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로
오아시스로란 주로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사막과 같은 건조지대에 점재하는 오아시스를 연결하여 이루어진 동서교류의 통로를 지칭한다. 이 길의 서단은 로마이고 동단은 한반도 남단이다. 지금까지의 통념으로는 이 길의 동단을 중국 장안(長安)으로 인정해왔다. 길이는 약 12,000km, 직선거리로는 9,000km에 이른다. 그러나 각종 서역 문물이 장안과 한반도 남단의 경주를 잇는 육로를 통해 한반도에 전래된 사실을 감안할 때 오아시스로는 분명히 한반도 남단까지 연장된다. 따라서 오아시스로의 도단을 한반도의 남단이라고 할 때 그 거리는 약 14,7000km에 이른다. 오아시스란 사막을 비롯한 건조지대의 군데군데에 항상 물이 괴어 있어 초목이 자라고 인간이 생활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옛날부터 오아시스는 사막인들의 생활의 보금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교역의 중심지로서 문물이 집산되고 교통이 발달했으며 도시가 형성되었다. 유라시아 대륙의 북위 40도 부근에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몽골의 고비 사막, 중국의 타클라마칸 사막, 남러시아의 키질쿰 사막과 카라쿰 사막이 잇달아 있고, 서아시아에서 좀 남하하여 루트 사막과 이란의 카비르 사막이 시리아 사막으로 이어져 지중해 동안에까지 이른다. 이러한 사막대 곳곳에 오아시스가 산재해 있는데, 그것이 이어져 동서로 뻗은 길이 바로 오아시스로다. 오아시스로는 실크로드의 여러 갈래 간선과 지선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길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용도에서나 이용도에서 여러 차례 기복을 겪은 초원로나 해로와는 달리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큰 변동 없이 줄곧 이용되어 왔으며 그 두 루트에 비해 연도(沿道)의 포괄 범위도 더 넓다. 오아시스로는 동서교통로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기에 초기의 리히트호펜이나 헤르만은 이 오아시스로만을 실크로드로 간주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