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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거스를 역.png

갑골문의 ‘逆’ 자는 정면에서 오는 인간의 형상이고, 아래 부분의 ‘止’의 형태는 맞이하러 오는 것이다. 그래서 ‘逆’의 본래의 의미는 ‘맞이하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國語・晋語』의 “吕甥逆君于秦(吕甥이 秦에서 君을 맞이했다)”라는 구문이 있다.
두 사람이 역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逆’자에는 치우치다. 순종하지 않다. 위배하다 등의 의미가 있다. 逆流는물이 역류함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물의 방향을 거슬러 올라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文化

‘屰’는 ‘逆’의 처음 글자이다. 『설문해자』에서: “屰는 복종하지 않음이다.” “逆는 맞이하다 이다” 사람을 맞이하려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향해서 가야 한다. 갑골문 屰에서는 인간의 머리가 아래를 향하고 있다. 이는 모반을 의미한다. 갑골문 逆에서는 걷는다는 의미의 ‘止’과 ‘彳’를 추가하였다. 이때부터 회의자가 되었다. 금문과 갑골문은 생김새나 뜻에서 차이가 없다. 소전에서는 ‘辵’의 의미를 따르고, ‘屰’의 음을 따르는 형성자가 되었다. 초서에서는 ‘辵’가 ‘辶’로 쓰였고, 갑골문 屰와 같은 형태로 ‘羊 ,屰’으로 쓰였다.[1]


大(대)는 사람의 정면 모습을 그려 만든 글자라고 한다. ‘屰’의 갑골문 형태에서는 사람이 거꾸로 선 모습이니 大와 연관이 있음직하다. 학계에서는 이를 屰(역)이라는 글자로 본다. '거스르다'인 逆(역)의 발음기호이자 그 처음 모습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거꾸로 선 모습으로 '거꾸로'의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팔다리며 몸통이며 머리까지, 사람의 모습이 여실하다. 그러나 글자를 뒤집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는 얘기는 가설일 뿐이다. 초기 한자에서 좌우를 뒤집은 글자가 별개의 글자가 아니었다는 일반론을 떠올리면, 상하를 뒤집어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는 얘기 역시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글자로부터의 변형 가능성이 훨씬 현실적이다. ‘屰’의 금문과, 이보다 이른 시기의 것으로 보이는 갑골문의 모습을 보면 이는 (양)의 옛 글자와 흡사하다. 윗부분이 조금 다른 듯하지만, 개성에 따라, 또는 자기가 배운 표준 글자꼴의 차이에 따라 조금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 글자꼴로 羊과 屰은 아래 二와 凵의 차이인데, 凵은 ∨ 형태를 중간에 넣어 보면 一 형태와 통하고 羊과 屰은 결국 줄이 하나냐 둘이냐의 차이다. 羊도 처음에는 ∨이 하나였으나 중간에 점이 더 있는 글자꼴도 있고 그것이 선으로 변해 지금의 차이를 낳은 것이다. 屰=羊임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증거는 屰의 후계자라는 逆자다.

설문해자는 逆과 '맞이하다'의 뜻인 迎(영)이 같은 뜻이었다고 했다. 지역에 따라 황하 하류 지역에서는 逆을, 상류 지역에서는 迎을 썼다고 한다. '역'과 '영'의 발음이 받침만 약간 다른 정도니 본래 같은 발음에서 변한 것으로 보이고, 그런 차이 때문에 각기 다른 형성자를 쓴 것이다. 逆의 '거꾸로'는 '맞이하다'의 파생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逆=迎은 의미 요소가 이동을 뜻하는 辶=辵(착)이어서 '마중을 나가다'가 본뜻이라고 볼 수 있다. 마중은 요즘 생각하는 것처럼 겨우 대문간에나 나가서 맞이하는 게 아니라 한 5리쯤 나가서 맞는 것이었고, 옛날 고을마다 있었던 五里亭(오리정)은 그런 마중의 장소였다. 그래서 이 글자들의 의미 요소로 辶이 들어간 것이고, 마중을 나가는 것은 오는 손님의 움직임과는 반대 방향이니 '거꾸로'의 뜻이 생긴 것이다. 大자를 뒤집어서 그런 뜻이 생긴 게 아니다. 그런데 그 迎의 발음은 羊의 발음과 가깝다. '양>영>역'으로 이어보면 발음이 연결된다. 屰은 모양뿐만 아니라 발음도 羊과 같았다고 볼 수 있고, 그렇다면 이 둘을 별개의 글자로 볼 수 없는 것이다.[2]

  1. 熊国英, 『图释古汉字』, 齐鲁书社, 2006, p.154
  2.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28> 羊(양)/屰(역)/牛(우), 이재황 고전문화 연구가, 프레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