편을 전하는 데(傳)에 필요한 말을 사육하는 廐가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ref>오준석, 「漢代 郵傳기구의 분류 및 기능」, 『동아시아 문화연구』, vol.60, 2015, pp.297-298</ref> 즉, 廐는 식용이나 제사가 아닌 교통수단으로서의 말을 기르는 곳이었다. | 관리나 외국의 사신에게 제공된 숙박시설인 전사(傳舍)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사(傳舍)는 출장 중인 관리, 새로 부임하는 관리 및 조정의 사신, 외국 사절 등에 무료로 제공된 숙박시설이었다. 이곳에는 식사를 제공하는 주(廚)뿐만 아니라 우편을 전하는 데(傳)에 필요한 말을 사육하는 廐가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ref>오준석, 「漢代 郵傳기구의 분류 및 기능」, 『동아시아 문화연구』, vol.60, 2015, pp.297-298</ref> 즉, 廐는 식용이나 제사가 아닌 교통수단으로서의 말을 기르는 곳이었다. | ||
==주석== | ==주석== |
2018년 12월 25일 (화) 22:55 기준 최신판
語源
'집 막 아래에서 손에 긴 막대기를 쥐고 식기 속 여물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지금의 '동물을 사육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갑골문과 금문에 있는 皀(고소할 급)과 殳(몽둥이 수)는 각각 식기와 긴 막대기를 뜻하고, 소전에서 广(집 엄)을 더해 집에서 막대기로 동물을 사육하는 것을 표현했다.[1]
글자 廐는 '소나 말이 모여 있음'을 말하기도 하고, 소나 말 키우는 것을 담당하던 관직 이름으로도 쓰였다.[2] 관련 단어로는 마구간(馬廏間), 실우칠구(失牛治厩,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있다.
文化
한편 오른쪽 표처럼 글자 廐의 갑골문을 다르게 보는 경우도 있다.[3] 두 번째 표의 갑골문은 말(馬)의 초기 형태가 가둬진 모습으로 마구간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만약 오른쪽 두 가지 표의 갑골문이 모두 맞는다면, 글자 廐의 초기 자형은 말이 가둬진 형태와 여물을 막대기로 정리하는 형태로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했다가 금문과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초기에 말을 가둔 형태가 사라진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말은 다른 동물과 달리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동물이 아니었다. 종교의식에서 일부 사용되었으나 소만큼 광범위하지 못했고, 또한 식용으로도 사용되지 않았다. 중국 고대에 말은 주로 수레를 끄는 데 활용되었다.[4]
『사기(史記)』의 「염파·인상여 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서는 전국시대 진(秦)나라에 출장 중인 관리나 외국의 사신에게 제공된 숙박시설인 전사(傳舍)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사(傳舍)는 출장 중인 관리, 새로 부임하는 관리 및 조정의 사신, 외국 사절 등에 무료로 제공된 숙박시설이었다. 이곳에는 식사를 제공하는 주(廚)뿐만 아니라 우편을 전하는 데(傳)에 필요한 말을 사육하는 廐가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5] 즉, 廐는 식용이나 제사가 아닌 교통수단으로서의 말을 기르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