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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源

그릇 기.png

器는 "犬"과 네 개의 "口"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口는 그릇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많은 그릇을 한곳에 모아 쌓아두는 것을 허락한다는 의미이며, 개[犬]가 중간에서 감시하고 있다. 『노자』의 "埏埴以为器(흙을 섞어 도기를 만든다)"라는 기록처럼 器자의 본래 의미는 아마도 도기(陶器)였을 것이다. 후에 『논어(論語)』의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그 연장(器)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와 같이 넓은 의미에서 기구(器具), 공구(工具)의 한 가지를 가리키게 되었다. 나아가 형태가 있는 구체적인 사물이라는 의미가 파생되었고, 『역경(易經) ․ 계사(繫辭) 上』의 "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형이상자를 도라 말하고, 형이하자를 기라고 말한다)"처럼 추상적 글자인 "道(도)"와 상반되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文化

'犬'자와 네 개의 '口'자가 결합하면 '그릇, 물건, 연장, 용량' 등의 뜻을 가진 '器'자가 된다. 언뜻 이 글자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중국인들은 신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장독에 음식물을 저장해왔다. 그렇다면 이 글자는 장독의 입구[口]를 개가 지키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아니면 식량이나 제사에 쓰는 기물과 같은 것들을 보관하는, 약 1미터 깊이에 있는 지하실 입구를 개가 지키고 있는 모습은 아닐까? 실제로 신석기시대의 반파유적지와 안양에서는 이런 지하실이 대량으로 발견됐으며, 그 저장방식 또한 오늘날에도 계속 쓰이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전문가인 프란시스카 브레이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북방지역에서 곡식을 저장하는 매우 유용한 방식입니다. 조를 보관하는 데 가장 유효한 방법이니까요. 지하 양식창고를 채운 후에 문을 잠그면 방은 거의 밀봉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양식 보존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그곳에 존재할 수 있는 각종 해충을 죽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이런 시스템은 보리생산국에서 '사일로(silos)'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1]

『설문해자』에서는 器를 “그릇(皿)이다. 그릇의 입을 모양으로 본떴다. 犬(견)은 그것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풀이하였다. 하지만 훈고에 중점을 둔 『옥편(옥편)』에서는 “器는 네 개의 입이 달린 그릇이다.”라고 하였고, 그 속에 있는 犬의 형태를 무시하였다. 아마도 犬 부분은 그릇의 네 개 입에연결된 그릇 몸체라고 본 듯하다. 이미 전자(篆字) 형태를 버린 『옥편』으로서는 자형이 보여주는 자의보다 고전의 용례 쪽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한편 시라카와 시즈카는 器를 조금 다르게 풀이한다. 器는 사실 제기(祭器)를 뜻하는 글자라는 것이다. 犬은 제기를 지키는 짐승이 아니라 제기를 정화하는 희생 짐승으로 보아야 한다. 제기를 만들 때는 많은 축문을 나열하고 제물로 바친 개로 정화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2]

곧 器란 아마 상례(喪禮) 때의 제기 혹은 명기(明器, 작게 만들어 무덤 속에 함께 넣은 상징적인 그릇이나 악기)였을 것이다. 집[家]의 안이나 묘[墓]의 안이나 모두 제물로 바친 개로 정화하였던 것이다.[3] 개의 희생을 더하고, 많은 축고의 용기를 더한 것은 명기(明器)와 제기(祭器)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주례 ․ 추관(秋官)』의 「대행인(大行人)」에서는 '기물(器物)'에 대해 "준이(尊彝)[4]의 종류이다.[器物,尊彝之属。]"라고 주를 달았다.

한편 두 개의 에 犬을 첨가한 것이 哭(울 곡)인데, 哭은 애곡(哀哭)의 의례를 말한다. 축고기()를 여러 개 늘어놓고 거기에 제물인 개를 바친 모습을 본뜬 글자로, 器(그릇 기)와 같은 계통에 속한다.[5] 『설문해자』에서는 哭(곡)을 "슬픈 소리이다."라고 하고, 獄(옥)의 생략형에 의하여 소리를 나타내는 생성(省聲)이라고 풀이한다. 그러나 슬피 우는 것은 감옥[獄] 때문만이 아니며, 또 犬을 더한 의미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개[犬]가 우는 소리라거나, 우는 소리가 개와 닮아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등 여러 가지 해석이 행하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양을 포함하고 있는 喪(상), 器가 죽음을 뜻하거나 죽은 사람에게 사용하는 명기(明器)라는 뜻으로 사용됨을 감안한다면 哭은 분명 장례에 관한 문자일 것이다. 哭의 우는 방법은 소리를 내지 않고 우는 것이 예법에 맞다. 감정에 복받쳐 몸을 떨며 소리를 내어 슬퍼하는 것은 慟(통)이라고 한다.

器에 대한 또 다른 설은 器가 犬과 㗊(집)의 결합으로 㹞(은)=狺(은)의 본래 글자라는 것이다. 이들 글자의 발음은 犬과는 조금 멀어 보이지만 그들끼리는 비슷한 범위 내에 있다. 犬 부분이 발음기호로 쓰인 것이다. 그러나 犬이 아니고, 본래 尤(우) 계통인 就(취)의 발음이 이들의 발음과 비슷하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器의 경우 㗊은 허구의 글자인 듯 하고, 이는 品(품)에서 口가 하나 더 들어간 형태로 보인다. 品은 본래 ‘그릇’의 뜻이었고 여기에 발음기호 尤를 더해 器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릇’의 뜻으로 品이 있는데 굳이 같은 뜻의 器를 새로 만든 것은 ‘그릇’을 뜻하는 다른 지역의 사투리를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6]

  1. 세실리아 링크비스트, 『한자왕국』, 청년사, 2002, p.124
  2. 개를 희생 제물로 바친 것은 저주를 막기 위해서였다. 蠱(고)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어 막기 위해 후각이 예민한 개를 파묻어 중요한 장소를 지키게 했던 것이다. 蠱는 자유로운 주술의 영으로 신출귀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땅속을 통과하거나 바람을 타고 자유자재로 허공을 날아다닌다고 한다. 땅 속의 고는 특별히 매고(埋蠱)라고 불렀는데, 문이나 중심 건물 등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는 매고의 저주를 막기 위해 개를 제물로 바쳤다. 이는 나중에 건물을 쌓을 때 치르는 의례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했다.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의 기원』, 이다미디어, 2009, pp.78-81)
  3. 시라카와 시즈카, 『漢子 백가지 이야기』, pp.236-237
  4. 중국 고대의 예기(禮器)로서 여섯 종류의 준(尊)과 여섯 종류의 이(彝)를 가리키는 말로서, 모두 술을 담을 수 있다.
  5.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의 기원』, 이다미디어, 2009, pp.78-81
  6. 이재황, 『한자의 재발견』, NEWRUN, 2008, pp.246-247